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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팔선녀? 전혀 허무맹랑한 소설은 아니다”

‘팔선녀’의 실체 추적···“8명의 정기적 비밀모임은 다소 과장된 듯”

감명국 기자 ㅣ kham@sisapress.com | 승인 2016.10.27(Thu)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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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 국정을 ‘십상시(十常侍)’가 농단한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십상시란 중국 한나라 영제(靈帝·재위 168~189) 때 어린 황제를 대신해 국정을 농단한 환관(내시) 10명을 가리킨다. 기자가 십상시란 말을 처음 들은 것은 2012년 대선 정국이 한창이던 때였다. 당시 박근혜 후보의 비서관들인 이재만·이춘상 보좌관과 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이른바 ‘비서진 4인방’에 음종환 이정현 의원실 보좌관 등 6명의 국회 보좌관·비서관들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5명 외에 나머지 5명의 이름은 거론되는 출처마다 조금씩 달랐다. 이에 대해 당시 박근혜 캠프의 한 핵심 간부는 “십상시란 이름이 먼저 알려지고 여기에 맞춰 10명을 채우려다 보니 핵심 비서관들 중 이 사람, 저 사람을 갖다 넣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4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새로운 이름은 ‘팔선녀(八仙女)’다.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떠오른 최순실씨가 정·관·재계의 유력 여성인사 7명과 정기적인 비밀모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씨 포함, 8명의 실명이 떠돌고 있다. 팔선녀가 본격적으로 정국의 핵으로 등장한 것은 한 매체가 이 이름을 기사화했고, 이를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최고위회의에서 거론하면서 본격화됐다.   

 

팔선녀에는 최씨 외에 유력 대기업 오너 2명과 오너의 부인 1명, 현직 차관급 인사 부인 2명, 전직 국책기관장 부인 1명 등이 거론된다. 나머지 1명은 다소 엇갈리는데, 한 특수법인의 수장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정·관계 인사는 모두 현 정부에서 이른바 실세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거론된 대기업은 모두 현 정부 들어 특히 오너 일가 문제 등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던 곳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소위 정권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기업이란 뜻이다. 이런 구성원들 탓에 팔선녀는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급속도로 확산됐다.

 

ⓒ pixabay, 한겨레신문 제공, 시사저널 디지털뉴스팀 편집


“4~5명은 실제 최씨와 알고 지냈던 것으로 보여”

 

하지만 이에 대해 당사자인 최순실씨는 세계일보가 10월27일 보도한 단독인터뷰에서 “팔선녀란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고 부인했다. 거론된 몇몇 인사들이나 해당 기업 역시 팔선녀란 모임은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시사저널이 이 모임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대기업 관계자와 또 관련 정보를 추적해 온 사정기관 및 기업 관계자들을 접촉해본 결과, “전혀 허무맹랑한 소설은 아니지만, 최순실씨를 포함한 8명이 정기적인 비밀 모임을 가졌다는 얘긴 다소 과장된 듯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팔선녀에 거론된 한 대기업의 관계자는 “팔선녀 얘기가 떠돌기 시작한 것은 올해 봄부터였다. 우리 회사의 이름이 거론된 탓에 예의주시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내가 단정하긴 어렵지만, 우리 회사의 그 분이 최씨를 개인적으로 한두 번 만났을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사람을 한번 만나보면 느낌이란 게 있잖은가. 그 이후론 안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정기모임은 당치도 않다”고 밝혔다. 그는 “팔선녀도 어떻게 보면 과거 십상시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본다. 서울 시내 한 호텔의 중식당 ‘팔선’에서 여성분들이 자주 만나다보니 팔선녀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안다. 즉 8명의 멤버가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최씨를 제외하고 거론된 7명 중, 4~5명은 실제 최씨와 알고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한 명의 남편은 실제 현 정부에서 깜짝 발탁돼 화제가 되기도 했고, 한 대기업 오너는 (만남에서) 먼저 적극적이었다는 게 거의 정설로 돌았다”며 “그런데 지금 한 차관급 인사 부인이 팔선녀의 핵심 멤버로 거론되던데, 실제로는 부인이 아니라 장모가 최씨와 가까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일부 인사의 이름은 잘못 표기된 채 돌기도 해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팔선녀니 영생교니 하는 다소 자극적인 용어에만 너무 집중하면 사태의 본질을 흐릴 수가 있다. 따라서 (세계일보가 최씨에게) 팔선녀를 아느냐고 묻지 말고, 실제 (거론되는) 이름을 대며 아느냐고 물었어야 했다. 좀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최씨와 일부 인사들 간 가까웠을 순 있어도, 그들 8명이 같이 한자리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는 얘기는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8명의 멤버 역시 팔선녀라는 이름이 먼저 거론되다 보니까 거기에 끼워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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