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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북극성 2호’ 北 핵무기 완성 서곡

한국형 킬 체인 무력화 의도 담긴 신형 미사일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23(Thu) 09:42:03 |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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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를 잡을 수 없다면 아무리 화살을 많이 막아도 충분하지 않다.”

2월7일 미국 육군협의회 미사일 방어 세미나에 참석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의 발언이다. 미사일 대응작전으로 사드(THAAD) 배치가 강조되고 있지만, 적이 미사일을 쏜 다음 요격하는 것보다 쏘기 전에 잡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의미다.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은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이 힘을 얻는 상황에서 나왔다. 비슷한 시기 미국 상·하원 군사대비태세 소위원회에서는 육·해·공군·해병대 지휘부에 북에 대한 선제타격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2월10일에는 미 공군 반덴부르크 공군기지에서 ‘미뉴트맨III ICBM’의 시험발사도 있었다. 이처럼 미국 내부의 강경한 분위기에 북한도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러한 분석은 2월12일 오전을 기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미국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인 2월12일 7시55분에 북한이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선제타격론으로 위협하든 말든 자신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북극성 2호는 어떤 미사일일까? 북한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북극성’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다. 2015년 5월 첫 시험발사를 한 이후 2016년 8월2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 최초의 SLBM이 바로 북극성이다. 즉 잠수함용인 북극성 SLBM을 지상용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으로 개조한 미사일이라는 말이 된다. 그래서 전반적인 외양과 구조가 북극성 1호와 2호가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미사일 끝부분이 북극성 1호는 젖병 모양인데 반해, 북극성 2호는 몽당연필과 같은 모양이다. 또한 1단 추진부가 북극성 2호 쪽이 상대적으로 더 길다.

 

2월12일 북한의 ‘북극성 2호’ 발사 모습 © 조선중앙통신 연합


신형 고체연료미사일 ‘북극성 2호’ 등장

 

북극성 2호는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되었다. 발사된 미사일이 비행한 거리는 500km인데 최고 정점고도는 550km였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정점고도가 사거리의 3분의 1 수준이 되는데, 이날 발사는 정점고도가 사거리보다 높았다. 즉 미사일을 고각발사해 사거리를 줄였다. 북한은 작년 6월22일 ‘무수단’ 발사에서도 사거리 400km에 정점고도 1400여km를 기록하면서 사거리를 줄였다. 만약 일반적인 각도로 발사한다면 북극성 2호는 최대 2500km까지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 2호는 기존의 SLBM과 마찬가지로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액체연료 미사일의 경우에는 발사 시 화염이 뚜렷이 보이는 촛불 모양인 반면, 고체연료는 화염에 연기가 더해져 삼각형 모양을 띠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하면 북극성 2호는 뚜렷하게 고체연료 미사일의 특성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빠른 발사가 가능하다. 즉 액체연료 미사일의 경우 발사 전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므로 준비시간이 필요하고 번거롭다. 준비 과정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수 있다. 고체연료는 연료 주입이 필요 없이 오랜 보존이 가능하고, 특별한 준비절차 없이 곧바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고체연료 미사일은 우리 군의 킬 체인 작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킬 체인과 KAMD 모두 무력화 시도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ICBM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들을 모두 검증했음을 과시했다. 즉 이번 발사가 ICBM 개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뜻도 된다. 북한이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힌 내용 중 눈에 거슬리는 기술은 ‘요격 회피 기동 특성’이다. 북극성 2호는 2단 미사일이다. 2단 미사일은 상승하다 일정 고도 이상이 되면 1단 추진체를 분리한 후, 2단으로 중간비행을 한다. 이후 재돌입 즉 종말낙하가 이뤄진다. 그런데 북극성 2호는 2단의 비행에서 추진해 회피기동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소위 얘기하는 편심탄도비행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편심탄도비행은 하강하는 체하다가 다시 직진하는 등의 변칙기동을 해 요격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이다. 즉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또한 북극성 2호는 독특한 발사 방식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미사일이 외부에 드러난 상태에서 지지대만 수직으로 세워서 발사했다면, 이번에는 거대한 발사관 속에 미사일을 넣어서 쐈다. 발사관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잠수함용 발사체계를 그대로 지상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잠수함에서 쏠 때는 물속에서 점화를 못한다. 따라서 발사관 속의 미사일을 가스압으로 냉각발사해 물 위로 올린 뒤에 점화시킨다. 이 시스템을 지상으로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커다란 발사관이 필요하게 되었다. 만약 북한이 ICBM을 발사하게 되면 발사관의 길이를 늘리면 그만이다.

 

발사차량도 독특했다. 여태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차량은 바퀴를 장착한 화물트럭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궤도차량, 즉 탱크의 몸통 위에 미사일 발사관을 얹었다. 기존의 차륜형(바퀴식) 발사대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는 고속도로가 아니면 자유롭게 활용할 수가 없다. 눈이 심하게 쌓여도 기동이 제한된다. 궤도형 발사대는 비포장도로는 물론 험난한 지형에서는 물론 악천후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평북이나 양강도·자강도 등 눈 덮인 산악지형에서 발사하기에 적절하다. 또한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 운용할 수 있어 한·미 정찰자산을 최대한 회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실 북극성 2호까지 오면서 북한이 보여준 미사일 기술이 최첨단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70~80년대 러시아가 활용하던 미사일 기술에 가깝다. 그러나 구형 기술이라도 지금도 충분히 치명적이며, 이런 기술이 쌓여서 신기술이 되는 것이다. 북극성 2호가 바로 기존에 자신들이 이뤄놓은 기술적 성과를 가지고, 다양한 부품과 기술 요소들을 조합해 원하는 미사일 형태를 만들어낸 대표적 케이스다. 그리고 북극성 2호는 결국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얘기한 ICBM을 완성하기 위한 또 다른 큰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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