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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비선 실세 최순실 뒤에 또 다른 실세가 있었다

최순득은 박 대통령과 친분, 딸 장시호는 최순실과 이권개입 의혹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11.07(Mon) 13:08:32 | 14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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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로 꼽힌 최순실씨의 뒤에  언니인 최순득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순득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도곡동의 고급 빌라와 최씨 소유인 삼성동의 빌딩(작은 사진) © 시사저널 박정훈


 

“최순실은 행동대장에 불과하다. 진짜 ‘비선 실세’는 최순실의 언니인 최순득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고 있는 “진정한 실세는 최순실이 아니라 최순득”이라는 주장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뒤에서 국정을 농단한 ‘비선 실세’ 위에 또 다른 ‘실세’가 있다는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면서부터다. 대표적인 것이 최순실씨가 조카인 장시호씨(개명 전 장유진)와 함께 전횡을 일삼았다는 정황이다. 그러면서 장씨의 모친인 최순득씨도 자연스럽게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됐다.

 

최순득씨는 고(故) 최태민 목사의 4녀로,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1952년생이다. 최 목사가 다섯 번째 부인인 임아무개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 중에 둘째다. 한때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이는 검찰에 의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상 최씨가 최순실씨 못지않게 박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사실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이 2006년 ‘면도칼 피습’ 사건 후에 최씨 집에 머물렀다는 주장도 둘 사이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연상케 한다.

 

 

‘최태민 보고서’에서 첫 등장

 

최씨는 동생인 최순실씨에 비해 언론의 주목을 덜 받아왔다. 그가 박근혜 대통령 및 아버지인 최 목사의 과거 행적에서 등장한 적은 딱 한 차례다. 1977년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작성한 ‘최태민 보고서’에 따르면, ‘봉사단 장부에 3000만원 지출 기장 없이 경로병원 장부에 전액 입금된 것처럼 허위기장한 후 1977년 경로병원 경리과장인 차녀 최순득과 공모해 4회에 걸쳐 병원자금 424만원 인출’이라고 적혀 있는 부분이 그것. 최 목사의 비리 혐의와는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후에는 딱히 두드러진 행적을 보이지 않았다. 최씨는 현재 서울 도곡동의 한 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최씨가 새로운 ‘비선 실세’로 지목되면서, 이 빌라 앞에도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현재 최씨의 거주지는 시세 약 35억원에 달하는 최고급 빌라로, 유명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기자에게 “최씨가 안 보인 지 몇 주 됐다. 주변에서 해외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빌라 경비원 역시 “최근에는 최씨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남편 장석칠씨와 공동명의로 서울 삼성동 일대에 1000억원대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이 빌딩은 최씨 집에서 차로 이동할 경우 10분가량 걸리는 위치에 있다. 이곳에서도 최씨의 행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 빌딩 5층에 있는 관리사무실 관계자는 “최씨를 잘 모른다”고 답했다.

 

최씨가 동생 최순실씨와 어울리며 현 정부 실세처럼 행동했음을 추정케 하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두 사람이 서울 강남에 있는 차움병원을 이용하면서 회원 가입도 하지 않은 채 VIP 대접을 받았다는 것이다. 차움병원은 차병원그룹에서 운영하는 건강관리 전문 의원으로, 회원가가 1인당 1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은 최순득씨와 같은 도곡동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최씨 딸 장시호가 진짜 실세”

 

현재 언론에서 최씨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씨의 딸인 장시호씨의 역할 때문이다. 장씨는 이모인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 농단’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씨의 주변에서도 “최순득의 딸인 장시호가 최순실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이모와 조카가 비슷하다 보니 손뼉이 맞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씨는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보다 먼저 승마에 입문했다. 18세였던 1997년에는 ‘한국 승마의 유망주’라며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장씨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모부와 함께 승마장에 놀러간 것이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 ‘이모부’란 최순실씨의 전남편인 정윤회씨를 일컫는다. 장씨는 1998년 연세대학교에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하지만, 이후에는 승마를 그만뒀다.

 

대학 이후 장씨는 연예계 쪽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의 한 지인은 “장씨의 원래 꿈이 연예계 쪽이었다고 한다. 이름을 ‘장시호’로 개명한 것 역시 유명 연예인의 광팬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장씨와 유명 연예인 몇몇이 친분을 가지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장씨를 ‘최순실의 아바타’라고 지목하며 “최순실씨와 장유진씨가 연예계 사업에 침투를 많이 해 있고 그들과 연계된 특정 연예인에게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의 핵심인 CF 감독 차은택씨와 최순실씨 간의 연결고리가 장씨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씨는 또 체육계 사업에서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기획과 운영에 장씨가 깊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동계 스포츠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는 승마선수 출신의 장씨가 관여하고 있다는 것도 의문이었고, 신생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설립 후 1년간 문체부와 공공기관으로부터 9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더 커졌다. 이 단체가 단 3개월 만에 인가를 받았다는 점 역시 수상하다는 지적이다. 또 자신이 실소유주인 회사 ‘더스포츠엠(SPM)’을 설립, K스포츠재단의 사업을 대행했으며 평창올림픽 이권사업에도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검찰 역시 장씨와 관련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장씨는 최근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자신 명의의 토지와 빌라를 급매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장씨가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으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도피에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최순실 아바타’인 장유진을 하루라도 빨리 소환 조사했어야 했다. 현재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본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장씨에 대한 발 빠른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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