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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한강로에서] 死則必生이 答이다

박영철 편집국장 ㅣ everwin@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0(Thu) 08:30:00 |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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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둘러싸고 한반도 정세가 격동의 연속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체제 특성상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요즘 전례 없는 대북(對北) 고강도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북한이 순순히 꼬리를 내릴 것이라고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미국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북한 체제는 붕괴를 향해 달려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대치 국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무한정 이렇게 갈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떻게든 결판이 날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조기에 김정은의 북한을 굴복시키지 못한다면 갈수록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오바마 정권 때인 작년 말부터 한반도 주변에 엄청난 군사력을 집결시켜 왔습니다. 북한 핵 해법으로 ‘전략적 인내’를 표방한 오바마 정권으로서도 북한의 가중되는 핵 도발은 수인(受忍)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뜻입니다. 때마침 오바마와는 정반대 스타일인 트럼프가 등장했습니다.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주지하시는 대로입니다.

 

ⓒ 연합뉴스


그런데 북한 핵 사태의 전개 과정을 보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1차 당사자고 중국과 일본이 2차 당사자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한국은 없습니다. 정권 교체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신기한 노릇입니다. 북한이 핵을 쏘면 최대 피해자는 남한인데 말이죠. 5월9일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좀 나아지긴 하겠지만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주변 당사자들이 한국을 우습게 보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습니다. 우선 한국은 전쟁을 두려워합니다. 전쟁을 좋아하는 나라가 많지는 않지만, 모두가 전쟁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동서고금을 살펴보면 전쟁을 두려워하고 평화를 너무 사랑한 나라치고 결말이 좋은 경우는 하나도 없습니다.

 

아편전쟁이 좋은 사례입니다. 영국은 ‘젖과 꿀이 흐르는’ 청나라를 뜯어먹으려고 인류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의 하나인 아편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오랜 평화에 젖어 있던 청나라는 제대로 저항 한번 못하고 백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청나라의 GDP(국내총생산)는 영국의 3배가 넘었습니다. 지금의 남한 대 북한의 모습과 흡사한 장면입니다.

 

4월13일 대선후보 5명이 1차 TV토론을 벌였습니다. 현재 초미(焦眉)의 관심사인 북한 핵과 관련, 후보들은 저마다 견해를 밝혔습니다. 좀 실망스러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군비증강을 얘기하지 않더군요. 올해 미국과 중국, 일본은 군비증강에 혈안입니다. 러시아도 빠질 순 없죠. 이들 나라는 공교롭게도 모두 국수주의자가 최고지도자로 있습니다.

 

반면 우리의 예비지도자들은 모두가 평화교(平和敎) 신자로 보이는군요. 이들은 입만 열면 평화를 사랑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있는 게임에서 상대방이 힘으로 해결할 생각을 갖고 있는데 우리만 평화적으로 해결할 생각을 갖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국력이 강한 상대방이 너나없이 군사력을 더 키우겠다고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북한 핵 문제를 푸는 유일한 해법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충무공은 난중일기에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則必死 死則必生)’이라고 썼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없으면 통일은 언감생심이고 늘 생존에 허덕이게 됩니다. 경제력이 아무리 강해도 국민이 평화주의자고 군사력에 관심이 없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늑대 같은 이웃나라에 먹히게 돼 있습니다. ‘평화는 입으로 지키는 게 아니다’는 자명한 진리가 유독 21세기 대한민국에서만 통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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