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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518 비밀기록 美에 요청할까

광주시의회, CIA 보유 5∙18관련 자료 공식 요청 촉구…“미국이 5∙18 묵인∙방조했다”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6.02(Fri)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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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 광주시의회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이 계엄군의 집단발포를 묵인하고 방조한 사실을 비롯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5월26일 미국 언론인 팀 셔록 기자가 미국 국방부 등이 작성한 문서들을 공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또 미국중앙정보국(CIA) 등이 보유한 5·18 관련 자료와 문서의 전면 공개를 미국 정부에 공식 요청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 국무부 비밀 해제 문건 ‘체로키(Cherokee)파일’ 을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가 전두환 정권의 12∙12 군사반란을 묵인∙방조했고, 5∙18 당시 광주로의 군 이동을 승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체로키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되자 카터 미국 대통령이 한국 동향을 살피기 위해 비밀대책반(국무부ㆍ국방부ㆍ주한미국대사관 등)을 구성해 워싱턴-서울 간 특별대화채널을 가동하면서 붙인 암호명으로, 이 파일에는 당시 카터 대통령의 한국 담당 비밀대책반과 전두환 신군부 사이에 주고받은 비밀전문이 담겨 있었다. 

 

셔록 기자는 지난 1월 미국 국무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이 주고받은 전문,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부 기밀문서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에 기증했다. 그동안 미공개 문건이었던 1979년 12월 생산된 국방부 관련 문서, 1980년 5월 광주 관련 일본의 역할에 관한 국방부 1급 비밀교신 문서 등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와 신군부의 관계 등 5∙18의 숨겨진 진실을 규명할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였다. 셔록 기자는 5월26일 광주시청에서 ‘1979~1980년 미국 정부 기밀문서 연구 결과 설명회’를 열고 3500쪽에 이르는 이 기밀문서들의 내용을 분석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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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책임 없다던 미국, 발포 명령 알고 있었다

 

미국은 1989년 국무부 백서(White Paper)를 통해 “5·18은 한국인이 한국인을 죽인 사건이다. 미국은 당시 사건에 대해 도덕적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로키 파일에 등장하는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5∙18과 무관하지 않았다. 미국이 5∙18에 대한 어떤 부분을 묵인하고 방조했을까. 미 국방부가 신군부로부터 1980년 5월27일 제공받아 작성한 ‘시민소요의 개요’ 보고서에 따르면, 5∙18이 얼마나 왜곡돼있는지 알 수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광주상황’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공수여단은 만약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나 그들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여겨지는 상황이면 발포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받았다’고 돼 있다. 미국이 1980년 5월 도청 앞 집단발포 당일 발포 명령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다는 증거다.

 

미 국방부가 1980년 5월 27일 작성한 ‘시민 소요의 개요’ 보고서에는 5∙18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시위에 사람들을 동원하기 위해 폭력과 위협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군중들이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들고 각 집을 돌며 시위에 동참하지 않으면 집을 불 질러 버리겠다고 위협하고, 폭도들이 국민학생(현 초등학생)들까지 동원하기 위해 강제로 차에 태워 길거리로 끌고 나왔다’는 등 이것이 공산주의자들 동원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신군부가 한미연합사의 미국 쪽 군사정보통에게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행동을 왜곡한 사례도 있었다. ‘폭도들 수백 명이 무등산 기슭으로 도망가 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청 앞 광장에서 폭도들이 인민재판을 열어 사람들을 처형하고 있다' 등의 신군부가 흘린 소문은 광주시위가 공산주의자 또는 북한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또 ‘폭도들이 전투경찰에게 무차별 사격,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 시민들에게조차 쏘아댐’, ‘군중을 향해 쏠 기관총을 설치함’, ‘군중들 교도소 공격’, ‘300명의 좌익수 수감돼 있음’, ‘폭도들이 지하의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일었음’ 등의 내용을 작성해 5·18 당시를 폭동으로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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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문서 많은 부분 가려져 있어…문재인 정부나 광주시가 요청해야”

 

셔록 기자는 “보고서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폭도’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러한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으며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신군부의 거짓 정보 외에도 상세한 전두환 신군부 내부 상황, 시민군의 동향 등 광주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5∙18이 한국의 국내 안보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위협을 초래한다는 결론을 지었다고 셔록 기자는 분석했다. 미국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뒤 1980년 5월22일 백악관 회의에서 5∙18항쟁을 끝내기 위해 군부대를 사용하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밀문서의 많은 내용들이 가려져 있어 해당 자료만을 가지고 그 이상의 정보를 찾을 수는 없었다. 셔록 기자는 “기밀문서의 많은 부분이 미국 CIA의 판단이 언급됐거나, 정보원이 드러난다는 이유로 가려져 있다”며 “한국 정부가 5∙18진실 규명을 원하면 정보공개법에 의해 미국 측 문서를 요청∙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문서상으로는 발포 시점∙발포 명령자에 대한 기록을 알 수는 없지만, 30년이 지나 기밀이 해제됐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나 광주시가 추가적으로 자료를 요청한다면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 셔록 기자의 설명이다. 광주시의회가 미국중앙정보국(CIA) 등이 보유한 자료 공개를 미국정부에 공식 요청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한 것도 이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18일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고, 5‧18(민주화운동) 관련 자료의 폐기와 역사 왜곡을 막겠다”고 언급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5∙18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미국 측에 공식적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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