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차기 대권은 야당 차지’가 추석 민심?
  • 김현일 대기자 (hikim@sisapress.com)
  • 승인 2016.09.09 12:01
  • 호수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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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民心(덧말:민심)은 정치권이 가장 주시하는 동향입니다. 일가친척들이 세상살이를 얘기하는 가운데 여론이 수렴되기 때문이지요. 추석 연휴가 끝나면 여론이 출렁거리고 大勢(덧말:대세)가 드러난다는 게 정설입니다. 제18대 대선이 있던 2012년 추석은 전형적 사례입니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朴)·민주통합당 문재인(文)·무소속 안철수(安) 3인이 각축을 벌였지요. 조사기관마다 약간 달랐지만 ‘3자 대결’ 순위는 朴-安-文이었습니다. 대략 7~10%포인트 차이. 그러나 양자 대결에선 安이 朴을 3%포인트 앞서고, 朴·文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薄氷(덧말:박빙)이었습니다. 

 

이랬는데 연휴가 끝나고 달라졌습니다. 조사 결과는 ‘朴·文 (지지율) 상승-安 하락’ ‘文에 밀리던 朴의 초박빙 우위로 반전(反轉)’ 등으로 요약됩니다. 연휴 전 ‘과거사 사과’ 등이 朴의 기력을 북돋웠다는 분석인데 어쨌든 ‘0.몇%포인트’의 우세는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됐었습니다. 또 이런 전반적 추이가 야당 후보 단일화를 가속화하는 등 가닥이 잡혔습니다. 

 

 

왼쪽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 AP연합·시사저널 박은숙

그렇다면 올해 추석은? 장담컨대, 제19대 대선 관련이 한가위 床(덧말:상)머리의 주제가 될 겁니다. 대선이 1년3개월 남았지만 말이죠. 또 ‘차기 대권은 야당 차지’라는 게 다수의 전망일 듯싶습니다. ‘반(기문) 총장이 여당 후보가 돼야 한다, 된다’에서부터  ‘문재인이 결국엔 야당 대표 주자’ ‘안철수·김무성 등의 제휴 혹은 제3 세력 가능성’ ‘김종인·손학규의 움직임 주시해야’ 등등 오만가지 추측이 분분한 가운데 ‘정권교체’ 관측이 많으리란 얘기입니다. 평소 여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에서도 그럴 소지가 다분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권이 그간 해 온 짓’ 때문입니다. “이 지경을 해 놓고 무슨 염치로 정권재창출”이라는 힐난에 맞설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이한구 주접과 추태’ 등으로 얼룩진 4월 총선 같은 ‘묵은’ 기억을 떠올릴 필요 없이, ‘싱싱한 씹을 거리’가 널려 있으니 말입니다. ‘우병우 추문’ ‘판·검사 악취’에다가 롯데家(덧말:가) 비리를 곁들이면 보수층을 싸잡아 욕하기에 충분할 겁니다. 그래도 양이 안 차면 엊그제 임명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稚氣(덧말:치기)’와, 국정운용 기초도 모르는 이들이 빚은 ‘한진해운 荒唐(덧말:황당)’도 있습니다. 청년실업·인사패착이니 하는 말은 하도 진부해서 失政(덧말:실정) 사례로 거론조차 민망스러울 겁니다.  

 

나라 앞날 걱정이 아니라면 야당 사람들에겐 아주 괜찮은 추석일 겁니다. 그러나 때가 왔다고 제멋대로 나대선 곤란합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오늘의 호기가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청와대와 여당의 傲慢(덧말:오만)放恣(덧말:방자) 결과라는 점을 말입니다. 여당이 ‘한 방에 훅 가는’ 바람에 거저먹었듯, 舊態(덧말:구태)를 되풀이하다간 마찬가지로 한 방에 갑니다. 김종인 전 대표 같은 이의 코치를 따르면 ‘사고 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던데 아무튼 정신 차렸으면 합니다. 여권도 낙심할 게 아니라 분발하길 바랍니다. 국민들의 미움이 憐愍(덧말:연민)으로 바뀔지 누가 압니까. 추석 민심이야 그렇다손 치고 다음을 위해 정진하기를 바랍니다. 내년 대선까진 아직도 고비가 많습니다. 

 

 ‘차기 大權(덧말:대권)은 야당 차지’라는 게 다수의 전망일 듯싶습니다.…여당이 ‘한 방에 훅 가는’ 바람에 거저먹었듯, 舊態(덧말:구태)를 되풀이하다간 마찬가지로 한 방에 갑니다. 김종인 전 대표 같은 이의 코치를 따르면 ‘사고 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던데 아무튼 정신 차렸으면 합니다. 여권도 낙심할 게 아니라 분발하길 바랍니다. 국민들의 미움이 憐愍(덧말:연민)으로 바뀔지 누가 압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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