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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자세가 나쁘면 척추가 삐뚤어진다?

의학적 근거 없는 왜곡된 건강 상식 백태(5)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7.05.12(Fri) 08:45:00 | 14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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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0년 전 라듐은 화장품·스타킹·치약 등의 원료로 사용됐다. 방사능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당시에 라듐은 질병 치료와 미용에 좋은 물질이라는 게 상식으로 통했다. 라듐의 위험성을 깨닫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 이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있다. 만인의 관심사인 건강에 대한 얘기는 더욱 그렇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건강 상식이 누군가의 경험에 업체의 상술까지 더해져 왜곡된 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진다. 사실과 다른 얘기가 뇌리에 똬리를 틀면 어느새 건강 상식으로 통한다. 왜곡된 건강 상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예컨대 간에 좋다는 특정 식품으로 간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시사저널은 의사·식품학자·약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중에 떠도는 잘못됐거나 왜곡된 건강 상식을 바로잡기 위한 기사를 여러 회에 걸쳐 게재한다. 

 


# 땀띠에는 베이비파우더를 발라야 한다?

 

땀띠가 난 후에 베이비파우더를 바르면 땀과 베이비파우더가 섞여 땀구멍을 막아 땀띠가 악화할 수 있다. 땀띠 예방이 목적이라면 땀띠가 잘 생기는 피부에 미리 베이비파우더를 뿌려 두는 게 효과적이다. 

 

 

# 아이가 밤에 무릎이나 다리를 아파하면 성장통이다?

 

그런 경우도 많지만, 성장통은 다른 질병이 없음을 확인한 후 내리는 진단이다.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다른 큰 질병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아이가 다리를 아파하면 병원에서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피부 건선(마른 버짐)은 전염된다?

 

건선은 자외선이 줄어들고 습도가 낮은 가을과 겨울에 악화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연고나 광선 치료로 증상이 완화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온몸으로 번진다. 건선은 피부에 발생해 증상 부위가 겉으로 드러나고 각질이 동반된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건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 아니므로 전염되지 않는다. 전염성이 없는 건선을 전염병으로 오해하는 등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환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요인이다.​ 

 

 

# 척추 수술을 받으면 성생활은 포기해야 한다?

 

척추 수술 후 재발을 우려해 성생활을 꺼리는 사람이 있다. 원만한 성생활은 생활의 활력소가 될 뿐만 아니라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성생활 시점은 수술 종류와 회복 속도에 따라 다르므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1500m 정도를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을 때 시작하면 적당하다.

 

 

# 허리디스크에 등산이 좋다?

 

디스크는 척추를 바로 세웠을 때 본래 모양을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쪽으로 찌그러지면서 섬유륜(젤리 같은 수핵을 감싸고 있는 막)을 부풀게 해 섬유륜이 많이 찢어질 수 있다. 특히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일 때 디스크가 뒤로 밀리면서 섬유륜에 손상이 생길 가능성이 커져 허리디스크 환자에게는 허리를 굽히는 자세가 해롭다. 의사가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등산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경사가 심한 산을 오를 때 허리를 굽히는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척추 수술 후 곰국 같은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

 

척추 수술 후 요양 중일 때는 활동량이 줄어들어 살이 찌기 쉽다. 따라서 과도한 영양 섭취는 피해야 한다. 살이 찌면 척추에 부담이 오기 때문에 회복이 더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 자세가 나빠 척추측만증이 생긴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특발성 측만증은 자세가 좋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특발성이란 원인이 없다는 뜻이다. 이 질환은 대부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곧게 뻗지 않고 비틀어진 소나무를 병든 것으로 보지 않듯이 측만증도 어떤 의미에서는 병이라고 볼 수 없다. 척추는 내구성이 좋아서 웬만큼 좋지 않은 자세로는 비틀어지지 않는다. 1980년대에는 무거운 책가방을 한쪽으로 드는 행동 때문에 학생들에게 척추측만증이 생긴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배낭식 책가방을 사용하는 현재 척추측만증이 더 많다. 자세가 나빠서 척추가 틀어진 것이 아니라 척추가 틀어져 자세가 나빠지는 것이다. ​ 

 

 

#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우울해진다?

 

노인 우울증의 가장 큰 문제는 ‘나이가 들면 즐겁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거나 ‘울적한 것은 괜한 기분 탓이니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등의 오해에 있다.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완치율이 높지만, 방치하면 자살 기도 등 극단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우울함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항우울제 소비량은 28개국 가운데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낮고 OECD의 하루 평균 소비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약물 과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우울증 치료 비율이 매우 낮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주 깨거나, 입맛이 없고 체중이 감소하거나, 주변 일이나 사람에 싫증이 나거나, 건망증이 늘거나, 말과 행동이 느려질 때는 우울증을 의심해 보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도움말씀 주신 분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광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긍년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성진 세명약국 약사

김성태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김태민 식품·의약품 전문 변호사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수아 맑은약국 약사

박순섭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전문의

변지연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교수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양광모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윤보현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부인과 교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동훈 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이주혁 키스유성형외과 원장

이주희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이진화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실장

최낙언 식품업체 시아스 이사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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