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의 출정식 장소가 특별한 까닭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7.01.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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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공장에서, 안희정은 소극장에서…대선 출마 선언 장소 의미 각자 달라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 대선 잠룡들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1월22일 대선 행보를 본격적으로 밝힌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23일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5일 바른정당 당사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출정식을 열 계획이다. 

언제 출정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하는지도 후보들에게는 의미가 깊다. 대권주자들의 ‘출정 장소’를 살펴봐야 할 이유다. 지금까지의 대선출정식이 많은 인원과 다양한 연령대가 찾을 수 있는 공간에서 열렸다면, 이제는 대권 주자별로 자신의 특색이나 대권 목표를 보여줄 수 있는 곳들이 낙점됐다. 소규모 공간에서의 대선행보라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더 크게 확산됐다.

안희정 충청북도지사가 1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19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고른 곳은 서울 대학로 소극장이었다. 안 지사는 소극장 굿시어터에서 22일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출마선언’이라는 행사를 열고 시민들과 5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젊은 층이 주로 찾는 대학로 소극장을 장소로 낙점하면서 딱딱한 출마 기자회견이 아닌, 젊은 층과 소통하며 자신의 ‘젊은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행사를 가졌다. 이 날 안 지사는 폴라티에 가벼운 정장 차림으로 행사에 참여하며 좀 더 가벼운 모습으로 출정식에 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을 출정식 장소로 결정했다. 이곳은 이 시장이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공장 노동자 생활을 2년 간 했던 곳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사업장 내 폭력, 산업 재해를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자가 살만한, 존중 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이곳을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노동권 보장과 재벌체제 해체 등으로 정책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왔다.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공장’을 선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월23일 오전 경기 성남시 오리엔트 공장에서 19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선 출정식 장소로 바른정당 당사를 지목했다. 남 지사의 젊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을 장소로 점찍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당사에서 바른정당의 창당 의미와 지향점을 부각하며 경선에 참여하는 의지를 보여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남 지사와 같은 날 출정식을 갖기로 했던 유승민 의원은 출정식을 하루 연기해 26일에 열 예정이다. 유 의원은 국회 헌정기념관을 출정식 장소로 택했다. “민주공화국과 헌법정신을 제1가치로 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공식적인 ‘대선출정식’ 대신 다른 행사를 통해 대권 출마 의지를 피력한 대선주자들도 눈에 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추진해 온 정치결사체 ‘국민주권회의’ 출범식에서 출사표를 냈다.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맡은 손 전 대표는 발기인과 지지자 등 60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대권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 기념회를 통해 시민들과 정책을 공유하며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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