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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청와대 내 최순실의 전횡 밝혀줄 ‘키맨’

‘최순실 사돈’으로 밝혀진 김 前 행정관, 백화점 비정규직에서 하루아침에 청와대 5급 행정관으로 변신…총무구매팀 근무하며 사무용품 및 각종 식자재 구매 업무 담당

감명국·박혁진 기자 ㅣ kham@sisapress.com | 승인 2016.11.08(Tue) 06:21:52 | 14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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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1411호(11월1일자)는 “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했다” 기사를 보도했다(인터넷판 보도는 10월29일자). 그러나 시사저널의 추가 확인 결과, 의혹 당사자인 김○대씨가 현 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한 것은 맞으나, 실제 최씨의 아들이 아닌, 사돈으로 밝혀졌다. 이에 시사저널은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추가 기사 “‘최순실 아들’로 통했던 인물은 최순실 조카의 처남이었다”를 최초로 11월1일자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 시사저널 미술팀


 

헌정사상 유례없는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 실태가 국민들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최순실씨의 친인척 및 측근들의 실체가 한 명 한 명씩 날마다 불거지고 있다. 급기야는 사돈까지 등장했다. 시사저널은 지난 10월29일자로 “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했다” 기사를 보도했다. 청와대 안팎 관계자들의 증언과 당사자인 김○대 전 청와대 행정관(5급)과의 통화를 바탕으로 한 의혹 제기였다. 하지만 보도 직후 검찰에 출석한 최씨가 “아들이 없다”고 진술했다. 시사저널은 김 전 행정관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력을 총동원했다.

 

급기야 김 전 행정관의 지인 A씨와 접촉할 수 있었고, 그를 통해 새로운 증언을 확보했다. 당초 ‘최씨 아들’로 알려진 김○대씨가 실제는 최씨 조카의 처남, 즉 사돈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사저널은 11월1일 오후 3시20분쯤 인터넷 보도를 통해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다. 그 후,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에서도 같은 내용이 보도되면서 논란은 더 증폭됐다. 최씨의 국정 농단 범위가 가족과 측근을 넘어서 사돈으로까지 확대된 사실이 드러나며, 국민들을 더한 충격에 빠뜨렸다.

 

 

“‘최순실 아들’로 통했던 인물은 최씨 사돈”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최순실 특별수사본부’는 11월3일 최순실씨를 구속한 데 이어, 최씨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다음 날 구속수감했다. 최씨는 직권남용과 사기미수, 안 전 수석은 직권남용 및 강요미수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차차 주변 인물들로 그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검찰수사의 핵심은 최씨를 중심으로 한 친인척과 측근들이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느냐를 밝혀내는 것이다. 단순 직권남용이나 국정 농단을 넘어 이권 개입 여부가 밝혀지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들끓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휘발성이 높은 사안이다.

 

최씨 친인척 및 측근들의 이권개입과 관련해서 현재까지 불거지고 있는 의혹은 총 세 가지다. 하나는 안 전 수석이 주도적으로 모금에 개입한 문화재단 미르 및 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후원금이 과연 어떤 용도로 사용됐냐는 의혹이다. 다른 하나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후원을 위해 대기업에 직간접적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다. 실제로 압박이 있었을 경우 ‘비선 실세’로 통한 최씨에게 대기업들이 어떤 대가로 돈을 줬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이번 수사가 대기업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마지막으로는 청와대에서 근무한 최씨의 친인척들이 청와대에 납품되는 각종 장비 및 식자재들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다. 세 가지 모두 휘발성이 높은 사안이긴 하지만, 특히 세 번째 의혹의 경우 최씨 일가가 청와대 조직 전체를 쥐락펴락했다는 방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이 11월1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한 “‘최순실 아들’로 통했던 인물은 최순실 조카의 처남이었다” 기사에 대해 검찰이 관심을 표하고 나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보도 직후 시사저널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김씨의 실명과 업무 등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왔다. 검찰은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사저널이 10월29일 “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전 청와대 행정관 김○대씨의 존재가 처음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들은 절대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최씨는 시사저널이 지목했던 김 전 행정관이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주장만 할 뿐, 자신과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이는 청와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청와대는 김 전 행정관의 존재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비공식적으로 ‘아버지·어머니에 대한 팩트가 틀린 것으로 안다’는 정도의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저널은 추가 확인 취재에 들어갔다.

 

11월1일 긴급체포된 뒤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1일 오전 검찰 조사를 계속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 본지 보도 후 소극적 대응 일관

 

김 전 행정관의 지인 A씨는 11월1일 시사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씨가 최순실씨의 후광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은 맞다. 다만 최씨의 아들은 아니다. 그는 최씨의 친언니인 최순득씨의 아들 장승호씨의 처남이다. 즉 최씨의 사돈이 된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김 전 행정관이 현 정권 출범 후 갑자기 청와대에, 그것도 5급 행정관으로 들어오자 청와대 내에서는 그를 둘러싸고 엄청 많은 말들이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뭔가 대단한 ‘빽’이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최씨의 비호를 받는 모습이 목격되자 자연스럽게 내부에서는 김 전 행정관을 ‘최순실의 아들’로 공공연히 인식했다는 전언이다.

