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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해도 해도 너무한 GS家 3·4세 일감 몰아주기

GS그룹 오너 일가 대주주인 옥산유통 배당 꾸준히 증가…GS아이티엠 내부거래도 늘어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7.02.17(Fri) 10:10:49 | 14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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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유통업체인 옥산유통은 GS그룹 3·4세들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05년 GS그룹 계열사에 편입됐다. 미국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로부터 독점으로 담배를 수입해 GS리테일 산하 편의점 GS25 등에 판매하고 있다.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123억원과 53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3.3%, 영업이익은 8.2%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은 35%에 이른다. 자산 역시 1400억원대로 그룹에 편입된 2005년과 비교해 7배가량 증가했다. 옥산유통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배당으로 소진했다. 2015년 배당금 총액은 40억원. 1주당 배당률은 400%로, 전년 30억원과 300%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배당성향 역시 92.58%에 달했다. 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40억원을 배당했다는 얘기다.

 

© 시사저널 이종현·사진공동취재단


최근 3년간 옥산유통 내부거래율 31.83%

 

GS그룹 3세와 4세들이 이 회사의 대주주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5년 초까지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20.06%)였다. 허서홍씨는 2015년 2월 보유 지분 모두를 아버지 허 회장에게 넘겼다. 현재는 허 회장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나머지 지분은 4세들이 보유하고 있다. 허광수 회장의 둘째 형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GS글로벌 대표와 큰형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전무가 각각 19.94%와 7.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51%에 달한다.

 

덕분에 이 회사는 계열사 지원을 등에 업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계열사 의존도는 해마다 증가했다. 이 회사가 2016년 5월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계열회사 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에 따르면, 계열사 의존도는 2015년 32.19%에 이르고 있다. 전체 매출 7123억원 중 2293억원을 GS리테일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2013년 31.25%→ 2014년 32.06%→ 2015년 32.19%로 해마다 내부거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형제 기업과의 교차거래 등을 통해 내부거래를 줄이고 있는 최근 재계의 추세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2013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표했다. 오너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상장 계열사(비상장사 20%) 가운데 내부거래액이 200억원 또는 연매출의 12% 이상이면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었다. 재계는 비상이 걸렸다.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 내부거래 줄이기에 나섰다.

 

GS그룹은 반대였다. GS리테일이나 옥산유통은 공정위가 규제하는 내부거래 기업에 해당된다. 내부거래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과징금이 부과됨에도 오너 일가에게 넘어가는 일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GS리테일이 여러 차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것도 이 때문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GS리테일은 2010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지 1년 만에 또다시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후 3년 만인 2014년 또다시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거액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 측은 “옥산유통이 담배를 납품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옥산유통은 현재 GS25뿐 아니라 다른 편의점에도 담배를 납품하고 있다”며 “GS25에만 담배를 납품하지 말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옥산유통의 대주주가 오너 일가인 점에 대해서도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하기 전까지 오너 일가들의 개인 회사였다. 이듬해 GS그룹이 출범하면서 계열사로 편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GS그룹에서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오너 회사는 옥산유통뿐만이 아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GS아이티엠(GS ITM)도 2006년 GS그룹에 편입되면서 급성장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 역시 허서홍씨(22.7%)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선홍씨(12.7%),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전무(7.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합하면 51%에 이른다.

 


공정위 “매출 급성장한 SI업체 실태 조사”

 

오너 일가 회사이기 때문에 이 회사 역시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했다. 한때 계열사 의존도가 90%를 웃돌기도 했다. 최근 들어 내부거래가 50% 전후로 감소했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GS홈쇼핑과 GS칼텍스·지에스리테일·GS건설·GS에너지 등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 회사의 매출이 최근 감소하고 있음에도 내부거래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5년 GS아이티엠은 2082억6000만원의 매출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17.3%와 41.87%나 감소했다. 하지만 계열사와의 거래는 48.6%로 전년(47.61%)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40% 이상 감소했음에도 배당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

 

GS그룹 측은 “계열사의 전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보안상 다른 곳에 맡기기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회사의 필요성에 의해 설립된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행법상 회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것은 맞지만 보안성과 효율성, 긴급성 등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에 SI업체는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다. 회사의 필요성에 의해 설립했다면 법인이 지분을 투자해야 한다.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향후 성장이 보장돼 있는 회사에 오너 일가가 지분을 투자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오너라는 이유로 ‘알짜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배당뿐 아니라 지분 가치 상승으로 별도의 수익을 챙기기 때문이다.

 

공정위도 최근 ‘규제 사각지대’였던 재벌 계열 SI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보안을 이유로 계열사 일감을 독차지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SI업체들이 계열사의 일감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매출이 급성장한 SI업체들을 중심으로 공정위가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경련이 정경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허창수 회장(오른쪽)이 곤욕을 치렀다. © 연합뉴스


GS그룹 오너 일가가 지주회사 지분 매입 나선 이유

 

GS그룹과 관련한 이슈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오너 일가 3·4세들이 경쟁적으로 지주회사인 ㈜GS의 지분 매입이나 매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허창수 GS그룹 회장에서 그의 사촌동생인 허용수 GS EPS 대표로 바뀌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GS그룹의 승계 시나리오가 가동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됐다. 이후 12년여 동안 허창수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왔다. 지분 구조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오너 일가가 지주회사의 지분을 고루 보유했지만, 최대주주는 허창수 회장이 유지해 왔다.

 

2015년 초 이상 징후가 나왔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가 GS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GS그룹 4세들의 지분 매입 경쟁이 지난해 말 본격화됐다. 2세대인 허완구 승산 회장과 3세대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등이 10월말부터 주식을 장내 매도하거나 증여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허완구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말까지 140만여 주를 내다 팔았다.

 

이들이 증여하거나 매도한 지분을 3·4세들이 이어받았다. 우선 주목되는 인사가 허완구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허용수 GS EPS 대표와 허인영 승산 대표다. 허용수 대표는 지난해 말 지주회사 지분 42만여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지분율이 5.16%로 높아지면서 허창수 회장(4.75%)을 제치고 개인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그의 여동생 인영씨의 지분(1.62%)까지 합하면 7%에 육박한다. 그룹 회장인 허창수 회장과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보유한 지분(5.14%)을 모두 합해도 허 대표 한 명의 지분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GS그룹 측은 “허완구 회장이 최근 타계하면서 보유 지분을 증여했거나 매도했다. 이 지분을 장남 허용수 대표 등이 물려받으며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나머지 형제들이 지분을 사고판 이유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GS그룹의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포스트 허창수’에 대한 갖가지 관측이 나왔다.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 허용수 대표다. 최근 허 대표가 허창수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등극하면서 여전히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LG·SK·한화 등 주요 그룹은 후계자 1명이 그룹을 물려받아 경영해 왔다. 하지만 GS그룹은 오너 일가끼리 논의하는 ‘선단(船團) 경영’을 표방한다”며 “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뀌었을 때는 오너 일가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허창수 회장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입지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의 중심에 허 회장이 이끄는 전경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정부와 재벌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체 위기에 빠졌다. 허 회장은 지난해 12월말 전경련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임기가 끝나는 2월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함께 동반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회원사 15곳은 최근 전경련 탈퇴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 후속 조치 차원에서 GS그룹 내부에서도 승계 논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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