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기 경제 정책 코드는 재벌 개혁?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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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개혁 전도사’ 김상조·장하성 교수 경제 내각 전면에…재계 ‘초긴장’

문재인 대통령은 5월21일 경제부총리와 외교부 장관, 청와대 인선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개혁 기조, 내각은 전문성을 중시한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김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예산과 정책 분야 공직을 두루 걸친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1982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이후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산업재정기획단장·재정정책기획관을 거쳤다.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펼쳐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등 일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 발표를 마친 뒤 장하성 정책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 김동연 아주대 총장 지명

 

문 대통령은 21일 “김 후보자는 개인적 인연이 없지만 누구보다 국민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분”이라며 “특히 기획예산처와 재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과 조정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관료란 점에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정자도 10여 년간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인지도를 쌓는 등 그 전문성을 검증받았다. 외무고시를 치른 외교부 ‘정통’ 출신이 아닐뿐더러 여성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에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각각 임명됐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학계의 대표적인 ‘재벌개혁 전도사’로 꼽힌다. 그 동안 재벌그룹 계열사 주식을 통해 대기업 경영과 지배구조를 감독하는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해 왔다.

 

개인적으로 인연도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장 실장은 2001년 자리를 김 후보자에게 물려줬다. 이후 김 후보자는 이 시민단체를 재벌개혁운동의 중심인 경제개혁연대로 키워냈다.

 

근혜 정부 때 폐지됐던 정책실장 부활

 

이런 이력이 있는 이들을 문 대통령이 초대 경제 내각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가 거듭 확인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정책실장은 참여정부와 MB정부때 운영됐지만 박근혜 정부 때 폐지됐다가 4년만에 부활된 자리다. 이 자리에 앉게 된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총괄하게 되는 만큼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도 21일 “두 사람은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경제학 석학이자 실천 운동가”라며 “한국경제에 대한 해박한 이론을 바탕으로 경제력 집중완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운동을 벌여온 만큼 한국경제의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인선된 김광두 교수도 박근혜 정부 당시 ‘줄푸세’ 공약을 만든 보수진영 인사지만, 경제민주화 공약을 입안할 정도의 개혁성도 겸비한 인사여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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