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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조현오 “국민 위에 군림하는 檢, 전관예우 위해 권력 독점”

조현오 前 경찰청장 인터뷰 “수사권 조정은 밥그릇 싸움 아닌 사회정의 문제”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9(Wed) 13:25:16 |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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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011년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검찰과 혈전을 벌였다. 그해 6월,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형사소송법 196조 2항에 따라 경찰이 수사 개시권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법경찰관리는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한 3항이 문제였다. 국무총리실은 검사의 지휘 범위를 경찰이 관행적으로 해 오던 ‘입건 전 내사’까지 확대했다. 검찰이 관련된 비리 사건은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요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즉각 반발했다.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은 “조정안이 수정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과 관련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경찰의 수장 중 한 명이다. 그는 “인권의식이나 청렴도 면에서 경찰이 검찰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제는 경찰이 검찰을 통제해야 할 때”라며 검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실제로 조 전 청장은 범죄정보과를 만들어 검찰 비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이 퇴임한 지 4년여가 흐른 지금, 수사권 조정 문제가 또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 © 시사저널 최준필


 

수사권 조정 문제를 어떻게 보나.

 

일부 언론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를 검·경 간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 문제는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바로 세우는 문제다. 권력은 균형을 이뤄야 정의롭게 운영될 수 있다. 권력이 한쪽에 집중되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 김형준·진경준·홍만표·김기춘·우병우 등 검찰 출신들의 부패 사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지구상에 대한민국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지고 있는 검찰은 없다. 국민을 위해서 검찰개혁,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

 

 

검찰이 수사권 조정 문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검찰은 항상 “업무량이 많다”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죽기 살기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검사들이 퇴직 후 ‘전관예우’를 통해 1~2년 사이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깨트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막대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탄핵 국면이 초래된 이유가 무엇인가. 검찰이 워낙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대통령이라는 국정 운영자가 이를 이용해 정치를 좌지우지한 것이 아닌가.

 

검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기관이다. 그러나 검찰은 오직 조직 안위만 생각하고 있다. 검찰은 정의라든지 국민이라든지 이런 건 전혀 관심 밖이다. 검찰은 국민 위에 존재한다. 검찰의 권한에 도전했던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손을 보고 만다. 어느 누구도 검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갖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자신들의 눈 밖에 난 사람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복을 한다. 반면 검찰 자기네들 식구에 대해서는 일단 감싸 안으려고 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그랬고 우병우 사건도 마찬가지다. 우병우 사건을 보면 핵심을 (검찰이) 못 치고 들어가고 있지 않나.

 

 

검찰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나.

 

대한민국의 정의는 사법정의가 확립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사법정의가 존재하려면 전관예우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검찰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 사법정의는 법원이 사법 운영의 주체가 될 때 달성할 수 있다. 검찰은 자신들을 준사법기관이라면서 법원 판결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항의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프랑스의 경우 검찰은 법원 소속이다. 검찰은 단지 기소 업무만 맡고 있다. 검찰의 영문 표기는 ‘Prosecution Service’로 기소청이고, 검사는 ‘public prosecutor’로 공소관이다. 검찰의 임무는 전 세계적으로 ‘기소’에 맞춰져 있다.

 

 

일부 대선 주자들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검찰 출신 위주로 공수처가 구성될 것이다. 검찰이 공수처를 장악할 것이다. 자기 친정인 검찰에 대해서 단호하게 수사할 수 있을까. 대형 비리 사건을 다루는 사람은 검찰 내에서도 한정돼 있다. 출신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번 따지고 사법연수원 기수 따지면서 언제 수사를 하겠는가. 타협하지 않고 제대로 일만 했다가는 법무법인 취직도 어려울 것이다.

경찰의 수사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시각도 있다.

 

사이버 수사를 예로 들고 싶다. 사이버 범죄에 대한 수사는 경찰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고 지금도 경찰이 최고라고 자부한다. 경찰이 사이버 수사를 강화하자 검찰이 부랴부랴 따라 했다. 검사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전문가를 따라갈 수 없다. 경찰은 이 분야 전문가들을 간부 후보로 뽑고 있다. 

 

금융 수사나 다른 수사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사이버 수사처럼 다른 대형 수사를 경찰에 맡겨만 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검찰이 이런 수사를 독점하고자 경찰을 배제한 것뿐이지 경찰의 능력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과도기적으로 검찰 수사관을 경찰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지방자치 경찰 얘기도 나오는데, FBI(미국연방수사국) 역할을 하는 중앙경찰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경찰에서 국가적인 큰 사건을 다루면서, 점진적으로 전문 인력을 키워 나가면 된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경찰 권한이 비대해져 국민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취지로 경찰국가 발언을 했다.

 

경찰수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담보돼야 한다. 경찰의 전관예우가 문제될 수 있다. 검찰 비리가 경찰 비리로 대체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영미식으로 치안판사 제도나 대륙법 계통의 수사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경찰수사에 대해서 이의가 있는 사람은 본인이나 제3자가 법원에 민원을 넣고, 판사가 직접 조사를 하거나 상급 경찰기관에 이첩시키는 식으로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검찰은 이에 대한 대안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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