 

시사저널은 처음 취재 과정에서 김 전 행정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실명과 직업 등을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최순실씨의 첫째 남편의 이름이 김영호였고, 김씨 부친의 이름도 김영○였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기나 개명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씨 일가가 워낙 개명을 많이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전 행정관의 존재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사저널은 김 전 행정관에게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김 전 행정관은 “최씨의 아들이 맞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한 채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김 전 행정관이 시사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강력히 부인하지 못한 데에는 결국 본인이 최씨의 친인척이라는 점과 청와대 내부에서 맡았던 업무가 알려지면 곤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청와대의 소극적인 대응 또한 감출 만한 무엇인가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사저널 보도로 김 전 행정관 존재가 드러난 이후 언론보도의 방향은 최순실씨를 넘어서 최씨의 언니인 최순득씨를 향하기 시작했는데, 김 전 행정관이 최순득씨 며느리의 동생인 사실이 알려지면 그 역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을 청와대가 우려한 셈이다.

 

 

청와대 물품구매 관련 의혹도 불거질 듯

 

11월1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한 A씨는 김 전 행정관의 집안은 물론, 최순실씨 쪽까지 모든 내용을 소상히 다 알고 있었다. 김 전 행정관의 아버지는 김영○씨, 어머니는 강아무개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김씨는 현재 용역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어머니 강씨는 목동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누나가 한 명 있는데, 그녀가 최순득씨의 아들 장승호씨와 결혼, 현재 베트남에서 유아 관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원래는 최씨가 자신의 조카 장씨를 청와대에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하는 사업이 한창 잘되고 있어 장씨 대신 처남 김씨를 청와대에 넣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사람 넣는 것쯤은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는 최씨의  막강한 힘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사저널이 김 전 행정관에 대해 제기했던 다른 의혹들은 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백화점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김 전 행정관이 하루아침에 청와대 5급 행정관으로 채용된 사실에 대해서도 마지못해 인정하고 나섰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시사저널 추가 보도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최씨 조카의 처의 남자형제인데, 그런 관계까지 인사기록을 통해 알 수 있었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최순실 아들’이라는 첫 보도 후 보다 구체적으로 반박을 하지 않았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 전 행정관의 업무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시사저널에서 보도했듯이 김 전 행정관은 청와대 내 총무구매팀에서 근무했다. 총무구매팀은 청와대 내부의 각종 시설 및 집기, 식자재들을 구입하는 업무를 맡는다. 청와대에서는 김 전 행정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식자재 및 각종 사무용품 등을 구매하는 일을 김 전 행정관이 주로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JTBC가 11월1일 보도한 몰카형 시계를 김 전 행정관이 구입했다는 의혹도 결국 김 전 행정관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전 행정관 업무 중 더 중요한 것은 식자재 구입 업무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최씨 일가가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회사에서 식자재 중 일부를 납품하고 있다는 의혹이 청와대 내부에서 제기됐던 적이 있었는데 김 전 행정관이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혹시 이 과정에서 거래금액을 과다계상해 금전적 이득을 봤을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청와대에 납품한 H, B 업체 등이 의혹을 받는 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월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관련 대국민담화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前 행정관 근무기간 구입한 비싼 물건 논란

 

공교롭게도 김 전 행정관이 청와대에 근무한 기간(2013년 2월~2014년 12월) 동안 청와대에서 구입한 물건이 터무니없이 비쌌다는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2015년 1월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청와대가 구입한 ‘쓰레기통’의 취득 단가가 개당 90만2000원으로 기록되어 논란이 됐다. 헬스기구 역시 지나치게 비쌌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몰카를 구매했다는 의혹도 나왔었다. 김 전 행정관은 또 청와대 내부에서 직원들을 감시하는 역할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JTBC는 이와 관련해 “김 전 행정관이 ‘평소 청와대 직원들이 몰카로 서로를 견제한다’고 말했다”면서 “특이사항은 이재만 총무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전 행정관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결국 그가 최순실씨와 친인척으로 엮여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가 청와대에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 밝혀지면, 최씨 일가의 청와대 내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보다 상세히 드러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실제로 최씨가 친인척을 청와대 내부에 심어놓고 이권에 개입했는지 밝혀줄 열쇠도 김 전 행정관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혹은 결국 김 전 행정관에 대한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김 전 행정관은 시사저널 첫 보도 후 “시사저널 기사로 오해의 전화나 연락 등이 끊이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요청에는 아직 이렇다 할 답을 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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