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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앓던 이’ 치료할까, 아예 빼버릴까

만년적자 시달리는 롯데 중국 사업 철수설…롯데 “철수 계획은 없다”

김소연 머니투데이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3.15(Wed) 12:29:34 | 14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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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은 롯데의 중국 사업 근간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롯데 내부의 표정도 어둡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신동빈 회장이 ‘만년적자’로 골치 아픈 중국 사업을 접기에 사드가 좋은 핑곗거리가 돼 주고 있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롯데그룹과 중국의 인연은 23년 전인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중국 진출은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가 시작했다. 이어 2007년 롯데마트, 2008년 롯데백화점 등이 잇따라 진출했다. 현재는 24개 계열사에 120여 개 사업장, 2만6000여 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롯데가 중국 진출에 쏟은 돈만 현재까지 10조원을 웃돈다. 연간 중국 매출 규모는 3조2000억원가량으로 그룹 전체 매출 85조원의 3.8% 수준이다.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매출도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80%이다.

 

사실 중국 진출은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2003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성화되자 신 총괄회장이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중국 진출을 강하게 주문한 일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 선대의 숙원사업을 후대인 신동빈 회장이 이어간다는 점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비견될 정도로 그 상징성이 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만년적자’에 시달리는 중국 사업 철수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중국의 사드 보복에 롯데 ‘표정 관리’ 시각도

 

사드 보복 조치는 롯데그룹 전방위에 걸쳐 이뤄지고 있지만, 핵심은 롯데마트다. 롯데 계열사 중 가장 많은 99개 점포가 중국에 진출한 탓이다. 위탁운영하는 롯데슈퍼까지 합하면 총 112개다. 롯데백화점이 5개 지점에 불과한 것과 대조된다. 현재까지 사드 보복 피해는 막대하다. 3월8일 기준 롯데마트 점포 99개 중 절반이 넘는 55개가 중국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롯데마트 중국 매출이 월평균 94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영업정지로 발생하는 피해액만 500억원가량이다. 문제는 영업정지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제재 점포도 늘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로 인한 중국의 보복에서 벗어나기까지 3년이 걸린 전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에서 120여 개 점포를 운영하는 롯데쇼핑(백화점·마트·슈퍼) 매출이 10%만 줄어도 당장 적자가 10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렇듯 사드 불확실성이 커지자 롯데가 중국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기회에 험난한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롯데마트가 사드 이슈와 무관하게 이미 롯데그룹의 애물단지였던 탓이다. 롯데마트 중국 법인은 말 그대로 ‘만년적자’ 상태였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적자 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다. 흑자 점포가 전무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에서 거둔 이익을 까먹고 있다. 중국 내 지위도 낮다. 벌써 진출 10년째임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준으로 업계 15위에 그친다.

 

게다가 롯데마트 중국 사업 적자는 롯데쇼핑 재무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중국 철수를 요구해 왔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롯데마트 중국 적자 때문에 성과급을 제대로 못 받아 마트 직원들과 데면데면하다는 소문이 나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유통부문 실적을 롯데쇼핑 하나의 상장사로 묶어서 관리한다. 롯데그룹 내부적으로도 중국은 골칫거리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4년간(2011~14년) 중국 사업 누적손실이 1조원이 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사업을 불투명하게 운영하면서 비자금을 마련했다고도 했다. 롯데마트가 점포 효율화 작업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집중해 온 배경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55개가 영업정지됐다. © PIC 연합


일본 기업 오명 씻고 ‘민족기업’ 이미지 각인

 

롯데그룹은 공식적으로 중국 철수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오랜 기간 손실을 견뎌가며 쌓아온 중국 시장 노하우와 인프라 등을 놓을 수 없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철수설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중국 사드 보복 조치가 롯데에 적자 사업을 정리할 적절한 명분을 줌과 동시에, ‘일본 기업’이란 오명을 씻고 이번 기회에 ‘민족기업’으로 새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는 두 가지 호재를 안겨다 줬기 때문에 내부적으론 표정 관리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국내 여론은 이미 중국의 집중포화를 받는 롯데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하며 황제 경영, 불투명한 지배구조, 일본 기업 이미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반면 롯데가 중국 철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긴 시간 손실을 견디며 쌓은 노하우와 인프라를 버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합친 기준으로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84.7%와 15.3%였다. 해외 매출에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다른 국가도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전체에서 중국 사업 비중은 더 낮아진다.

 

롯데 핵심 경영진에 중국통(中國通)들이 다수 배치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지난 2월말 신동빈 회장이 첫 주도한 대규모 인사에서 롯데백화점 대표 자리에는 강희태 차이나사업부문 부문장(부사장)이 선임됐고, 롯데마트 중국본부장을 지냈던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유임됐다. 그룹 2인자로 거듭난 황각규 롯데 경영혁신실장(사장) 역시 그룹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다른 해외 기업들도 중국에서 장기간 투자해야 이익이 났다”며 “현재는 투자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어 적자 폭이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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