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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정운호로 시작해 최순실로 정점 찍은 ‘게이트 드라마’

정운호-우병우-최순실 얽힌 의혹 순서별 총정리

박준용 기자 ㅣ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10.28(Fri) 08: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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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우병우 게이트’, ‘정운호 게이트’…. 이 정도면 한국을 ‘게이트 천국’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16년 4월부터 10월27일까지 근 반년 간 많은 비리 의혹이 폭로됐습니다. 그 정점은 신빙성이 입증된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었고, 그 시작은 ‘정운호 게이트’였습니다. 그리고 각 비리 의혹 간에는 일정 부분 ‘연결고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제기되는 최순실씨 파문이 ‘정운호 나비효과’라고 부르는 이도 있을 정도입니다. 시사저널은 반년 간 쟁점화한 ‘게이트’들, 그리고 그 ‘게이트’들이 ‘최순실 게이트’로 옮아가는 과정을 순서별로 총 정리해봤습니다.

 

 


#1. 사건의 발단, 정운호와 진경준이 촉발한 ‘법조 비리 의혹’

 

시작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입니다. 그는 마카오 등지의 ‘정킷방’에서 100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2015년 말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는데 항소심에서는 징역 8개월로 감형됩니다. 이때까지는 ‘유명 기업인의 일탈’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16년 4월 정 대표가 선임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수임료가 착수금 20억, 성공보수 30억원이라는 것이 우연히 알려지면서 일이 커집니다. 이례적인 과도한 수임료에 ‘전관로비’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정운호 게이트로 드러난 법조계의 민낯 ‘유전무죄’ 기사 바로 가기

 

그러던 중 ‘정운호 리스트’가 등장합니다. 그의 구명을 도운 이들의 명단인데, 여기에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급)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정운호 리스트’에 오른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사건을 맡아 검찰의 ‘후배’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받게 해줬다는 의심을 받습니다. 아울러 홍 변호사․최 변호사와 연관된 각종 비리 의혹이 동시 다발적으로 터집니다. 정 대표가 롯데 면세점 입점 로비를 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를 향한 대규모 검찰수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또 정 대표에게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현직의 김수천 부장판사가 구속기소됐습니다.

 

‘정운호 게이트’가 진행되는 시점에 ‘법조비리 의혹’은 다른 지점에서도 불거졌습니다. 바로 ‘진경준 게이트’입니다. 검찰 고위 간부인 진경준 검사장은 2016년 3월 156억여원으로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그 재산 중 120억원 가량이 넥슨 김정주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주식의 시세차익으로 축재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진 검사장은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2. 정운호․홍만표․진경준이 ‘우병우 게이트’를 불러내다

 

법조 비리 의혹은 청와대로 번졌습니다.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된 이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포문을 연 것은 조선일보였습니다. 2016년 7월18일 조선일보는 1면에 “팔리지 않아 고심하던 우 수석의 처가 소유의 1300억대 강남 부동산을 넥슨이 손해를 보며 웃돈을 주고 사줬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 과정에 진 검사장이 다리를 놨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보도 이후 우 수석에 대한 비리 의혹이 줄줄이 불거졌습니다. 우선 우 수석이 진경준 전 검사장을 인사검증하며 ‘주식 대박’의혹을 눈감아줬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우 수석이 변호사를 하며 선임계를 내지 않고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정운호 대표를 변론한 뒤 수임료를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아울러 2013년 다단계 양돈업체 ‘도나도나’사건을 몰래 변론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단독] 홍만표, 돼지 분양 다단계업체 수사 무마 의혹 기사 바로 가기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복무 특혜, 가족회사를 활용한 탈세 논란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이런 내용들은 법조계 안의 ‘우병우 사단’이 권력을 장악한 탓이라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을 감찰한 뒤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언론과 청와대는 우 수석 의혹에 대한 국면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이 특별감찰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MBC는 8월16일 “이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에 대한 진행 중인 감찰내용을 특정언론사에 누설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청와대는 3일 뒤 이를 지원사격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 특별감찰관은 특정신문에 감찰관련 내용을 확인해줬으며 처음부터 감찰 결과에 관계없이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고, 그대로 실행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명백히 현행법을 위반한 중대 사안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3. 조선일보VS청와대…마침내 터진 ‘미르재단’

