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올해의 인물-연예] 박근혜 정부에 찍힌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예인'
  • 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6.12.20 17:10
  • 호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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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정우성·백윤식·김혜수·하지원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 포함된 연예인들 100명 이상 달해

시사저널은 매년 송년호를 제작하면서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왔다. 각 분야별로 한 명씩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연예 부문 ‘올해의 인물’은 한 명이 아니다. 무려 100명 이상에 달한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연예인들이 ‘올해의 연예 인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2014년 중순부터 이듬해인 2015년 초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명단에는 모두 9473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명단은 현 정부에 비협조적인 문화계 인사들의 정부 지원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박탈하기 위해 작성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들. 왼쪽부터 정우성, 송강호, 김혜수 © 시사저널 포토·tvN 제공

세월호 아픔 나눴다고 블랙리스트 올려

 

이들 연예인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을 받는 이들이 있다. 송강호·정우성·백윤식·김혜수·하지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이유는 비교적 명백하다. 세부 항목인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세월호 시국 선언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가운데 하나라도 참여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들이 모두 대형 스타라는 점도 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가 불편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 주된 까닭이다.

 

먼저 송강호는 ‘세월호 특별법 정부 시행령안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을 해 명단에 이름이 적혔다. 그러나 세간에선 그가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역을 맡은 것과 연관 짓는 시선도 있다. 실제 송강호는 《변호인》 출연 이후 차기작 섭외가 들어오지 않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우성도 송강호와 비슷한 경우다.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것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변호인》에 투자자로 나선 것이 박근혜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우성은 앞서 《변호인》 출연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출연은 불발됐다. 적절한 배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신 투자자로 영화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백윤식도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다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백윤식은 이 영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역을 맡은 바 있다.

 

김혜수도 송강호와 더불어 ‘세월호 특별법 정부 시행령안 폐기 촉구 선언’에 동참했다. 특히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곁에서 함께하지 못해 너무 미안합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마음을 보탭니다’라는 피켓을 들었고, 2014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송편을 대량으로 보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역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하지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차움병원에서 진료받을 당시 사용한 가명이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하지원의 배역인 ‘길라임’이었다는 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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