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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단독] 황교안, 대선 출마 카드 만지작거리나

국무총리실 관계자들, 1월초 황 총리에 대한 외부 평판 수집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7.02.13(Mon) 15:51:57 | 14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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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보면서 황교안 총리가 느낀 점이 좀 있었을 것이다. 아마 고민이 더 깊어지지 않았을까.”

최근 기자와 만난 새누리당 관계자의 말이다. 반기문 전 총장이 대권 레이스 중간에 하차하면서, 이제 보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총리)에게 쏠렸다. 반 전 총장에게 쏠렸던 보수진영의 표를 황 총리가 흡수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졌고, 이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황 총리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보수층의 지지를 업으며 단숨에 대선후보 중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2위권에 올라섰다. 이제 관건은 타이밍이다. 아직까지 황 총리가 대권 도전을 선언할지 불투명한 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불확실성까지 겹친 상황이다. 과연 황 총리는 ‘대권 도전’ 카드를 내밀 수 있을까.

 

 

대선 출마 물음에 “적당한 때 있을 것”

 

“한 달 전쯤인 1월초였을 거다. 당시 총리실 관계자들 몇몇이 황 총리에 대한 외부 평판을 알아보고 다녔다.”

총리실 사정에 밝은 인사가 최근 기자에게 한 말이다. 황 총리는 탄핵 정국 이후 현재까지 자신의 대권 도전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다. 2016년 봄에 총리실 산하 민정민원비서관실 직원들과 식사를 하던 중 한 직원이 “총리님께서 봉황이 그려진 자리에서 일하시게 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때도 저희가 지금처럼 가까이에서 보필할 수 있기를 앙망합니다”라고 말하자 황 총리가 “사람 앞날 알 수가 없는 것이지요”라고 답한 일화도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권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월7일 황 총리가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공개석상에서도 황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태도로 일관했다. 2월2일 국회를 방문한 황 총리에게 기자들이 따라가며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황 총리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미소만 보였다. 국회 본관 계단을 내려가던 중 한 기자로부터 “대선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계단 조심하시라”고 답했으며, 본관 출입문 앞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묻자 “문 조심하시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황 총리의 “문 조심하시라”는 답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2월7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다시 대선 출마 계획을 묻자 “적당한 때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황 총리의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JTBC 《썰전》에 출연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현재 황 총리가 여론조사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는 본인이 대선에 출마할 뜻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야당의 한 의원 역시 “예전부터 대선에 대한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가 언제냐가 문제일 뿐, 출마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교안 주변서 ‘출마 말라’ 충언도”

 

황 총리의 지지율은 확실한 상승세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여론조사에서 황 총리의 지지율은 명백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황 총리는 반 전 총장의 대권 불출마 선언 전인 1월 3주차 4.6%, 4주차 6.6%의 지지를 받았으나, 2월1일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후인 2월 1주차 조사에서 12.4%로 급등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꾸준히 15~16% 사이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율과 비슷한 상황이다.

 

황 총리 주변에서는 지지율이 20%를 넘길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20%를 넘길 경우 보수 세력의 반응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20%를 넘는다면 황 총리가 입장을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황 총리 주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내부에서 ‘출마하지 마시라’고 충언(忠言)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1월24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보급품에 관해 설명을 듣다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건빵을 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 총리가 20%의 지지를 얻는다면 ‘보수 후보’로서의 면모는 충분히 갖추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황 총리는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정치권과 촛불민심이 지적하는 ‘부역자’에 포함되는 인사다. 한 야당 관계자는 “황 총리는 현 정권에서 최고위직 공무원으로 출세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다음 정권을 이어 간다는 것을 민심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이 파탄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월3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총리는 탄핵된 정권의 2인자에 불과하다. 정말 깨알만큼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자중자애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후보가 된다 해도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넘어설 수 있느냐는 점이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2월 둘째 주 주간 정례 차기 대선 주자 조사 결과, 문 전 대표는 황 총리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3자 구도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황 총리는 24%에 그쳤다. 민주당 후보가 안희정 충남지사로 바뀌더라도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안 지사는 3자 구도에서 49.7%의 지지를 얻으며 황 총리(23.2%)를 2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결국 누구와 붙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로운 권한대행을 뽑아야 한다는 부담감, 현실정치를 한 적이 없다는 점, 출마하더라도 승리가 힘들다는 점이 황 총리에게는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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