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병 초대 회장 유언으로 ‘형제간 경영 승계’
  • 박준용 기자 (juny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5.10 14:50
  • 호수 14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96년 8월, 서울 종로4가 15번지에 포목상 하나가 문을 연다. 상호는 ‘박승직 상점’. 이 상점이 오늘날 두산그룹의 뿌리가 된다. 박승직 창업주는 17세 때 보부상으로 시작해 사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인물이었다. 그는 1915년 ‘박가분’이란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내 정정숙씨의 제안이었다. ‘박가분’은 1930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박승직 창업주는 1930년대 일본인이 세운 소화기린맥주회사에 주주로 참여했고, 1948년 그의 장남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한다. 이는 이후 오비맥주의 모태가 된다. 박두병 회장은 1951년 두산상회를 세우고 사장에 취임한다. 그는 음식료 계열사를 인수하며 회사를 키워간다. 박두병 회장은 명계춘씨와 결혼해 6남1녀를 둔다. 박두병 회장의 여섯 아들들은 아버지의 유지(遺志)에 따라 ‘형제 승계’ 형태로 기업을 이끈다.

 


박두병 전 회장의 장남이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다. 그는 1981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이응숙씨와의 슬하에 2남1녀를 뒀는데, 장남이 박정원 현 두산그룹 회장이다. 박정원 회장은 공군참모총장·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씨의 딸 김소영씨와 결혼했다. 박용곤 회장의 차남은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장녀는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사장이다. 박두병 회장의 딸 박용언씨는 서울고검 검사장을 지낸 김세권 변호사와 결혼했다.

 

박두병 회장의 차남 박용오 전 두산 회장은 1996년부터 두산그룹을 이끌다 2005년 ‘형제의 난’으로 물러났다. 이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그는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두병 회장의 3남 박용성 전 회장은 형 박용오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총수 자리에 올랐다. 박용성 전 회장이 취임한 뒤로 두산가 3세는 약 4년씩 그룹을 이끌었다. 4남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5남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약 4년간 재직 후 그룹 총수 자리를 내려놓았다. 6남 박용욱씨는 두산과 별개인 이생그룹을 따로 이끌고 있다.

 

두산그룹은 현재 4세들이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 박진원씨는 네오플럭스 부회장, 차남 박석원씨는 두산엔진 부사장이다. 박용현 이사장의 장남 박태원씨는 두산건설 부회장, 차남 박형원씨는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3남 박인원씨는 두산중공업 전무다.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 전무, 차남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장도 마찬가지로 두산 그룹 계열사에서 일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