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장묵의 테크로깅] 미래 ‘스마트시티’의 세계···도시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과 연결돼
  • 강장묵 고려대 정보창의교육연구소 교수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19 20:47
  • 호수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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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글라스로 된 도시의 벽에서 정보가 주루룩
미래 서울에서 시민이 된다는 것은 도시 인프라를 이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미래 도시는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자급자족 구조를 갖는다. 

우선 벽부터 살펴보자. 미래의 벽은 벽돌이 소재가 아니다.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투명 유리 자체가 TV처럼 영상을 전달할 수 있는 투명전광유리)로 제작된 스마트 벽이다. 20세기 벽이 밖과 안, 내부와 외부를 구분 짓는 물리적 경계였다면, 스마트 벽은 정보 소통의 구분(사적 정보와 공적 정보)이다. 건물 밖의 벽은 도시·구·동 단위의 공공 정보를 보여주거나, 기업의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건물 안의 벽은 집주인의 기분에 따라 변화하는 스마트 벽지이다. 부부싸움이라도 한 날은, 행복했던 둘만의 사진을 보여준다. 아침 출근시간에는 날씨와 스케줄, 그리고 교통상황을 알려준다. 집주인의 마음이 울적한 때에는 파스텔 톤의 화사한 봄꽃과 푸른 하늘이 디스플레이된다. 

도시의 생활물가지수를 살펴보자. 북유럽은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지 수준을 높였다. 반면, 복지 수준이 낮고 이에 대한 지원이 문화적으로 어려운 도시들은 자체적으로 생활물가를 낮추는 데 기술력을 모은다. 시민이면 누구나 공공시설(전기·전화·수도·가스·우편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거리마다 있는 ‘스마트 폴(Smart poll)’ 또는 ‘허브(Hub)’이다. 미래 서울은 인터넷과 유·무선 전화 요금을 내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골목마다 설치된 스마트 폴에서 무선 인터넷과 전화, 그리고 충전 등을 할 수 있다. 이미 태양열 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도시가스와 전기의 요금을 낮추었으나, 동시에 공유경제 모델로 도시가스 및 전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2029년부터 도입된 쓰레기차를 대신하는 드론은 집 옥상에 올려놓은 쓰레기통을 하루에 두 번 부지런히 옮겨준다. 인건비가 줄어들었고, 이동하는 쓰레기통에 광고(하늘을 나는 광고라는 의미로 스카이 애드) 등을 통해 쓰레기 처리 비용 역시 무료로 하고 있다. 기술에 의한 기분 좋은 경험을 한 시민들은 나눔과 공유를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된다. 

뉴욕시 전체를 하나의 공공 무선인터넷으로 연결하는 링크NYC. 뉴욕시는 현재 뉴욕시 전역에 7500개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링크NYC는 데이터와 인프라설비를 결합시킨 미래 스마트시티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왼쪽) 앱만 다운로드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재그스터 자전거 서비스

미래 서울, 공유경제 모델 O2O·IoT로 구현

초기 투자비용은 최소화하고 수익은 극대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청년 구직자뿐만 아니라, 은퇴한 실버 세대에게도 물질적 축복을 준다. 엄밀히 말해, 미래는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겨울에 얼어 죽거나 굶어 죽지 않는 디지털 사민주의(디지털 기술로 생산수단의 사회적 운영에 의한 사회의 개조)가 구현된 도시이다. 

2030년 은퇴한 K씨는 마땅히 구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공유주택 리모델링 사업으로 노후가 든든하다. K씨는 132㎡(40평) 남짓의 낡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세탁실·주차장·샤워실·게스트방 등을 오픈 형태로 리모델링했다. 관광객이나 슬림한 삶(세간살이 등 없이 가볍게 사는 젊은 부부 등)을 사는 이들이 앱으로 주변의 공유세탁기와 사용시간을 예약하고 집 앞에 돌출형으로 나온 세탁실을 이용한다. K씨는 어차피 구비해야 할 세탁기·냉장고·식기·가방 등 모든 것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공유경제로 수익을 얻고 있다. 이들 간의 거래와 안전, 그리고 촉진을 서울시가 돕고 있다. 

미래 서울은 공유경제 모델을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이동)와 사물인터넷(IoT)으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K씨는 가끔 외출하는 날이면, 자신의 주차공간을 시간별로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이런 수익들을 모두 합치면, 생활비를 벌고도 족히 남는다. 생활비가 들지 않으면서도 도시의 문화, 번영 그리고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소문이 나자, 서울의 브랜드는 높아졌다. 전 세계에서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 하고 세계 유수한 인재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서울이 입소문이 나자, 서울 시민이란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2030년, 도시는 브랜드이다. 도시는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다. 도시를 방문한 여행자나 시민 누구나 미래 도시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다. 도시를 방문하는 개인은 누구나 여권을 발급받는다. 이 여권은 도시의 안전만을 위해 제작된 것은 아니다. 도시의 편의장치를 쉽고 빠르게 제공받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의 차이가 바로 도시의 가치로 직결된다. 2030년 어느 도시에 사느냐에 따라, 태양열을 이용해 수도와 전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도시, 1평의 인터넷 음영지대도 허락하지 않는 이음새 없는 연결(Seamless Connection) 도시, 그리고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는 기본이다. 

도시 여권을 발급받은 여행객은 공유경제로 수익을 낸 집주인이 제공하는 무료 2박 숙박 제공, 자신의 승용차로 수익을 올린 차주가 도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공하는 하루 무료 자율주행차량 제공 등을 받는다. 도시는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많아지지만, 더 많은 고객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 수익이 커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도시 곳곳이 실험실이자 평생교육 장소 

미래 서울은 정보재를 집·자동차·가로등·보도블록·우체통·옥외간판·공원 테이블 등에 내려보내는 사업(스마트 도시의 정보와 인프라의 O2O 사업)의 결과, 미래 도시를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미래 서울은 특정 거대 기업이 구멍가게, 생활형 서비스 등을 포획하지 못한다. 오히려 평범한 시민들이 생활형 서비스와 소소한 제품으로 수익을 얻는다. 

미래 서울은 디지털 공방을 곳곳에 설치한다. 미래 도시 시민들은 스마트 태블릿과 펜으로 스케치를 하면 바로 4D 프린터로 제품이 된다. 즉 정보(bit)를 이용해 물질(atom)을 만드는 도시인 것이다. 3D와 4D는 도시 시민의 삶을 보다 창의적이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화창한 햇살이 내리 비치는 날이면 시민들은 각자 공원 벤치에 앉아 스마트 태블릿과 펜으로 아이디어를 스케치한다. 

미래 도시는 물리적으로 증강된 인간(Human Augmentation)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실제 도시의 경쟁력은 증강된 인지와 통찰력을 갖는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에 있다. 도시 곳곳은 아이들을 위한 실험실이자 성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장소이다. 교육은 가상·혼합·증강현실(정보를 실세계에 투영하고 겹쳐 보이는 기술을 교육에 접목)을 통해 일상의 배움으로 바뀐다. 도시 시민은 문화적·지적으로 창의적이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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