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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힐러리, 트럼프 지지율과 비슷한데 왜 웃을까?

선거인단 많은 ‘대형주(州)’ 확고한 우위… “트럼프가 이기면 대이변”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9.27(Tue) 08:33:02 | 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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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11월8일)가 약 6주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로 압축된 이번 선거는 이 대선후보 중 한 명을 향후 4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최고지도자로 선출할 것이다. 공식 후보를 선출한 양당의 전당대회 이후 힐러리는 한때 10%포인트 가까이 트럼프를 따돌리며 대세론을 구가했다. 하지만 힐러리는 최근 다시 트럼프에게 추격을 허용해 지지율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전국적 지지율이 42%로 두 후보가 동률을 기록하기도 하고 어떤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앞서가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막상막하다.

 

 

‘승자독식’ 선거인단 제도로 힐러리 ‘웃음’

 

그런데 거의 모든 선거 전문가들은 아직도 힐러리의 대선 승리를 점치고 있다. 매일 당선 가능성을 발표하고 있는 뉴욕타임스(NYT)도 최근에는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을 73%로 트럼프는 27% 정도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최근 트럼프의 상승세를 반영한 것이지만, 압도적으로 힐러리의 당선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도박사들마저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을 65% 가까이 내다보고 있다. 

 

전국적 지지율이 막상막하인 상황에서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할까. 바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의 독특한 대선 시스템 때문이다. 미국은 전체 50개 주(州) 중에서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뺀 48개 주가 이른바 승자독식(winner-take-all)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어느 주에서 한 후보가 51%를 획득해 49%를 얻은 후보를 누르고 이기면 지지율 차이는 불과 2%포인트지만, 승리한 후보가 선거인단을 독식하게 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은 선거인단(55명)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가 57%를 획득해 33%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엄청난 대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번 대선에서 캘리포니아주에 걸린 55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모두 힐러리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각 주의 선거인단은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을 합친 수다. 그러나 주별로 상원의원은 2명이고 하원의원은 인구 비례에 따라 정해져 있다. 선거인단 수도 인구비례에 따른다. 인구가 많은 주에는 그만큼 많이 배정된다. 그래서 힐러리가 선거인단 수가 많은 이른바 ‘대형주(大型州)’에서 이미 트럼프를 앞서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맹추격에도 속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 전체 선거인단 수가 538명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과반수인 270명의 선거인단만 확보하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전국적 지지율에서는 승리하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사례가 4회나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최근 불거진 ‘건강 이상설’에도 불구하고 웃고 있다. 미국 언론과 여론조사 업체들은 여전히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 AP 연합


지난 6회에 걸친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은 특별자치구역인 워싱턴DC를 포함해 똑같은 19개 주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이들 주는 이른바 ‘안정주(safe-state·安定州)’로 불린다. 특히, 민주당의 안정주는 푸른색으로 표시돼 ‘블루 스테이트(blue-state)’라고도 불리는데 대표적으로 미네소타,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이들 주에서는 힐러리가 우세하다. 이들 선거인단 수를 합치면 242명이다. 따라서 힐러리 측이 이른바 ‘경합주(swing-state)’로 분류되는 플로리다주(29명)만 이겨도 27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것으로 대선에서 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에도 이러한 ‘안정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6회에 걸친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도 똑같은 13개 주에서 연속해 승리했다.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red-state)’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대표적으로 앨라배마, 알래스카, 아이다호, 캔자스, 미시시피주 등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이 선거인단 수가 적은 주로 그 수를 합해도 102명에 불과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이들 주에서 힐러리를 앞서가고 있지만, 선거인단 수에서는 힐러리가 확보한 242명의 절반도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자신의 ‘안정주’에서 모두 승리하고 또 ‘경합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도 절대적으로 승리해야 선거인단 270명이 넘는 과반수를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 

 

 

비(非)백인층 증가로 민주당에 유리한 판세

 

이번 2016년 대선에서 대체로 콜로라도, 플로리다, 네바다, 뉴햄프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이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다. 경합주는 선거 때마다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승리를 차지했던 주이기에 이번 선거에서도 예상할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선거인단이 많은 ‘대형주’에서 이미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힐러리가 이번 선거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오른쪽)가 9월15일(현지 시각) TV토크쇼에서 자신의 건강검진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 AP 연합


세월이 갈수록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유리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州)별 선거인단 수는 인구 비례에 의해 결정되는데, 인구가 늘어나는 주에서는 이민자나 유색인종의 유입 등으로 점점 더 비(非)백인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해 공화당에는 원천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따라서 이번에도 트럼프가 ‘안정주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또 닥쳐올 공화당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갈수록 미국 인구 비중에서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미국 대선은 앞으로도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러한 미국 대선 시스템의 특징으로 인해, 양당의 후보들이 이른바 경합주에 TV광고는 물론 온갖 조직을 동원해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안정주는 관리 차원에서 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판세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트럼프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백인 노동자층(블루칼라)을 이끌어내어 경합주에서도 모두 승리하고 클린턴의 일부 안정주도 격파할 수 있는 강력한 대형 태풍이 불어야 승리할 수 있다. 이것이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대이변(大異變)’이나 마찬가지다. 선거 분석가들이나 도박사들이 아직도 힐러리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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