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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뇌물죄’ 적용의 핵심 국민연금 ‘3천억 손해’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록 분석, “합병 시너지 효과로 손해 상쇄 가능” 주장 받아들여져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press.com | 승인 2016.11.29(Tue) 16:30:27 | 14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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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했던 국민연금공단을 검찰이 11월23일 압수수색하면서 당시 국민연금의 판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압수수색은 공단 출범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엄청난 사건이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두 회사 간 합병으로 재무적 손실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를 던졌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현재 양사 합병에 정권 차원의 외압은 없었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이는 사실상 검찰이 주력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적용에 핵심 사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낳고 있다.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이 조사를 받기 위해 11월2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합병 시너지 효과’ 부정적 견해도 표출돼

 

지난해 7월10일 열린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당시 직책 기준)을 포함, 총 12명이 참석했다. 유현숙 준법감시인 등 11명은 배석자 자격으로 회의에 들어왔다. 당초 기금운용본부는 회의에서 과반수인 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의결권 행사안건을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넘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들 중 8명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안에 찬성하면서 회의는 마무리됐다.

 

당시 회의에서도 가장 큰 쟁점은 안건으로 올라온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1:0.35)이 적정하냐는 것이었다. 당시 기금운용본부 리서치팀은 적정 합병비율을 1:0.46이라고 봤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이 제시한 적정 합병비율은 1:0.43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EV/EBITDA(기업가치/세전영업이익)는 어느 수준인지? 합병비율은 정당한지?

 

채준규 리서치팀장 우리가 산출한 양사의 적정 가치에 기초해 합병비율을 구해 보면 1:0.46이며, 따라서 합병비율에 있어서는 삼성물산이 다소 불리하다고 볼 수 있음.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삼성 측 제시 비율과 소폭 차이가 있음.


채준규 리서치팀장 우리가 삼성물산만을 보유한 경우 합병비율은 반대사유에 해당되나, 우리는 제일모직도 많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삼성물산의 손실은 제일모직의 수익으로 상당 부분 상쇄됨. 양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한 경우에는 합병비율만으로 찬반을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합병의 시너지 또한 함께 고려하여야 함.

 

(중략)


이경직 해외증권실장 CGS는 EV/EBITDA 기준으로 산출한 합병비율 1:0.43을 근거로 반대의견을 권고했는데, 1:0.35와 1:0.46이 큰 차이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지?


이윤표 운용전략실장 리서치팀의 의견은 양쪽의 가치가 상쇄되고,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본 것임. CGS는 삼성물산 입장에서만 본 것이기 때문에 반대를 권고한 것임. 오류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람.

양사 합병에 따른 시너지에 대해서도 다소 시각차가 있었다. 당시 삼성은 양사 간 합병으로 통합 법인이 삼성의 신수종(新樹種) 사업인 바이오 부문을 책임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일모직의 친환경기술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고도화된 건설기술이 결합하는 것도 통합 효과로 봤으며,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제일모직의 패션·식음사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참석자 중에는 삼성의 적극적인 설명과 달리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채준규 리서치팀장 합병비율이 1:0.35일 때 리서치 산정 1:0.46 기준 합병 이후의 지분율에서 차이가 약 0.44%포인트 발생함. 이를 상쇄하려면 시너지가 약 2조원 이상 발생해야 함. 이는 양사의 합병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6% 정도 증가하는 효과인데, 합병 발표 이후 양사의 시가총액은 9% 정도 상승하였음. 장기적으로 삼성물산의 건설부문과 제일모직의 사업부문이 합병으로 인해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추가적으로 10% 이상의 성장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음. 이 경우 시너지 효과는 2조원 이상이 가능함. 합병법인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로 인한 가치 또한 상당할 것으로 판단됨.

 

조인식 리스크관리센터장 합병 시너지에 대한 향후 전망을 근거로 미래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긍정적이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 특정하기 어렵거나 검증이 곤란함.

 

“미래 기준으로 주주가치 평가하는 게 맞나” 

 

결국 참석자들은 제일모직의 바이오 부문이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회의에서 이승진 전임운용역은 “증권사 지주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연결기준으로 산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제약 애널리스트에게 요청해 제일모직의 바이오 가치를 6조6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제일모직은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IPO(기업공개) 당시 바이오 평가 가이드라인은 없었는가”라는 이윤표 운용전략실장의 질문에서 채 리서치팀장은 “(인천) 송도 공장에 애널리스트들이 방문하지 않았고, 사업가치가 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석한 이승진 전임운용역도 “대우증권에서는 장부가를 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면서 “리서치에서 과거 이건희 회장의 승계 후 성장 스토리를 감안, 신수종 바이오 부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보고했다.

 

기금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등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 의견도 있었다. 조인식 리스크관리센터장은 “합병 발표 이후 국민연금의 제일모직 비중은 줄어들고 삼성물산 비중은 늘었다”며 “이는 삼성물산의 저평가를 인지하고 매매했다는 반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 센터장은 “주가를 기준으로 한 합병비율은 합법적인 결정인데, 미래를 기준으로 주주가치를 평가해도 기금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지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회의에서 기금운용본부는 첨부자료(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분석)에서 1:0.45로 합병할 경우 평가액을 2조5952억원이라고 봤으며, 삼성이 제시한 1:0.35로 합병할 경우 2조2799억원으로 봤다. 비율 감소에 따른 기금의 손실액이 3153억원 정도 난다. 일부 참석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등 대외기관들이 합병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준규 리서치팀장 ISS도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반대이며, 제일모직 입장에서는 찬성임.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ISS 의견은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반대, 제일모직 입장에서는 찬성임. 리서치팀은 동시 보유로 인한 상쇄와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 입장임.

 

한정수 주식운용실장 ISS가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반대, 제일모직 입장에서는 찬성인데, ‘별지’의 ‘IV. 이해관계자 의견’에서는 삼성물산의 입장에서만 제시된 의견처럼 보여 혼선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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