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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반기문 떠난 유엔, 트럼프와 잘 지낼까?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12.28(Wed) 17: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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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임기 종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2007년 1월1일 첫 임기를 시작한 지 딱 10년 만이다. 하지만 떠나는 뒷모습이 영 개운치 못하다. 시리아 내전, 난민 문제, 기후변화 등에 더해 커다란 숙제 하나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이다. 

 

반 총장의 유엔과 트럼프 당선인 측의 껄끄러운 관계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이 반 총장과 약속했던 일대일 면담을 결국 ‘철회’하면서 가시화됐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12월24일 “트럼프 당선인이 반 총장과의 면담 약속을 철회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포린폴리시》는 3명의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반 총장을 무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둘의 만남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공론이다. 

 

© EPA연합


트럼프 측에서 반 총장과의 면담을 ‘까면서’ 반 총장의 ‘아름다운’ 퇴임에도 약간의 상처가 났다. 유엔과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첫 단추가 삐끗한 셈으로, 향후 트럼프 정부에서 유엔과 미국과의 관계가 전과 같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첫 전조이기도 하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는 국제관계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미국은 유엔의 최대 후원자이다. 유엔 전체 예산의 약22%와 평화유지 활동 예산의 약28%가 미국에서 나온다.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엔의 각종 후원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미국의 지분은 상당하다. 유엔의 빈곤 퇴치와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은 미국의 적극적인 원조 없이 불가능하다. 반기문 총장은 오바마 정부와 ‘프로페셔널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개인적인 친분은 약하지만 기후 변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했다는 평이다. 

 

 

트럼프 “유엔이 우리한테 해주는게 뭐냐”

 

전통적으로 미국의 공화당은 민주당에 비해 유엔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트럼프는 누구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유엔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려는 트럼프의 구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하기도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유엔에 대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 내왔다. 지난 3월엔 “우리가 유엔에서 얻은 게 뭐가 있나. 그들은 우리를 존중하지 않으며,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린 그들에게 불합리할 정도로 지원을 한다”며 유엔에 대한 거부감을 고스란히 드러낸 바 있다. 대통령 후보 출마 선언 당시에도 “우리를 싫어하는 나라에 원조를 그만두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도 이 같은 기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월2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미국의 기권 속에 채택하자 즉각 “1월20일 이후 유엔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1월20일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일자다.

 

불과 사흘 후엔 ‘유엔은 모여서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클럽’이란 트윗을 올려 유엔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엔은 훨씬 큰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나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클럽에 불과하다. 통탄할 일!”이란 글을 올렸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 © EPA연합


앞으로 유엔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일단 유엔도 새로운 수장을 맞아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간 유엔을 이끌던 반 총장이 떠나고 포르투갈 총리 출신의 안토니오 구테헤스(António Guterres)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향후 유엔과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구테헤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테헤스는 10년간 유엔난민기구를 이끌어온 ‘난민 전문가’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에서 수차례 위기 상황을 해결해내며 그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그가 포르투갈 사회당 대표로 총리까지 지낸 인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와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한다. 다른 전망도 나온다. 구테헤스가 비용측면에서 효율을 중시하고 실용주의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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