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중국을 대하는 생각이 문제다
  • 박영철 편집국장 (everwin@sisapress.com)
  • 승인 2016.08.12 15:43
  • 호수 139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의 ‘한국 손보기’가 연일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드디어 이런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8월3일 “사드 배치는 한국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국을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군사적 대치에 끌어들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만약 충돌이 발발한다면 한국은 가장 먼저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7월28일에는 중국 군기관지 해방군보가 사설을 통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 맞서 싸웠던 역사를 상기시키며 “중국은 결코 도발에 맞서 모욕과 굴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유는 물론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입니다.

 

시진핑 주석


이제 하나씩 짚어보기로 하시죠.

 

이게 외교관계를 수립 중인 외국에게 할 말인가요. 중국이 유사시 우리를 공격하겠다고 밝혔으니 우리는 최소한 방어를 생각해야 할 판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여야(與野) 간에 논란이 있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이건 주권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아편전쟁 후 수치스러운 역사를 겪은 악몽 때문인지 개혁개방 초기만 해도 입만 열면 주권을 강조하면서 타국의 내정 간섭에 극력 반발해 왔습니다. 그랬던 중국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하군요.

 


중국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우리를 만만하게 봐서겠지요. 중국이 고압적으로 나오는 나라는 대한민국만은 아닙니다. 베트남, 필리핀 등에도 그렇게 대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중국한테 만만하게 보일까요? 우리가 이들 나라하고 같은 레벨입니까.

 

근본 원인은 결국 마인드에 있습니다. 중국은 일본에겐 19세기 말부터 당했던 아픔이 있어 복수심이 강합니다. 반면 남북한을 포함한 한반도는 조선시대의 추억을 살려 속국으로 되살리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정치 면에선 중국과 사이가 나쁘면 통일이 어려워질까 싶어서, 경제 면에선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서 사이가 틀어지면 타격이 클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생각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일은 중국하고 사이가 좋다고 더 잘되는 건 아닙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니 이번 사드 사태를 계기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시작해야겠죠. 중국이 중요한 나라이긴 하지만 우리는 중국 없이도 살 수는 있습니다. 이런 각오로 임해야 중국에 얕보이지 않습니다.

 

중국 쪽에서 전쟁 이야기를 먼저 꺼냈으니 한번 볼까요. 미국 글로벌파이어파워 조사 기준으로 중국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군사력 세계 3위입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는 세계 7위였는데 4계단 떨어져 11위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9위였다가 7위로 올라갔습니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이 우리의 살길입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