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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완장 찬 점령군 되지 않겠다”

닻 올린 문재인號, 내각 및 국정기획자문위 인사 파격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9(Mon) 08:00:00 | 14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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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이 넘었다. 당선인 신분 없이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업무를 시작한 후부터 내각 인사와 동시에 개혁 작업에 나섰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동안 비뚤어졌던 국정 운영의 방향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보여온 터라 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권의 안정적인 출발은 인사에서 시작한다. 개혁의 방향성 역시 인사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민정수석 자리에 조국 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앉히면서 ‘검찰 개혁’의 시동을 건 문 대통령은 ‘검찰의 꽃’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앉히는 파격을 보였다. 검찰조직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인사로 보여준 셈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교부 장관에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임명하면서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인사를 했다. 피우진 예비역 중령의 국가보훈처장 임명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관행과는 다른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적폐 청산’의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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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한 축에서는 경험 많은 인사를 중용함으로써 국정 전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안배하고 있다. 특히 인수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는 경험과 식견을 두루 갖춘 인사들을 기용했다. ‘용광로 캠프’라 자평할 만큼 다양한 인사를 아우르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성향이 국정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인수위 역할 할 국정기획자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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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2일 출범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기존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문재인표 국정운영’의 방향을 설정하고 5년 동안의 중점사업을 선정하는 임무를 맡기 때문에 정권의 ‘최고 브레인’들이 망라됐다고 할 수 있다. 역대 정부 인수위 출신들은 5년간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았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정부 전체 부처로부터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정보가 들어오게 된다. 인수위의 힘을 두고서 ‘하늘에 닿는다’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활동이 끝나면 장·차관 자리 하나씩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최장 70일의 활동 기간과 명칭만 본다면 대통령에게 ‘자문’만 하는 기구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상 국정을 기획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러한 시각 때문인지 위원회는 첫날 회의에서부터 “완장 찬 점령군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정기획위의 주요 임무는 문재인 정부 5년간의 중점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각 부처별 역할을 분담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정책 설계에도 나선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기간에 주요 공약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내세웠는데, 이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정기획위는 이러한 공약들의 세부적인 시행 계획을 다듬는 일을 맡게 된다. 위원장을 맡게 된 김진표 의원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약속 실천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개혁의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국정 과제들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전체 위원회(총 34명) 아래 운영위원회, 6개 분과위원회, 실무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 각 위원회에는 지원단이 가세해 예리하게 정책을 가다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운영위원회엔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중심으로 6개 분과위원장이 참여한다. 기획분과에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 경제1분과는 이한주 가천대 교수, 경제2분과 이개호 민주당 의원, 사회분과 김연명 중앙대 교수, 정치행정분과 박범계 민주당 의원, 외교·안보분과 이수훈 경남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이들 6개 분과엔 모두 24명의 전문가가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부위원장을 맡아 30명 넘는 전문가들을 통솔한다. 분과위원회별 업무 추진 속도를 높이는 게 그의 임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역시 부위원장으로 부처별 의견을 조율한다. 위원회 전문위원단장을 맡은 김성주 더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당내 각 분야 정책 전문위원 35명과 각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 30명 등 65명의 의견을 받는다. 

 

이한주 가천대 교수가 맡은 경제1분과는 거시경제와 공정거래 업무 등을 맡는다. 이 교수는 대선 경선 기간 동안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직접 설계했다. 이를 문재인 정부에 이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제2분과는 실물경제에 직접 효과가 있는 정책을 다듬는다. 위원장을 맡은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관료 출신(행시 24회)이자 예산 전문가다. 기획재정부에서 관료 생활을 한 김정우 의원(행시 40회) 역시 공직 생활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강현수 충남연구원장과 조원희 국민대 교수, 호원경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이 학자 그룹으로 경제2분과에 참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제1 국정 과제인 ‘일자리 문제’는 사회분과에서 다룬다. 위원장인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이번 대선 때 문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했다. 한정애·유은혜 민주당 의원과 최민희 전 의원이 사회분과에 힘을 보탠다.

 

전체 정책을 총괄할 기획분과 역시 정책통으로 채워졌다. 지난 1년간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기획분과를 맡는다. 홍익표 의원과 김경수 의원이 위원으로 합류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외교·안보분과에는 3명의 인사가 참여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청사진을 그린다. 이수훈 경남대 교수가 분과위원장을 맡고, 김병기 민주당 의원과 김용현 동국대 교수가 위원직을 맡았다.

 


 

내각은 통합·개혁·안정에 방점

 

문재인 정부의 내각 인사는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통합과 안정에 주안점을 뒀다. 이른바 ‘비문’(非문재인)과 호남 인사를 전격적으로 기용하면서 문 대통령의 ‘국민통합’을 반영하면서도 젊고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개혁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포지션을 취했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운영을 도울 수 있는 인사들도 빼놓지 않았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낙연 전남지사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줄곧 말해 왔던 ‘탕평 인사’의 첫 단추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총리 후보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인연이 있지만 ‘친문(親문재인)’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청와대 참모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는 젊고 신선한 인사를 배치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다. 전남 장흥 출신인 임 실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의 대표 주자였다. 올해 52세인 조국 민정수석은 비(非)사법시험 출신 법학자이자 검찰 개혁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진보적 인사로 손꼽힌다. 5월11일 발표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까지 현재까지 발표된 청와대 참모진은 40대 후반~50대 초반이 많다. 이정도 총무비서관 인사를 통해서는 그동안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포진해 왔던 자리인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관행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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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참모의 기용도 눈에 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최초의 여성 인사수석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여성 인사 기용을 이끌고 있다. 야당인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조차 조 수석에 대해 “연고주의나 혈연·지연·학연에서 자유롭고 능력만으로 인사를 평가하는 자질이 있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여성 인재를 찾아내는 데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한국 최초의 여성 헬기조종사이고 유방암 수술을 이유로 부당하게 전역되자 행정소송 끝에 복귀했다. 대위 시절 여군에게 사복을 입혀 나이트클럽으로 보내라는 명령을 받자 전투복을 입혀 보냈다가 보직 해임된 일화는 유명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 출신으로 코피 아난,반기문, 안토니우 구테흐스 등 유엔 사무총장 3명이 연달아 중용한 다자(多者)외교 전문가다. 문 대통령이 강 내정자 자녀의 위장전입 문제를 무릅쓰고 지명할 정도로 외교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당초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울 것을 공약했다. 이들 외에도 최대 4~5명의 여성이 추가로 입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알려지지 않은 인사를 기용하는 파격을 보여주면서도 주요 자리에 안정적인 인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에 임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정책실장 등 핵심 요직에 꾸준히 거론돼 온 인사다. 기재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차관을 역임하는 등 경제계·학계·정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경제전문가로 평가된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역시 외교 전문가를 안보실장에 임명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하면서도 안정을 꾀했다는 평가가 많다. 문 대통령의 외교자문단인 ‘국민 아그레망’ 단장 출신인 정 실장은 외교·안보정책의 틀과 방향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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