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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관제데모’ 윗선, 조윤선 넘어 김기춘까지

검찰 ‘관제데모’ 의혹 수사 막바지…시사저널 단독보도 ‘청와대 지시설’ 구체적 정황 드러나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7.05.02(Tue) 11:25:51 | 14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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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관제데모’ 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친정부 성향의 우파 시민단체에 자금을 지원해 주면서 특정 사안에 대해 집회를 열어줄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낸 정관주 전 문화체육부 1차관을 소환 조사했다. 정 전 차관은 2014년부터 2016년 초까지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냈다. 검찰은 이보다 앞서 허현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허 행정관은 올해 1월까지 보수단체 대표들과 수십 차례의 전화통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관제데모’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4월21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사 앞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이 집회를 할때 알바를 동원했다고 통장 거래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정무수석실 ‘관제데모’ 지시한 ‘실행팀’ 지목

 

시사저널은 2016년 4월20일 ‘[단독] 어버이연합 “청와대가 보수집회 지시했다”’ 기사를 통해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관리하며 집회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관계자를 통해 집회 지시자로 허 행정관을 지목했다. 야당에서는 허 행정관을 넘어 ‘윗선’을 주목하면서 청와대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고, 야당의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 지원 의혹 규명 진상조사 TF는 “(행정관의 직속상관인) 비서관과의 회의와 상의는 기본적인 업무 매뉴얼로 행정관의 독단적·자의적 행동이 불가능한 구조가 청와대”라고 지적했다. 시사저널 보도를 통해 허 행정관의 직속상관인 정 전 차관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됐으며, 박영수 특검팀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해 ‘관제데모’의 윗선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2014년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임직원들에게 특정 단체의 단체명과 단체별 지원금 액수를 지정해 활동비를 지원하도록 요구했다”면서 “전경련 회원사인 삼성, LG, 현대차, SK 등 대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과 전경련 자체 자금을 합한 약 24억원을 청와대에서 지정한 22개 단체에 지원한 것을 비롯해 2015년에 31개 단체에 약 35억원, 2016년 22개 단체에 약 9억원 등 총 68억원을 특정 단체에 지원토록 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와 전경련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고발이 진행됐음에도 청와대의 보수단체 지원은 여전히 진행됐다는 점이다. 특검은 “2016년 4월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중앙지검에 전경련이 특정 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의뢰서를 제출하였으나, 그 이후인 2016년 7~8월경까지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특정 단체에 대한 활동비 지원을 전경련에 요구했고, 2016년 10월경까지 전경련은 특정 단체에 대한 활동비 지원을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관제데모’를 지시하고 관리한 이른바 ‘실행팀’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 국민소통비서관을 넘어 정무수석까지 ‘관제데모’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팀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해 친정부 집회를 열도록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어버이연합을 통해 2014년 10월24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앞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반대하는 시위를 개최하도록 했다. 조 전 장관은 심지어 ‘관제데모’에 사용된 구호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장부(2014년 4~11월)’를 단독 입수해 세월호 반대 집회에 일당 2만원을 받는 탈북자 알바가 1200명 이상 동원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2016년 4월11일 “[단독] 어버이연합, 세월호 반대 집회에 알바 1200명 동원 확인”). 이들에게 지급된 돈은 2500만원 이상이었고, 한 집회에 최대 200여 명을 고용하기도 했다.

 

어버이연합은 이 기간 동안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면서 1259명의 탈북자 알바를 동원했다. 같은 기간 어버이연합이 참여한 집회는 총 102회, 고용된 탈북자는 3809명, 지급된 알바비용은 7618만원에 이른다. 세월호 반대 집회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데,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 집회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검이 파악한 《다이빙벨》 반대 시위에는 11명의 탈북자 알바가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춘 前 비서실장 ‘관제데모’ 개입 정황

 

