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한다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3.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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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비주얼 메뉴로 무장…정글서 살아남기 위한 외식 업계 전쟁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비주얼 메뉴’들로 고객 유혹에 나섰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메뉴뿐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5년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치킨집의 경우 창업 후 1년 생존율이 52.8%에 불과했다. 몇 년 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커피 가맹점의 상황은 더 안 좋다. 1년 생존율이 47.4%다. 커피 프랜차이즈 두 곳 중 한 곳은 창업 후 1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졌다.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로 토로할 정도다. 

 

먹는 재미에 시각적으로 눈길을 끌어 보는 재미까지 더한 이색 메뉴들은 고객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SNS 등을 통해 공유되거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 지속적인 매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프랜차이즈 서울에서 모델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들이 창업 대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10명 중 7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매출 감소”

 

치킨 전문점 ‘99스트리트치킨’은 독특한 조합의 ‘와플치킨’과 테이블에서 불을 붙여 데워주는 ‘버닝 에그’로 최근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99스트리트치킨의 와플치킨은 매장에서 직접 구운 와플에 두툼한 통치킨을 얹어 메이플 시럽과 블루베리 소스 등을 곁들여 먹는 메뉴로 쉽게 볼 수 없었던 비주얼과 맛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99스트리트치킨은 미국 남부지역에서 즐겨 먹는 와플치킨을 통해 ‘1950년대 캘리포니아 스타일과 감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스토리까지 완성했다. 

 

경남·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경양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은화수식당’은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가 조화를 이뤄 보는 재미를 제공하는 사례다. 은화수식당은 복고풍이 감도는 매장 분위기에 하와이 느낌의 액자와 스크랩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완성했다. 돈가스와 카레를 기본으로 하는 은화수식당의 다양한 메뉴 가운데 파인애플이 올라간 달달한 소스의 ‘하와이 돈가스’가 인테리어 특색과 잘 어우러져 매장 인기메뉴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프리미엄 분식 카페 ‘청년다방’은 대표메뉴 떡볶이의 독특한 비주얼로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청년다방은 30cm가 넘는 긴 떡볶이 떡을 그대로 조리한 후 테이블에서 고객이 직접 잘라먹는 사소한 발상의 전환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이와 함께 청년다방은 떡볶이 위에 차돌박이와 통오징어튀김, 순살치킨 등 다양한 토핑을 얹어 프리미엄 가치를 더했으며, 스페셜티급 원두로 만든 커피를 판매해 다방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것이 특징이다.

 

왼쪽부터 청년다방, 99스트리트치킨, 은화수식당

커피와 젤라또 아이스크림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는 디저트카페 ‘카페띠아모’는 브랜드 리뉴얼의 일환으로 ‘젤라또 토핑콘’을 도입해 젤라또의 비주얼을 한층 강화했다. 카페띠아모가 새롭게 선보인 젤라또 토핑콘은 기본 플레인 와플콘의 입구에 다양한 색감과 맛의 토핑을 더한 것으로, 쫀득한 식감의 젤라또와 어우러져 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업그레이드했다. 카페띠아모는 앞으로도 다양한 토핑을 가미한 토핑콘을 추가 출시해 여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각을 자극하는 요소들은 이미지로 공유되기 쉬워 더 빨리 전파되는 효과가 있다”며 “브랜드 특색과 메뉴의 맛을 유지하면서 비주얼을 한층 강화한다면 성공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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