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배당 잔치’ 벌인 서경배 회장, 직원 급여는 ‘찔끔’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4.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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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 일가 지난해 350억원 이상 배당·소득…직원 급여는 업계 최하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해 800억원 이상의 배당을 계열사로부터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899억원)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980억원)에 이어 재계 3위에 해당하는 소득액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두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성장한 6조6979억원을, 영업이익은 18.5% 증가한 1조828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서 회장의 보수와 배당금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서 회장은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에서 각각 5억2000만원과 28억90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배당금 역시 두둑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부터 각각 99억원과 204억4000만원씩 총 303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종류주까지 합하면 5억4000여 만원이 추가돼 보수와 배당 수입을 합친 금액은 343억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서 회장의 장녀 민정씨도 지주회사 아모레G 보통주 241만2710주(지분율 2.93%)을 갖고 있어 배당금으로 11억1000만원을 받았다. 서씨는 2015년 미국 전략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로 일하다 올해 초부터 아모레G 오산공장에서 평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 누나들인 송숙씨, 혜숙씨, 은숙씨는 최근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모두 매도했다. 첫째 누나인 송숙씨만 아모레G로부터 수억원을 챙겼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 연합뉴스

 

중국 사드 보복 후폭풍에도 고액 배당 논란

 

하지만 직원 급여는 업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직원 평균 급여는 5900만원에 불과하다. 30대 기업 직원 평균 급여보다 2800만원이나 적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700만원으로 가장 적었지만, 신생업체라 신입사원이 다수인 것을 감안하면 아모레퍼시픽이 직원들에게 가장 적은 급여를 준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같은 화장품 업종의 LG생활건강보다도 300만원 적었다. ‘직원 급여는 쥐꼬리만큼 주면서 자기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업계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 업계는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 관광 전면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면세점과 관광,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사드 보복 여파에 시달렸다. 최근 1년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30.36%나 폭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0.09% 상승한 것과 대조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에 있는 업체들도 상당수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재계에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가습기살균제 치약 사건이 터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치약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했고, 문제가 된 치약을 모두 환불해줬다. 리콜비용 탓에 매스사업(생활용품)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고,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8%나 감소했다. 

 

그럼에도 서경배 회장 일가는 고액의 ‘배당 잔치’를 벌였다는 점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서경배 회장이 취임한지 20년째 되는 해다. 그 동안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10배, 영업이익은 무려 21배 상승했다”며 “‘직원이 재산’이라는 글로벌 기업 CEO들의 말을 서 회장 일가가 곱씹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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