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 내디딘 바른정당, 대선까지 순항할까
  • 구민주 기자·신수용 인턴기자 (mjooo@sisapress.com)
  • 승인 2017.01.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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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28일 만에 열린 창당대회…‘정병국호’ 출범

‘사죄’로 시작해 ‘약속’으로 끝난 행사였다. 1월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소속 의원들이 무대에 올라 현 시국과 관련해 사죄의 큰절을 올리며 시작됐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이름으로 대통령 헌법위반과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었다.

 

이날 창당대회는 2016년 12월27일 새누리당과 분당한 지 28일 만에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계 의원 30명으로 시작한 바른정당은 1월23일 박순자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합류하면서 총 31명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탈당해 나온 새누리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며 ‘건강한 보수’, '새로운 보수‘를 강조해왔다. 

 

1월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대회. ⓒ 시사저널 박은숙

이날 당대표로 선출된 정병국 바른정당 초대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새누리당이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라는 보수의 기본 가치를 배신했다”면서 ‘가짜보수’라고 지칭했다. 정 신임대표의 말이 끝날 때마다 실내를 가득 채운 수천 명의 당원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재경, 홍문표, 이혜훈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로서의 출발을 피력했다.

 

그러나 창당을 주도한 한 관계자는 “지금은 날을 세워도 결국 보수세력은 결집할 것”이라며 “강성 친박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새누리당 세력과는 정권재창출을 위해 서서히 손을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 추이는 이후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하면 곧 뒤집어질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라고 자신했다. 

 

이날 전당대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영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알려진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20대부터 새누리당 당원으로 활동하다 바른정당 당원으로 당적을 옮긴 김아무개씨(33)는 “반 전 총장 영입 기대가 매우 높다”면서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바른정당 의원 보좌관은 “반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영입하는 게 당 차원에서는 아무래도 안전할 것”이라며 “들어오더라도 기존 우리 후보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와 투명하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각 시도당 위원장들이 나와 바른정당 로고가 새겨진 하늘색 당기를 전달받는 퍼포먼스로 1부를 마친 뒤, 곧바로 유승민 의원, 남경필 지사 순으로 비전을 발표하는 2부가 시작됐다. 1부와 달리 중간에 자리를 뜬 당원들로 곳곳에 빈자리가 드러났다. 

 

유 의원은 “헌법을 잘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경제·안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겠다”는 포부를 함께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남경필 경기지사는 “가수 조용필처럼 주인공은 늘 마지막에 나온다”면서 “다음 대통령은 정치·경제·안보에서 세계적 강호를 이길 수 있는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각각 1월25일과 26일, 바른정당 당사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날 닻을 올린 바른정당은 곧장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할 계획이다. 당장 반 전 총장 영입 여부와 탈당 후 지지부진한 세 확장 문제 등이 눈앞의 과제로 꼽힌다. 정 신임 대표는 창당대회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반 전 총장과 통화했지만 직접적인 권유는 하지 않았고 빠른 결정만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이미 바른정당 창당 전후로 새누리당 집단 탈당이 있을 거라는 예고가 나온 상황에서 반 전 총장 영입 여부에 따라 탈당 분위기는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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