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신문 “대통령 파면돼도 위안부 합의 그대로 이행돼야”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7.03.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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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면 소식에 해외 주요 언론 일제히 ‘속보’…CNBC “시민의 힘으로 일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인용으로 결정됐다. 헌법재판소는 오늘(3월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인용 선고를 내렸다. 재판관 8명 전원 의견의 만장일치였다. 이로써 ‘파면’ 선고가 난 3월10일 오전11시21분을 기점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민간인 박근혜씨’가 됐다. 

 

해외 주요언론들은 ‘대통령 파면’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전했다. 미국 CNN은 헌재 선고를 생중계로 전하며 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CNN은 ‘최순실 게이트’와 이후 경과에 대해 적으며 “그동안 한국은 정치적 혼란상태(political chaos)였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또 헌재의 최종 선고 이후 “서울 시내 경찰 경비 태세가 최고 수위로 격상됐다”며 “270개 중대 약 2만1000명의 경찰 인력이 혹시 모를 충돌을 막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발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선고의 정치적 의미를 평가했다.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행하고 사드 배치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감이 조성된 시기, 한국사회는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번 선고는 지난 수개월 새 한국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국정농단’이라는 정치적 위기의 대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 사진공동취재단·CNN·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스(NYT)는 향후 한국 정세 변화와 이에 따른 대북 기조의 변화에 주목했다. NYT는 “박근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냉전시대 군부독재자의 딸로서 보수의 상징과도 같았다”며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강경한 워싱턴과 입장을 같이 해왔다”고 보도했다. 또 “박 대통령의 파면으로 한국 정치는 남북 갈등을 경계하고 북한과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대 진영으로 그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도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아시아지역에서 미군의 활동영역에 주의보가 울릴 전망이라는 관측도 함께 실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즉각적으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헌재의 탄핵 선고 즉시 “미국은 대한민국과 변함없는 동맹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과 지속적으로 협력해갈 것이며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생산적인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반도 둘러싼 국제정세’ 향방에 관심

 

미국 CNBC는 이번 탄핵심판 과정에서 ‘시민의 힘’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달리 여론이 큰 역할을 했다”며 “한국 갤럽이 지난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탄핵을 찬성했으며 헌재는 이 같은 여론을 결코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CNBC는 또 이번 탄핵 선고를 기점으로 한국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지만 2016년 부정부패 지수 조사에선 176개국 가운데 52위에 올랐다”며 “수년 간 반복되는 대통령관련 비리 스캔들에 시달려온 한국 국민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국민들의 인식이 정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한편 극우 성향을 가진 일본 산케이신문은 ‘대통령 파면’ 소식을 전하며 위안부 합의 문제 처리를 우려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 파면에 따라 차기 대선 후보들 사이에 반일 기조가 형성될 것”이라며 “새로운 정권 하에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재작년의 한일 합의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적인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당연히 유지돼야 하는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라는 모테키 도시미쓰 자민당 정조회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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