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올해의 인물-최악] “박근혜 대통령에게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 박혁진 기자 (phj@sisapress.com)
  • 승인 2016.12.20 17:35
  • 호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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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인물, 박근혜 최초의 4% 지지율 대통령

민주주의와 헌법이 정치권력에 의해 유린될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박근혜 정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비선에 의해 대통령이 휘둘리면서 정경유착은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은 맘에 들지 않는 기업 총수를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아랫사람을 통해 겁박했다. 비선실세로 불리는 사람의 자녀는 특혜를 받아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한민국의 많은 중·고등학생과 취업준비생에게 박탈감을 안겨줬다. 300명이 넘는 학생과 시민들이 물에 잠겨갈 때 대통령은 관저에서 머리 손질을 받고 있었다. 이 모든 일들이 박근혜 대통령 집권하에서 벌어진 행태다. 박 대통령이 최악의 인물로 꼽힌 이유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지만 앞서 열거한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

 

국민 대부분이 대통령에 대해 깊이 실망하고 있을 때, 대통령은 미리 녹화한 첫 번째 담화문을 통해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부인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라는 대통령의 담화를 들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실소로 이어진 이 발언은 2016년 최고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최악의 정치인은 최고의 국민성을 이끌어내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어냈다. 연인원 100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분노한 촛불 민심에 놀란 국회는 234표라는 압도적 찬성표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 시사저널 박정훈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 국민들 실소

 

박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가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한 개인의 일탈로 규정짓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한 일이 선의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수사를 받겠다고 스스로 한 발언도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거부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퇴진 여부까지 국회로 공을 떠넘겨 정쟁을 유도했다.

 

이제 박 대통령이 기대를 걸 것은 헌법재판소의 판단뿐이다. 헌재는 12월16일 박 대통령으로부터 탄핵심판과 관련한 답변서를 제출받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헌재의 탄핵심판 기한이 최장 6개월이지만,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대통령의 헌법 위배 여부에 대한 검찰수사가 이미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점에서 헌재 심리가 최대 3개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찬반이 갈리지만, 대체적으로 인용 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헌재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그 즉시 대통령으로서 누리는 형사상 불소추 특권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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