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은 기억력 떨어질 때부터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05 10:24
  • 호수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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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Q&A] 알츠하이머 치매, 어떻게 진행하나

 

 Q  ​​​​​​​​​​​​​​​​​​​​​​올해 79세인 어머니가 며칠 전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 집을 찾지 못하시고 엉뚱한 곳에서 헤매시는 것을 고맙게도 지나가던 분이 발견하고 연락을 주신 일이 있었어요. 나이 들면서 건강과 기억이 나빠지는 노환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치매라는 진단을 받고 나니 좀 얼떨떨하고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어머니가 여러 해 전부터 기억이 나빠진다고 하셨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든요. 몇 년 전부터 잘 깜빡하는 증상이 생겼는데, 노인정 할머니들이 “당신 치매 아냐?”하고 놀렸을 때 엄청 자존심 상해 하셨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변해 가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서울 중구의 한 서울형 데이케어센터에서 치매 환자가 퍼즐을 맞추고 있다. © 연합뉴스

 

 A  ​​치매가 되고 나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보통 2년쯤 지나면 중기 치매로 악화되고, 또 2년쯤 지나면 말기 치매가 되며, 이후 말기 치매로 8년 정도 보내므로, 치매 환자로서는 약 12년간 생존하게 됩니다. 치매의 전 단계를 경도인지장애라 합니다. 경도인지장애도 초반부의 주관적 경도인지장애와 후반부의 객관적 경도인지장애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경도인지장애 이전을 임상적 정상이라고 하지만 치매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기간은 아닙니다. 기억력이나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 증상이 뚜렷하지 않으며 검사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기간이지요. 하지만 머리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친지 어른에게 오랜만에 안부를 여쭤보면 한 해가 다르다는 말씀들을 많이 합니다. 바로 뇌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가 예전과 달리 매우 빨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느끼는 시점부터가 주관적 경도인지장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남들이 보기에 멀쩡하니 나이 드는 것이 서운해서 하는 말씀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바로 어르신 자신만이 느끼는 주관적 경도인지장애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예닐곱 해쯤 듣게 되면 다른 사람의 눈에도 달라 보이는 객관적 경도인지장애가 되고 서너 해 더 지나면 치매가 됩니다.

 

어머님의 경우를 어림잡아 추정해 보면 지금부터 약 10년 전인 2007년께부터 기억력이 한 해가 다르게 떨어지는 느낌이 생겼겠지만, 나이 탓으로 생각하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후 2013년까지 조금씩 더 심해지는 과정이 가족이나 노인정 친구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는 같이 사는 가족이나 매일 만나는 노인정 친구들 눈에도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보이는 객관적 경도인지장애의 기간이었습니다.

 

치매 예방의 노력은 젊은 나이에 시작해야 하지만 젊었을 때부터 치매를 예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한 해가 다르게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부터라도 집중적인 치매 예방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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