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만 벗어도 엄청난 경제적 효과 뒤따른다”
  • 이성진 인턴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19 14:20
  • 호수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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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반팔·반바지 쿨비즈(Cool-Biz) 운동, 최근 전기요금 누진율 논란 일면서 다시 주목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한 누진율 적용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정 내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자, 정부가 전력 소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누진율 적용이 계속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반면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국민들은 “산업용과 일반용(상업용) 전기요금은 턱 없이 싸게 책정하면서, 전체 전략 소비량의 13%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만 관리하려 드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문제는 갈수록 지구온난화가 더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논란은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에너지 소비 감소를 위해 시행 중인 ‘시원차림 캠페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 운동화 착용 등으로 더위를 이겨내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공식 행사에 나타나 몸소 홍보에 나서곤 했다. 해당 캠페인은 ‘쿨비즈’ 운동의 일환이다. 쿨비즈란 ‘Cool(시원하다)’과 ‘Business(업무)’의 합성어로 여름철 일터에서 시원한 복장으로 근무하는 것을 의미한다. 7월31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에 당선된 고이케 유리코가 2005년 환경성 장관으로 재직 중일 때 처음 주창한 정책으로 일본에서는 쿨비즈 운동이 급속히 확산됐고, 최근 한국에까지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쿨비즈 캠페인은 지자체에서 우선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경기도는 5월 공무원들에게 하절기 실내온도 기준을 유지하는 대신 노타이와 면바지 등 간편 복장으로 근무에 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제주도도 6월부터 ‘체감온도 2도 낮추는 쿨맵시’ 캠페인을 전개했다. 충북 또한 복장 간소화 방안을 시행 중이다. 

‘시원한 차림, 건강한 지구’를 주제로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들이 6월17일 서울광장에서 ‘시원차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격식문화에 얽매이는 사고의 전환 필요”

여기에 발맞춰 일부 기업에서도 쿨비즈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2013년부터 쿨비즈 복장을 도입한 SK C&C의 한 관계자는 “간편한 복장이 사무실 내 에어컨 사용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편한 근무 환경, 창의적 사고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인들에게 쿨비즈는 아직 먼 나라 얘기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한여름에도 정장에 넥타이는 필요가 아닌 필수조건”이라며 “경영진에서 복장에서부터 고객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장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김아무개씨는 “‘윗분’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편한 복장은 꿈도 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대기업 간부는 “정부 관공서에서 먼저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민간 기업만으론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우리 사회 전반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홍 사무총장은 “쿨비즈를 단순히 예의 문제로 이해해선 안 된다”며 “복장에 따른 업무효율성과 전기요금 인하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를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전면적인 시행이 어렵다면, 특정 요일을 쿨비즈 복장일로 정해 조직 내 점진적인 변화를 우선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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