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한강로에서] 안철수 비약으로 요동치는 대선戰

김현일 대기자 ㅣ hi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4(금) 08:30:00 | 1434호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5·9 대선 판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민주당 문재인(文) 후보의 일방적 게임으로 끝날 듯싶었는데 그게 아니군요. 4월4일 국민의당을 마지막으로 5개 원내 정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 확 달라졌습니다.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의 ‘어대문’ 등은 수면 아래로 잠복했습니다.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때만 해도 선거는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文 대세론’이 당 안팎을 뒤덮었으니까요. 대통령은 감방에 갔고, 두 갈래로 찢어져 궤멸한 한때의 집권세력은 후보 찾기에 급급했으니 그럴 만했습니다. 가까스로 홍준표(洪)·유승민(劉)이라는 후보를 냈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속한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은 당명조차 국민들에게 생경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제 편끼리 치고 박는 만신창이가 무슨 경기를 하겠습니까. 게임 시늉이나 내다 말지. 그리고 야권에서는 文 지지율 3분의 1에 불과한 안철수(安) 후보가 고작이니 文캠프가 유세 떨 만도 했습니다.

 

그런데 安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文과 당내에서 경쟁하던 또 다른 安(희정) 덕이 큽니다. 중도·합리를 지향한 안희정 지지표가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지요. 거기에 구여권에 실망한 보수중도 유권자들이 가세, 양강(兩强) 구도를 낳았다는 겁니다.

 

 


내일신문에 이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중앙일보 4월5일자 조사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까지를 망라한 다자(多者) 대결 구도에선 文이 安을 이기지만(38.4대 34.9%), 양자 대결 땐 安이 50.7대 42.7%로 文을 앞선다는 겁니다. 다자 구도에서의 文 승리도 오차범위 내입니다. 게다가 文-安-洪 3자 대결에선 文이 1.1%포인트 신승하지만, 文-安-劉 3자 경우엔 安이 앞선다는(45.0대 41.4%) 결과도 있으니 文캠프에선 경악할 노릇입니다. 물론 이 조사가 절대적인 게 아니고, 상황도 매우 가변적입니다. 특히 반문(反文)연대의 성사 여부 등이 간단치 않기에 예단은 금물입니다만 文캠프가 대세론에 취해 있을 처지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4월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다자 구도 조사는 ‘38(文)대 35(安)’입니다.

 

우리 역대 대선은 대개 양강 구도로 전개돼 왔습니다. 2强1中의 3자 구도도 꽤나 있었지요. 김영삼(YS)·김대중(DJ)·정주영(현대 명예회장)이 경쟁한 14대와, 이회창(昌)과 DJ·이인제(濟)의 15대, 그리고 이명박과 정동영·무소속 昌의 17대 정도가 그런 경우였습니다. 보수로 분류되는 ‘中후보’는 득표율 15~19%, 400만 표 전후의 득표를 기록했으나 당락을 가른 것은 그나마 濟뿐입니다. 濟의 490만 표는 DJP연합·IMF사태와 함께 15대 DJ 당선을 가능케 한 결정적 변수였습니다. 이런 것들은 보수중도 유권자 층이 매우 두텁다는 증표가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부분이 文캠프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지요.

 

물론 대통령 탄핵·파면 사태를 거치며 보수는 풍비박산됐습니다. 오물을 잔뜩 뒤집어쓴 보수는 할 말도 잊었습니다. 건전한 보수일수록 이러하지요. 반면 그런 만큼 속으론 끓고 있습니다. 安의 약진은 이 같은 정황과 무관치 않을 터입니다.

 

文이 5월9일의 승자가 되려면 이 관련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겁니다. 비토(veto)그룹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당장의 대선 승리뿐 아니라 (당선될 경우) 원만한 국정수행을 위해서도 선결돼야 합니다. ‘당선되면 평양부터’ ‘개성공단 재개’ 공언 등을 우려하는 국민들도 두루 살펴야 할 겁니다. 미국의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선제타격이 현실화될지 모르는 지금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동시에 文 후보로서는 아들의 취업 의혹 등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적당히 뭉개면 된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지요. 아들 문제로 몰락한 2002년 昌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케이스를 반면교사 삼으면 됩니다. 더불어 ‘뉴 패권주의’에 대한 불안감 해소 노력도 있어야 하고요.

 

그나저나 멋을 내느라 장미대선 운운하는데 ‘장미 가시’나 무성한 대선이 될까 저어됩니다.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사회 2018.02.17 토
오락가락 평창 날씨에 애먹는 선수들
정치 2018.02.17 토
[지방선거-광주] “민주당 윤장현-이용섭 대결이 사실상 본선”
Culture > LIFE 2018.02.17 토
세계 각국의 역법은 무엇일까…정치·종교 의미 담긴 달력의 세계
정치 2018.02.17 토
[지방선거-경북] 한국당 이철우·박명재·김광림 현역 3파전 ‘치열’
사회 > ISSUE 2018.02.17 토
“지도자 조롱은 표현의 자유”… '짝퉁 김정은'의 이유 있는 패러디
정치 2018.02.17 토
[지방선거-대구] 김부겸 장관직 던지고 시장 출마 나설까
사회 > LIFE 2018.02.16 금
신정과 구정의 차이를 아십니까…음력 설의 수난사
Health > ISSUE > LIFE > Sports 2018.02.16 금
8, 240, 그리고 1000… 윤성빈을 승리로 이끈 마법의 숫자
Culture > LIFE 2018.02.16 금
알아두면 쓸데 있는 ‘음력 이야기’
LIFE > Sports 2018.02.15 목
한국 빙속 '레전드 3인방'의 잇단 출격에 강릉이 들썩인다
정치 2018.02.15 목
[지방선거-경남] 누가 PK를 한국당의 텃밭이라 했나
사회 2018.02.15 목
“윤년? 윤달? 그게 뭐야?”…알수록 오묘한 음력의 매력
경제 2018.02.15 목
삼성, 이번엔 'MB 뇌물' 의혹…이학수 전 부회장 소환 조사
정치 2018.02.15 목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평화는 희망사항 아니라 삶의 선택”
경제 2018.02.15 목
[뉴스브리핑] 트럼프 “한국GM 철수는 내 작품”
LIFE > ISSUE > Sports 2018.02.14 수
설 연휴, 윤성빈의 ‘금빛 레이스’를 주목하라
경제 2018.02.14 수
충격의 롯데…비상경영체제 가동에도 경영권 ‘흔들’
갤러리 > 만평 2018.02.14 수
[시사 TOON]  김정은의 기습 공세에 복잡해진 트럼프
LIFE > Health 2018.02.14 수
의사들이 말하는 ‘건강한 설 보내는 법’ 9가지
정치 2018.02.14 수
[뉴스브리핑] “박근혜와 공모 관계” 최순실 ‘징역 20년’ 중형 선고
정치 2018.02.14 수
[지방선거-울산] 김기현 “보수표 결집 자신”…송철호 “교체 바람 분다”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