 

조선일보의 우 수석 의혹 최초 보도는 그간 청와대에 우호적이던 점과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당시 세간에서는 이 보도를 두고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등을 돌렸다’는 의미로 회자됐습니다. 조선일보의 태세전환은 이어집니다. 계열사인 TV조선이 7월26일, 다시 청와대에 비판적인 보도를 내놓습니다.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이 문화재단 미르에 500억원을 모금할 수 있게 지원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재단 자체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도했지만 사실상 청와대가 모금을 주도했고, 유수의 대기업들은 ‘밉보이지’ 않기 위해 거액을 이 재단에 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 규정하고 비판적인 보도와 맞섭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8월21일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대응합니다.

 

게다가 '강경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8월26일 기자회견에서 송희영 당시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합니다. 송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유럽여행 로비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 의혹은 ‘박수환 게이트’와 연결됩니다.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 연임 로비 청탁을 받고 20억원대 특혜성 계약을 따내거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으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은 혐의 등을 받으며 정․재계 전방위적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의심을 샀습니다.

 

 


#4. 미르․케이스포츠 의혹, 결국 최순실 등장

 

TV조선이 제기한 미르재단 논란은 다른 언론사들에 의해 케이스포츠 재단 의혹으로 이어집니다. 두 재단의 설립과정과 모금은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2015년 10월과 2016년 1월, 재벌 기업들이 800억 원에 가까운 거금을 납입한 점,  그리고 신청한 지 하루 만에 재단의 설립허가가 난 점도 의문투성이입니다.

​[단독] ‘재단법인 K스포츠 설립 추진계획’ 문건 입수...기업별 할당대로 돈 걷혀... 기사 바로 가기

 

결국 이 지점에서 그 이름, 최순실씨(개명 후 최서원)가 등장합니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웠던 최태민씨의 딸입니다. 또 2014년 ‘비선실세 의혹’이 제기됐던 정윤회씨의 전 부인이기도 했습니다. 시사저널도 최씨와 박 대통령 40년간 친분을 유지하는 각별한 사이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40년 개인사, “최순실, ‘박근혜의 그림자’ 역할” 기사 바로 가기

 

미르․케이스포츠재단 문제를 넘어 최씨가 국정을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의혹이 확산됩니다.

 

 


#5. 청와대 문건 파동 ‘최순실 실세 의혹’ 일파만파

 

정황은 있지만 물증은 없던 최씨의 ‘비선실세’ 의혹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JTBC는 10월24일 최씨의 컴퓨터에서 44개의 대통령 연설문․공식 발언문 문건이 모두 발표 전 열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 “최씨가 이 문건을 받아 열어본 시점은 대통령이 실제 발언했던 것보다 길게는 사흘이나 앞섰다”면서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한 정황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고영태씨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뒷받침합니다. 고씨는 10월19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최씨가 유일하게 잘하는 게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최순실, ‘미발표 靑문건’ 미스터리 기사 바로 가기

 

결국 이 보도의 파장으로 박 대통령은 이를 공식사과하기에 이릅니다. 박 대통령은 10월25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 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최씨와 인연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과 뒤에도 논란은 현재진행형입니다. 10월25일 JTBC는 최씨가 국가안보 기밀까지도 미리보고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최씨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2년 우리 군과 북한 국방위원회 간에 비밀 접촉이 있었다는 알려지지 않은 기밀도 보고받았다는 겁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독대’에 대해서도 빠르면 10시간 전부터 어떤 내용들이 논의될지도 최씨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날 TV조선은 입수한 문건을 통해 최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또 청와대 2부속실 이영선 행정관, 트레이너 일을 하다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채용된 윤전추씨가 최씨를 깍듯하게 대하는 영상을 확보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10월26일 새누리당은 야권의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특검) 수사 도입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특검 방식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남아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10월 27일, 검찰이 최씨의 의혹에 대해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특검 시행 전까지 수사에 나선다고 합니다.

​‘최순실 특검’을 둘러싼 '동상이몽' 기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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