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잘 통제했다면 사드 필요 없었을 것”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7.03.17 15:04
  • 호수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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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 트럼프 측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중국 정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잘 대처했더라면 사드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보수주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 말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글로벌 피스 컨벤션(GPC) 2017’에 참석한 퓰너 회장은 3월1일 한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더 강하고 적극적으로 북한 핵 문제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문제에 대응했다면 이런 일(한반도 사드 배치)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피스 컨벤션’은 비영리 국제기구인 글로벌피스재단(GPF)이 개최하는 국제행사다.

 

미국 내 대표적 ‘지한파’ 인사 중 한 명인 퓰너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선임고문을 지냈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남을 갖는다면 분명 사드 설치를 굉장히 강하게 지키려고 할 것이다”며 “사드는 방어 시스템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반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퓰너 회장은 “워싱턴 정계에서는 보수든 진보든 공통적으로 중국 정부가 북한 정부의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일 때부터 북한이 좀 더 책임감 있고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데 중국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해 왔다”며 “북한의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북한 선박의 통행을 막는 등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트럼프, 한·미 FTA 폐기하지는 않을 것”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퓰너 회장은 “만약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대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면 실수이고 착각이다”며 “한·미·일 3국이 공조를 해서 이 상황에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새롭게 변화된 정책에 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약을 완전히 폐기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퓰너 회장은 “조약의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고 개선할지 다양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지는 재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퓰너 회장은 “25년 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한국 국민이 원하면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한국과 미국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공감대가 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가 계속 재고할 것이다”고 내다본 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취임 후) 제일 먼저 한국을 찾을 만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한 신뢰는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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