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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보수 결집 촉매제 될 수 없다”

구속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3배나 높게 나와

남상훈 세계일보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04(Tue) 10:06:40 | 1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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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피의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31일 구속됐다.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세 번째로 구속된 전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5월 ‘장미대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이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정치권의 전망은 엇갈린다. 보수진영에선 박 전 대통령 구속이 보수층 결집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진보진영은 적폐청산과 정권교체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한다.

 

보수진영은 구속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면서 보수층 결집이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 잠재된 보수 지지층으로 불리는 ‘샤이 보수층’이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뭉칠 것이란 관측이다. TK(대구·경북)와 장년층이 ‘반문(反문재인)’ 기치를 들고 일어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것이란 얘기다.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은 “그동안 탄핵 정국에서 숨죽이고 있었던 보수 지지층이 박 전 대통령이 수의(囚衣)를 입은 모습에 분개해 보수 결집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보수진영이 이를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TK 출신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탄핵에 찬성했던 보수 지지층도 ‘파면을 했으면 됐지, 구속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강력 반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3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속영장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박근혜 구속’ 대선 정국 전망 엇갈려

 

보수진영은 범(汎)보수 후보 단일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범보수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반감을 품고 뭉친 보수 지지층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단일화를 압박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럴 경우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찬성하고 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3월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한다’는 의견이 72.3%로 ‘반대한다’는 의견(25.1%)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직후인 3월10일 실시한 조사(MBN·매일경제 의뢰)에서 ‘구속 수사해야 한다’가 69.4%,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 및 ‘수사가 불필요하다’가 27.4%로 집계된 것과 비교해도 여론이 좀 더 악화된 셈이다. 결국 파면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만으로는 보수층 결집의 촉매제가 될 수 없다”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범보수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샤이 보수층이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탄핵 정국에서 보수 지지층이 이미 결집한 상태여서 추가 결집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은 결집된 상태기 때문에 구속이 대선 구도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진영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문재인 대세론’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이 분명해짐에 따라 반신반의했던 중도층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정권교체론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특검과 검찰의 수사결과 그리고 헌재의 파면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이 대선 이슈로 부각하게 될 것”이라며 “진보 지지층은 물론이고 중도층까지 정권교체 대열에 합류하면서 민주당의 정권 창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30일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발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다른 이슈 등장해 구속 여파 희석시킬 것”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비리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국민적 공분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특검이나 검찰이 국정 농단과 관련해 수사를 해 놓고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공개될 경우 국민적 비판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에게 실망한 보수층이 범보수 후보 지지를 철회하거나 범진보 후보 지지로 선회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과 ‘골박’(골수 친박) 측의 구속수사 반발도 대선판 재편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의 준동이 대선판을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 구도에서 ‘문재인 대 박근혜’ 구도로 전환시켜 문 후보에게 유리한 지형을 구축할 것이란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강경보수 세력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반문연대’의 확장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물론 바른정당도 탄핵 반대 세력인 한국당을 품고 범보수 단일화를 하기에는 정치적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주도하는 ‘반문연대’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동 소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의 구속 파장이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탄핵결정과 검찰소환 및 구속영장 청구 등 굵직한 이슈에도 대선 정국을 뒤흔들 만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도 민심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대선에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면서 “국민이 이미 파면한 대통령으로 인식하고 있어 보수 결집 등 민심 변화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파장은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구속결정 이후 선거까지는 40여 일이나 남아 있어 다른 이슈들이 속속 등장해 구속 여파를 희석시킬 것이란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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