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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평정한 ‘알파고’의 다음 전장은 왜 스타크래프트일까

바둑보다 더 복잡한 RTS게임에서 벌어질 인간 vs 인공지능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6(Fri) 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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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제 바둑계를 완벽하게 평정했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을 이겼고 2017년 5월에는 커제 9단을 눌렀다. 2016년은 “바둑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확신이 깨진 해였고, 2017년은 2016년의 격차가 더 벌어진 사실을 인정받는 해였다. 

 

알파고의 학습 속도와 다양성은 인간을 놀라게 했다. 이제 바둑을 제패했으니 딥마인드 측에서도 다음 과제를 골라야할 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실시간전략(RTS, Real-time strategy)게임인 스타크래프트2가 다음 전장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보드 게임인 바둑 다음 결전의 장소로 스타크래프트2를 원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5일~6일에 개최된 블리즈컨(스타크래프트 제작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주요 게임들을 홍보하기위해 반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컨벤션)에서 딥마인드는 블리자드와 협력해 오픈소스의 무료 도구를 개발해 연구자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즉 딥마인드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의 인공지능 연구에서 제휴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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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달리 ‘자신의 차례’라는 것이 없는 스타크래프트

 

딥마인드 측은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기억력의 효과적인 사용 방법, 장기 계획 능력, 새로운 정보에 따라 계획을 적용시키는 힘을 증명해야 한다”고 제휴의 목적을 밝혔다. 딥마인드의 얘기처럼 스타크래프트는 빠른 판단력,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는 능력, APM(Actions per minute, 1분당 행동수)이라는 지표가 생길 정도의 엄청난 멀티태스킹 능력, 맵마다 상대의 전략과 스타일을 고려해 블러핑을 칠 수 있는 심리전 능력, 단기전 외에도 장기전을 고려하는 시야, 플랜A가 통하지 않을 때 플랜B로 넘어갈 수 있는 전략적 유연함 등 많은 것이 필요한 게임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고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RTS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바둑에 있는 ‘자신의 차례’라는 것이 없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입력을 받아들이는 프레임과 맵 픽셀 단위 수를 감안할 때, 스타크래프트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가능성이 나온다. 바둑의 단계에서도 충분히 계산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스타크래프트는 더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물론 알파고는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학습 능력에 관해서는 충분하게 증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주어져 충분히 계산해 돌을 놓을 수 있는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빠르게 상대에 대응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에 대처하는 것과 비교 가능하다. 블리즈컨에서 딥마인드의 오리올 빈얄스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스타크래프트2의 연구가 가져올 기술의 향상은 과학이나 에너지 등에서 일어나는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복잡한 RTS게임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것은 현실 사회 문제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게 목표인 딥마인드에게 중요한 과정이라는 얘기였다.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들을 차례로 꺾은 알파고는 스타크래프트2에서도 최고 프로게이머를 찾아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바둑 대결처럼 알파고가 찾을 곳은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E스포츠의 선구자고 지금도 주요 종목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싸울 인류의 대표로 가장 적합한 선수 역시 최강국인 우리나라 프로게이머 중 한 명일거라는 의견이 많다. 마치 이세돌이 인류 대표로 출전했던 것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다. 블리자드에서 개발을 총괄하는 크리스 시거티 수석 부사장은 “스타크래프트의 인공지능 테스트에 가장 적합한 선수는 한국의 프로게이머인 박용우 선수”라는 의견을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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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대표는 결국 한국 프로게이머가 될 듯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바둑을 점령했듯이 스타크래프트2에서도 결국 프로게이머를 꺾는 그림을 머리 속에 넣고 있을 거다. 과연 그들의 바람은 실현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예상들은 마치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겨루기 직전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번에야말로 인류 대표가 알파고를 이길 거라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였던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는 바둑보다 상황별 전략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인공지능이 따라 잡을 수 없는 영역”이라는 의견을 이미 밝힌 적이 있다.

 

과연 현직 프로게이머도 같은 생각일까. ‘MIT테크놀로지리뷰’는 2016 WCS 월드 챔피언십 스타크래프트2 우승자인 변현우 선수의 생각을 실었다. 그 역시 비슷했다. “인공지능이 프로게이머를 상대하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말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변 선수의 자신감은 바둑과 스타크래프트의 차이에서 근거한다. 자신과 상대가 바둑판 전체를 바라보며 정보가 완전히 노출되는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전장 전체를 볼 수 없고 게임에서 단서가 되는 정보도 바둑에 비해 극히 적다. 게다가 자원을 관리하고 정찰을 해야 하며 작전도 수행해야 한다. 그는 “스타크래프트는 많은 불확실성과 유동적인 요소에 따라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렇지만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은 예측할 수 없는 시나리오에 반응하는 게 약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변 선수가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밝힌 자신감의 근거는 설득력이 있다. 다만 작년에도 그랬던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대결하기 전, 많은 바둑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바둑 세계 챔피언을 이기려면 5~10년은 걸릴 거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처참히 무너졌고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가 우리의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있다는 점만 알 수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도 바둑의 충격이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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