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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가성비’만 따진 자유여행이 부른 참사

‘대만 택시 성추행 사건’ 현지인 주는 음료수 덜컥 마신 것도 문제

타이페이(대만)=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press.com | 승인 2017.02.16(목) 1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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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대만에서 택시기사가 관광 온 한국인 여성을 타깃으로 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대만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해당 업체는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보면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범행이었다. 한국인 피해자 A씨는 1월11일 친구 2명과 대만으로 여행을 떠났고, 카카오톡으로 ‘제리택시’를 불렀다. 택시를 타고 여행을 즐기던 A씨 일행은 대만 택시기사 J씨가 준 요구르트를 마시고 잠이 들었다. 피해 여성들은 택시기사가 과일과 버블티 등을 서비스로 주는 줄 알고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J씨는 수면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한국인 여성들에게 제공했다. 

사건이 불거지고 대만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자 제리택시는 “사건이 발생한 뒤 회사를 해산,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관광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버젓이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모가 밝혀지고 난 뒤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외교부는 1월25일, 대만 택시 성폭행 사건과 비슷한 피해 사례가 7건(피해자 8명)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피해자 8명은 공통적으로 운전기사가 준 요구르트 또는 커피를 마신 뒤 차내에서 정신을 잃었고 나중에 깬 뒤 두통이 있었으며, 비틀거린 채 호텔로 들어왔다. 현재 외교부는 주한 타이페이대표부를 통해 대만 정부에 철저한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 시사저널 송창섭


외관 개조한 불법택시 한국인 상대 호객 행위

 

이런 가운데 경기 침체로 씀씀이가 예전 같지 않다 보니, 국내 관광객들이 소위 ‘가성비’ 높은 해외여행만을 추구하면서 불상사가 생겨났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피해자들이 이용한 서비스는 대만에서는 불법인 택시관광이다. 쉽게 말해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업체다. 이 가운데는 외관만 택시로 개조한 개인 차량도 상당하다. 대만 현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관광업을 하는 쭝징만씨는 “제리택시와 같은 무허가 업체들은 한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영업하고 있는데, 일부는 외관마저 택시로 돼 있어 관광객들은 불법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대만 택시관광은 대만 자유여행을 다녀온 블로거들을 통해 소개되면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여행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 가면 제리투어 등 대만 대만 택시관광의 장점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지난해 대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수는 88만명이다. 중국·일본·홍콩에 이어 네 번째로 많으며, 대부분이 자유여행이다. 한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대다수가 패키지여행이며 일본은 자유여행으로 오더라도 현지에서 검증된 여행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과 달리 한국 자유여행객들은 무조건 값싼 서비스만 찾는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과 홍콩 여행객들은 현지인과 언어 소통이 가능해 이런 문제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스펀·저우펀 등 관광지마다 불법 택시 기승

 

이번에 문제가 된 제리투어가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한 관광지 스펀·저우펀은 얼마 전 국내의 한 케이블TV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곳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대중교통편이 열악하다. 타이페이 등 대도시에서 현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기차·버스를 여러 차례 갈아타야 하다 보니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택시관광이 생겨났다.

 

현지인이 주는 음료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 마시는 등 일부 여행객들의 처사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처음 만난 사람이 건넨 음료수를 마시는 게 위험한 법인데, 해외여행은 그보다 10~20배는 더하다”면서 “일부 관광객들이 타이페이 등 대도시의 야간 유흥업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찾아가는 걸 보면서 대만 사람들은 ‘언제가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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