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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평창 땅 담보로 유로화 3억6000만원 왜 빌렸나

최순실 가족 재산 집중 분석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6.10.10(Mon) 16:46:36 |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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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턱 밑에 거꾸로 솟은 비늘이 있으니, 만약 이것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를 죽이리라.”

역린(逆鱗). 중국 춘추전국시대 법가 사상가인 한비자(韓非子)가 언급한 것으로, 용은 군주를 빗댄 말이다. 최고 권력자에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으니, 이를 건드리게 되면 반드시 화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박근혜 정권의 역린은 집권 초기부터 불거진 ‘비선 실세’라고 할 수 있다. 정윤회씨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정씨는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로, 최 목사의 다섯째 딸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가 그의 부인이었다. 정씨는 2014년 말 불거진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청와대는 이를 “지라시 수준에 불과하다”며 문서의 진위보다는 유출 경위에 초점을 맞췄고, 검찰 수사 역시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비선 실세 논란은 이렇게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정윤회 문건 파동이 있은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비선 논란이 터졌다. 이번에는 정씨의 부인이었던 최씨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대표 윤영대)는 9월29일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이 전경련에 요구해 모금하고 미르 인사에 관여했고, 최순실은 K스포츠 인사에 관여한 사실이 명백하다. 안 수석과 최씨가 두 재단의 관리자이며 모금 당사자”라면서 최씨와 안 수석,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대표 및 이사들을 뇌물수수와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2013년 7월19일 경기도 과천경마공원에서 모습을 보인 최순실(오른쪽)씨와 정윤회씨 © 한겨례신문 제공


 

남편 정윤회도 모르는 최씨의 재산 규모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정)은 검찰 수사에서 권력 지형에 대해 최씨가 최고 권력자라고 증언한 바 있다. 비선 실세로 주목받았던 정씨 역시 최씨를 앞세워 호가호위(狐假虎威)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K스포츠 재단의 이사장과 이사에는 최씨의 지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최소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심지어 최씨의 남편이었던 정윤회씨조차도 재산 규모를 정확히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씨와 최씨는 2014년 5월 합의 이혼했다. 당시 이혼 조건에는 혼인 생활 기간의 일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사항이 포함됐다. 그런데 지난 2월 정씨가 최씨를 상대로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7월에는 최씨의 보유재산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봐 달라며 법원에 ‘재산명시신청’을 했다. 정씨 역시 최씨에게 숨겨둔 재산이 더 있을 것으로 의심한 것이다.

 

최씨의 재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등기부등본상 현 거주지로 기재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ㅁ빌딩이다. 최씨는 1988년 7월 지인 두 명과 함께 661㎡(약 200평) 규모의 토지를 매입했고 1988년 12월과 1996년 7월 이들 지분을 사들였다. 처음 빌딩을 매입했던 1988년은 최씨가 32세에 불과했던 때다. 이 후 최씨는 2003년 8월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ㅁ빌딩을 세웠다. 건물연면적 2000㎡에 이르는 이 건물은 시가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근 주민에 따르면 최씨는 이혼 후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등기부등본상에는 이 빌딩에 정씨가 대표로 있는 ㈜얀슨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혼 후에도 정씨가 여전히 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상 회사가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 상인에 따르면 얀슨은 ㅁ빌딩의 임대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최순실씨 가족 소유로 알려진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ㅁ빌딩 © 시사저널 최준필


얀슨이 신고한 업종에는 ‘승마장업’이 있다. 최씨는 2004년부터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땅을 사들였다. 정씨가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그만둔 전후다. 이들이 보유한 땅은 10필지에 총 23만431㎡(약 6만9705평)다. 임야가 11만410㎡(약 3만3399평)로 제일 넓고 목장 용지로 6만8589㎡(약 2만748평)를 사들였다. 정씨 부부는 이 땅에 대규모 목장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허가 면적 2만6282㎡(약 7950평)에 토지 이용 계획 면적 1만2677㎡(약 3835평)를 활용해 실내외 마장뿐만 아니라 생태 연못 등도 만들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2012년 12월31일 공유수면 허가를 받은 후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현재 목장 부지는 밭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무료로 경작을 하고 있다.

 

당초 이 땅은 최씨가 70%, 정윤회씨가 30%의 지분을 소유했다. 그러나 2011년 정씨는 자신의 지분을 딸에게 전부 증여했고 최씨 역시 자신의 지분 중 20%를 딸에게 주면서 현재는 최씨가 50%, 딸이 50%를 보유하고 있다.

 

최씨 소유의 부동산은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에 위치한 199㎡(약 60평) 부지의 2층 건물도 확인됐다. 최씨가 2008년 6월 약 34억원에 매입한 후 지난해 4월 52억원에 매각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최씨가 부동산을 담보로 수억원의 돈을 빌렸다는 점이다. ㅁ빌딩을 통해서는 2012년과 2014년 모두 7억여원을 빌렸고, 2015년 말에는 평창군 땅을 담보로도 3억여원을 빌렸다. 하남시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5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음에도 빌린 돈을 갚지도 않고, 오히려 또다시 수억원의 돈을 빌린 것이다.

 

특히 평창군 땅의 경우 채무자가 최씨의 딸 이름으로 돼 있으며, 채권최고액은 한화가 아닌 28만9200유로(한화로 약 3억6000만원)로 기재돼 있다. 최씨의 딸은 승마선수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선발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후 승마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진학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이화여대가 체육특기자 입학 가능 종목을 확대해 승마를 포함시켰고 이 덕분에 최씨의 딸인 정○○양이 합격했다”며 “정양은 2015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고 2학기에는 휴학을 했으며, 올해 1학기에도 수업에 불참해 지도교수에게 제적 경고도 받았다. 정양이 해외체류에 따른 수업 불참 등으로 제적 경고를 받자 이화여대는 최근 학칙을 개정해 최씨의 딸이 구제될 수 있도록 예외 규정까지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6월 학칙을 개정해 국제대회·연수·훈련·교육실습 등 때문에 수업에 못 나온 경우는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학칙을 바꿨다. 이와 더불어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대학교 가운데 프라임사업(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과 코어사업(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을 한꺼번에 따낸 대학은 이화여대밖에 없다”면서 정양을 봐주는 대가로 이화여대가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최순실씨 가족 소유의 부동산 © 시사저널 최준필


평창 땅 담보로 29만 유로 빌려

 

승마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의 딸은 현재 독일에 주로 머물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특혜 논란이 빚어졌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랑프리 우승마인 비타나V가 한국에 팔렸다. 비타나V는 앞으로 한국팀의 ‘유라 정(최씨의 딸)’이 탈 예정이다. 삼성팀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한 훈련기지로 삼기 위해 최근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질링거 경기장을 구입함에 따라 한국도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는 유럽의 승마 전문 매체인 유로드레사지(Eurodressage)의 보도를 공개했다. 즉, 삼성이 최씨의 딸에게 수억원을 호가하는 말을 사주고, 경기장까지 제공했다는 것이다. 비타나V는 최소 3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당은 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내기 위해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최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목사 역시 이와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당시 공개된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수사 자료’에 따르면, 최 목사는 새마음봉사단 등 단체의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면서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거뒀으며, 이 과정에서 사기와 횡령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와 있다. 현재 검찰은 시민단체가 뇌물수수와 배임 혐의 등으로 최씨를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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