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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구수한 이야기] 링 위에 투수와 타자 단 둘만 있다면?

야구(球)+숫자(數)에 관한 이야기-①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0(Thu)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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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O = (홈런+볼넷+삼진) / 타석

 

TTO는 ‘Three True Outcome’의 약자입니다. 이걸 굳이 번역한다면 ‘3가지의 진실한 타격 결과’ 정도가 되겠네요. TTO 공식에 쓰이는 결과는 크게 3가지입니다. 홈런, 볼넷, 삼진이죠. 이 3가지 결과의 공통점은 뭐가 됐든 공이 그라운드와 접촉하지 않습니다. 야수가 필요 없는 결과죠. 다르게 말하면 순수하게 투수와 타자만이 링에 올라 싸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이버 메트릭스에서 TTO는 운에 좌우되지 않는 지표입니다. ‘홈런을 제외한 타구가 안타가 될 확’을 말하는 ‘BABIP’이라는 개념이 요즘 자주 쓰이는데, 이건 운의 영향을 좀 받는 편입니다.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것,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것 등이 개입하기 때문이죠. TTO와 관련된 투수 기록도 있습니다. DIPS(수비 무관 투구 기록, 수비수들의 수비와 무관하다 볼 수 있는 기록인, 삼진, 사사구, 홈런만을 통해 투수의 기록을 재구성한 것)가 대표적이죠. 

 

TTO는 홈런과 삼진, 볼넷만으로 따지는 지표로 타자와 투수만의 순수한 승부의 결과다.


이 TTO는 ‘애덤 던 비율’이라고도 부릅니다. 애덤 던은 야구팬에게 공갈포의 대표적인 선수로 불리는데, 따지고 보면 MLB에서 매우 독특한 타자입니다. 타율은 낮지만 홈런은 많습니다. 삼진도 많죠.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게 볼넷도 많습니다. 각종 볼넷, 삼진, 장타력 비율스탯은 MLB 기준으로 볼 때 명예의 전당급 타자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2001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데뷔한 뒤 2014년 시즌까지 그는 462개의 홈런을 날렸고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도 0.854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TTO야 말로 애덤 던을 위한 숫자인 거죠.

 

MLB에서는 TTO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최근 MLB에서는 득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건 홈런의 증가와 관련 있습니다. 이건 KBO도 비슷한데, NC가 처음 등장해 9개 구단 체제 첫 시즌이었던 2013년 798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2014년에는 같은 9개 구단 체제에서 홈런이 1162개로 치솟아 네 자리 수를 기록했습니다. 10개 구단 체제가 된 2015년에는 1511개, 2016년에는 1483개로 홈런 개수는 비약적으로 증가했죠. 같은 기간 삼진 개수도 7785-7657-10553-9743으로 증가했습니다. (팀 평균으로 나눠도 증가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TTO의 구성을 보면 흥미로운 게 있습니다. 홈런과 볼넷은 긍정적인 지표지만 삼진은 부정적인 지표입니다. ‘삼진이 많아도 TTO가 높은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할 법합니다. 그런데 여러 결과들을 찾아보면 삼진이 의외로 득점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거포들의 득점 생산력이라는 다른 지표를 고려해야 합니다. 홈런이 많은 거포들이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홈런으로 얻는 득점력 상승이 삼진으로 얻는 득점력 하락보다 더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하고 TTO를 봐야한다는 거죠. 

 

 

2016년 10개 구단 TTO Best 10 & Worst 10 (2016년 규정타석 기준)

 


그다지 놀라운 결과는 아닐 수 있지만 KBO의 주요 장타자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1위인 나지완(기아)은 9월초 옆구리 부상으로 17경기를 뛰지 못해 타석수가 100여 타석이 적었지만 삼진도 많고 볼넷도 많은 유형입니다. 볼넷과 삼진의 균형을 보면 TTO의 왕자 같은 존재다. 그가 친 타구는 10개 중 6개 정도만이 필드에서 처리됩니다. 2위인 테임즈(당시 NC)와 3위 최정(SK)은 삼진이 TTO 비율을 끌어올렸습니다. 눈에 띄는 건 서동욱(기아) 선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적은 16개의 홈런을 쳤지만 삼진 비율이 높아 TTO가 높게 나왔습니다. 

 


반면 TTO가 낮은 10명의 선수를 보죠. 대부분 컨택 유형 타자의 이름들이 보입니다. 김성현(SK), 정의윤(SK), 김주찬(기아), 정근우(한화), 서건창(넥센), 허경민(두산)의 공통점은 2016년 P/PA(타석 당 투구수)가 낮은 순서로 정렬했을 때 TOP 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입니다. 그만큼 빠르게 공격하는 타자들이니 볼넷과 삼진이 적을 테고 TTO가 낮을 수밖에 없죠. 이용규(기아)와 유한준(KT)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요. 이들은 배트에 공을 잘 대는 선수들입니다. 지난 해 컨택 비율에서 이용규는 93.5%, 유한준은 90%로 1~2위에 올랐습니다. 컨택 비율이 높다는 것도 그만큼 볼넷과 삼진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게 되고 TTO를 낮추게 됩니다.

 


2017년 타자별 TTO 기록은 아직 타석수가 충분치 못한 탓에 패스했습니다. 대신 팀 기준으로는 500타석을 넘겼으니 ‘순수하게 3가지의 진실한 타격 결과’를 팀별로 한 번 알아봤습니다. 예상대로 홈런도 많고 삼진도 많은 롯데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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