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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양욱의 안보브리핑] 이어도 하늘 둘러싼 韓中日 삼국지

中, 일방적으로 이어도 영공 방공식별구역으로 지정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08(Wed) 17:22:56 | 14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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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측은 KADIZ 10마일 지점에 접근했다. 귀측은 카디즈 통과를 허락받지 않았다. 즉시 벗어나라. 불응 시 요격될 것이다.”

위의 내용은 우리 상공에 침범한 정체불명의 전투기에 대해 우리 군이 전달한 교신 중 일부다. 1월9일 이어도 인근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내에 정체를 밝히지 않은 항공기가 나타나자, 우리 공군은 긴급 발진해 이에 대응했다. 현장에 도착해 확인한 결과, 이들은 중국군 소속의 항공기들이었다. 중국군 항공기들의 KADIZ 진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무려 10여 대의 항공기들이 날아들었는데, 그중에 6대는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인 H-6M이었다. 한마디로 중국이 핵폭격기를 몰고 우리 방공식별구역으로 밀고 들어왔다는 말이다. 비록 KADIZ의 끝자락만 스쳐 지나갔지만 가볍게만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중국 항공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우리 공군은 침착하게 식별요격을 했다. 여기서 요격이란 적 기체에 미사일이나 기관총을 쏴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 출동해 우리 영공 쪽으로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방공식별구역을 벗어날 때까지 감시하는 것이다. 혹시나 중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으로 기수를 돌려 진입하면서 적대적 행위를 했다면, 당연히 우리 공군 전투기는 이를 격추했을 것이다.

 

2016년 11월8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한ㆍ미ㆍ영 공군 연합 ‘무적의 방패 훈련’에서 우리 공군 F-15K, KF-16 전투기와 미 공군 F-16, 영국 공군 타이푼 전투기가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 공군 F-16, 우리 공군 F-15K, 영국 공군 타이푼 © 연합뉴스·시사저널 미술팀


전 세계 28개국 방공식별구역 설정

 

도대체 방공식별구역이 무엇이기에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가게 되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공’이란 개념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영공은 대한민국 영토와 영토로부터 12해리 떨어진 영해 위의 하늘을 말한다. 영토와 영해처럼 외부의 침략이 절대로 허락되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반면 방공식별구역(ADIZ·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이란 바로 이러한 영공을 지키기 위해서 영공 외곽 쪽에 설정하는 공중 구역을 말한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기에 우리에게 이곳의 비행을 금지시킬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방공식별구역을 가진 나라는 28개국에 불과하며 국제법상에 딱히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정해 놓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면 이 구역을 비행하고 있는 항공기에 대해서 퇴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미리 국제사회에 선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네 나라의 주권적 행위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통보를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해당 국가에 통보를 하지 않고 군용기를 다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으로 보내는 것은 상대국을 주권국가로서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다시 1월9일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중국은 우리나라의 방공식별구역을 존중하지 않은 셈이다. 중국은 왜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을 존중하지 않았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3년의 상황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일본과 센카쿠(尖閣) 열도를 놓고 엄청난 기싸움을 벌이던 중국은 2013년 11월23일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했다. 센카쿠 열도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CADIZ에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포함되는 이어도까지 포함시켜 버렸다.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문제는 정작 우리의 KADIZ에는 이어도가 포함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KADIZ가 처음 설정되던 1951년 당시 이어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영해인 마라도 12해리 앞까지도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처음에는 중국과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으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자 과감하게 이어도와 나머지 영해까지 모두 포함하도록 KADIZ를 확장한 것이다. 다만 대화에 응했던 미국 및 일본과는 상의를 했고, 대화를 거부한 중국에는 일방적 통보만을 했다. 결국 CADIZ 확장과 이에 대항한 KADIZ 확장, 여기에다 기존에 설정되어 있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까지 겹치면서 이어도 인근지역은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민감한 지역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이어도, F-15K 배치된 대구서 520㎞ 떨어져

 

© 양욱 연구위원 제공

ADIZ가 중첩되면 서로 공중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일본과 1995년부터 연례 방공실무회의를 실시해 오고 있다. 작년까지 협의한 것만도 무려 26회로, 한·일 간은 중첩지역에 항공기가 진입하게 되면 서로 통보해 주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도 방공실무회의를 제안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번의 회의를 실시했다. 그런데 2013년 11월에 회의를 마친 이후 중국은 돌연 CADIZ를 확장하며 우리의 뒤통수를 때렸다. 이후 중국은 제멋대로 KADIZ를 드나드는데, 작년 한 해만 해도 무려 59차례나 KADIZ를 무시하고 통보 없이 침입했다.

 

이어도 남방을 우리 방공식별구역이라고 주장하려면 여기서 실질적으로 공군력이 기능할 수 있어야만 한다. 중국이 들어올 때마다 괴롭혀서 나중에는 결국 스스로 통보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 대한민국 공군은 모두 400여 대의 전투기(그중 절반이 현대화된 4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봐도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다. 그러나 중국이 아닌 북한이 우리의 주적임을 감안하면, 공군이 가진 자산의 대부분은 북한의 감시와 견제를 위해 사용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어도는 제주도에서야 150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한반도 본토에서는 270km 떨어져 있다. 실제 요격에 나설 F-15K 전투기가 있는 대구 기지에서 계산하면 무려 520km나 떨어져 있다. 막상 출격하고 나면 전투기에 충분한 연료가 있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 탐지도 문제다. 제대로 된 탐지를 하려면 조기경보기를 띄워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E-737 피스아이는 현재 4대에 불과하다. 북한만을 감시하기에도 버거운 숫자라는 말이다. 결국 추가 구매가 필요한데 예산문제로 장기 도입사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어도를 포함한 내 나라 영공과 방공식별구역을 제대로 지켜내려면 제주에 전략공군기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강정해군기지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진통을 겪은 군에서는 이런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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