‘관제데모’의 윗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관제데모’에 개입한 정황이 밝혀졌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국내 최대 보수우익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어버이연합 등에 관제데모를 지시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관련 자료 일체를 넘겨줬다.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보수단체를 움직여 정권에 해가 되는 세력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김 전 수석이 2014년 11월26일자에 남긴 “長(김기춘 비서실장) - 홍보 : 보조금 지급 시 단체 성향에 따라 광고도 그와 같이. 국정철학 공유 언론에 배포 = 선 실태 파악”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관제데모의 윗선으로 지목된 조윤선 전 정무수석(왼쪽)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 시사저널 이종현·고성준


국정원 역시 ‘관제데모’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본지는 2016년 5월 ‘[단독] “이병기 비서실장 국정원장 시절, 보수단체에 ‘창구 단일화’ 요청”’ 기사를 통해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시절 보수단체장들과 회동을 갖고 돈을 지원해 주는 창구를 하나로 하라는 내용의 요청을 했다”는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의 증언을 보도했다. 이병기 전 실장이 보수진영 유력 인사들과 회동한 시점은 국정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2월12일이다. 중요한 점은 청와대 비서실장 부임을 앞둔 국정원장이 보수단체 대표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직접 보수단체 지원 및 집회 개최와 관련한 요청을 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공개가 되는 국가보조금이 전부가 아니다. 창구 단일화라는 것은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준 것처럼 다른 루트를 통해 들어오는 돈을 하나의 단체를 통해 받겠다는 뜻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창구 단일화를 국정원장이 직접 요청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스팔트 보수의 대부’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인터뷰

“시민 속이는 사람 사회운동 자격 없어…돈 관련 문제 더욱 엄격해야”

 

‘아스팔트 보수의 대부’로 통하는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지난해 5월 시시저널의 단독 보도로 촉발된 ‘어버이연합·청와대, 관제데모 사태’가 한창일 때,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가정보원장 시절 보수단체 대표 등과 회동을 갖고 이들에게 창구 단일화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2016년 5월17일자 “[단독] ‘이병기 전 비서실장 국정원장 시절 보수단체에 창구 단일화 요청’” 기사 참조) 이병기 전 실장은 올해 1월 박영수 특검에 출석해 “국정원이 보수단체에 지원금을 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서 본부장은 “보수단체인 ‘밝고힘찬나라운동본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후원금으로 받은 1억원을 ‘애국단체총협의회(애총)’에 아무런 절차 없이 넘겼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애총은 이에 반발해 서 본부장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서 본부장은 보수단체들이 지원금을 받고 관제데모를 벌인 것과 관련해 “진보나 보수나 할 것 없이 시민사회 운동하는 사람들은 정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 시사저널 고성준


검찰의 ‘청와대 관제데모’ 수사가 막바지에 왔다. 탄기국(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에 대한 40억원대 기부금품법 위반 및 사기·배임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애국 시민들을 속이는 사람들은 사회운동을 할 자격이 없다. 돈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공금을 횡령한다거나 하는 사람들은 용서할 수 없다. 과거에 군에서 별을 달았던, 이른바 ‘장성’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서 시민사회단체들을 우롱하는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 별이 아니라 ‘브라운 스타(똥별)’이다.

 

 

기부금을 비롯해 보수단체의 자금 문제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행동본부는 기부금을 모금할 때 국민행동본부 정식 계좌를 통해 받는다. 법인세법에 의거해 기부금에 대한 영수증도 모두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단체장의 개인 계좌로 기부금을 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심(私心)을 가지면서 시민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병기 전 실장이 보수단체 지원금을 관리하는 창구를 단일화하라고 요청했다고 했는데.

 

애총은 애국 단체를 모아 놓은 협의체에 불과하다. 그런데 애총 사업계획을 보면 ‘협의회(애총)의 목적에 부합되는 집회 시 필요한 후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자기 입맛에 맞는 단체에만 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탄기국이 기부금을 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도 사용했는데.

 

기부금을 그런 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기부금은 당초에 정해진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태극기집회(탄핵 반대 집회)에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참석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새누리당을 창당하기 위해서 집회에 나간 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민을 우롱한 것이다.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시민단체들이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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