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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한 미사일 방어 위해 평화헌법까지 개정

[양욱의 안보브리핑] 1998년 대포동 미사일 쇼크 이후 수세적 방어에서 공세적 방어로 전환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6.07(Wed) 13:00:00 | 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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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만큼이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민감한 나라는 일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자, 우리나라보다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5월29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하면서 일본은 강력한 대응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북한의 도발 행위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으며,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우리와 일본이 북한 미사일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방식에는 온도차가 있다.

 

1998년 8월31일 북한이 동쪽으로 발사한 미사일 ‘광명성 1호’는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상공을 지났다. ‘대포동 1호’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 미사일이 핵을 탑재했을지도 모를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는 분석이 나오자 일본은 공포에 빠졌다. 일본에선 당시 사태를 ‘대포동 쇼크’라고 불렀다. ‘대포동 쇼크’ 이후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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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탄도미사일방어 발전 과정

 

일본 정부가 취한 우선적 조치는 역시 미사일 방어능력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모든 안보적 결정을 미·일 동맹에 의존하는 일본은 오로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만 믿었었다. 1993년 북한의 노동미사일이 일본의 노토(能登)반도를 향해 발사된 이후 일본은 1995년부터 탄도미사일방어연구실을 설치해 미사일 방어 대책을 미국과 공동연구하기 시작했다. 대포동 쇼크 이후 공동연구는 해상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일본은 1999년 이지스함으로 해상에서 요격하는 SM-3 함대공 요격 미사일의 미·일 공동개발사업도 추진했다. 일본이 미국의 BMD(탄도미사일방어)에 본격적으로 참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사일 방어 작전은 공세적 측면과 방어적 측면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보통 미사일 방어라고 하면 1991년 걸프전을 떠올린다. 날아오는 적의 스커드 미사일을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날아오는 총알을 총알로 맞히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이야 첨단기술이 결합되면서 가능해졌지만 가격이 여전히 비싸고, 100% 요격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적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지상에서 제압하는 공세적 미사일 방어 작전도 수반돼야 한다.

 

미사일 방어계획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으로서는 공세적 미사일 방어 작전을 수행할 수는 없었다. 우선은 BMD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일본은 이전까지만 해도 BMD 참여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 중국이 일본의 BMD 참여를 맹렬히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는 일본에 BMD 참여 명분을 제공했다. 본격적인 일본판 BMD는 2003년 말 고이즈미(小泉) 내각의 결정으로 2004년부터 시작됐다.

 

또한 평화헌법으로 인해 선제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재하자, 2005년에는 자위대법을 개정해 ‘일본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조항’(자위대법 제93조의 3)까지 만들었다. 2006년 북한이 동해로 7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고 1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일본판 BMD 가동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2007년부터는 직접타격(Hit-to-Kill) 방식으로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이 이루마(入間) 공군기지에 최초로 실전 배치됐고,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콩고’에서 SM-3 미사일의 발사실험도 시작됐다. 1998년 대포동 쇼크 이후 헌법까지 개정해 가며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미사일 방어는 상층요격과 하층요격의 2단계로 구성된다. 하층방어의 중심은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로 모두 17개 포대로 이뤄져 도쿄 등 주요 도시를 보호하도록 했다. 일본은 스커드 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노동, 북극성-2 등 중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상층방어체계도 보유하고 있다. 그 핵심은 SM-3 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스 구축함 6척이다. 미·일이 공동개발한 것은 SM-3 블록IIA로, 2015년부터 시험발사를 시작해 올해 2월7일 최초로 요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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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製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說

 

요격 미사일만 있다고 해서 미사일 방어가 이뤄지진 않는다. 일단은 탐지가 중요하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2003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3개 정보수집위성(Intelligence Gathering Satellite)을 쏘아 올렸다. 원칙적으로 일본의 정보수집위성은 실시간 감시능력이 없다. 실시간 탐지는 미국의 NORAD(북미항공우주방어사령부)에 의존해 발사 후 1분 내에 탐지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위성보다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레이더다. 일본은 J/FPS-5 경계관제 레이더를 아오모리, 니가타, 가고시마, 오키나와 4곳에 설치해 약 2000km에 가까운 거리를 탐지하고 있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미사일 탐지 레이더인 슈퍼그린파인이 900km에 불과한 데 비해 2배가 넘는 거리를 탐지하는 셈이다.

 

일본의 미사일 방어는 날이 갈수록 공세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엔 좋은 구실이 됐다. 2009년 3월 북한이 ‘은하 2호’ 발사를 준비하자 일본 정부는 최초로 탄도미사일 파괴 명령을 내리고 SM-3를 장착한 이지스함을 출동시켰다. 2012년의 ‘은하 3호’ 발사와 2016년의 ‘광명성 4호’ 발사 때도 파괴 명령이 자위대 전체에 하달된 바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본은 북한에 대한 공세적 미사일 방어 작전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미 일본은 2000년대 중반부터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오고 있다. 미사일을 맞기 전에 미리 제거하겠다는 우리의 킬체인 전략처럼 일본도 공세적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규정하는 평화헌법에 어긋나지만 안 되면 헌법이라도 바꾸겠다는 태세다. 이는 최근 방위비의 국내총생산(GDP) 2% 증액과 연계돼 일본의 재무장이 시작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동북아의 평화를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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