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년 전 오늘] 올림픽 열기, 20년 전과 지금 너무 다른 온도차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6.07.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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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오늘 발간된 시사저널 351호(1996년 7월18일자)를 봤더니, 표지를 애틀랜타 올림픽 뉴스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당시 올림픽을 열흘 여 앞두고 대한민국 선수단의 전력을 점검하는 기사였는데, 금메달 12개로 종합 5~6위를 목표로 한다는 카피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스포츠 경기는 전 국민을 들썩이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특히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올림픽은 더더욱 전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또 그러한 힘이 선수들에게 전달돼 기대 이상의 성과로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를 내왔습니다. 유난히 우리는 국가대항전 스포츠에 열광하는 정도가 강하고, 또 그만큼 스포츠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올림픽이 열리는 해입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데, 8월6일 개막되니까 한 20여일 정도 남았습니다. 그런데 왠지 지금 올림픽 열기가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시사저널에서 커버스토리를 장식할 정도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것에 비하면, 이제 우리의 관심도 그만큼 다양화된 탓일까요. 아니면, 프로 스포츠의 활성화로 국가대항전 및 아마추어 스포츠에 대한 흥미가 반감된 탓일까요. 

 

 


 

20년 전 오늘 시사저널은 여자 핸드볼이 구기 종목 사상 첫 3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비인기종목이면서도 효자종목인 양궁·유도·배드민턴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고, 양궁·사격·유도·마라톤 등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금 12개로 10위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력은 국력에 비례한다는 말처럼, 세계무대에서 약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했습니다.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금메달 12개로 종합 7위를 달성, 서울 올림픽의 성과가 결코 홈 텃세만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맞는 올림픽이었으니, 당시 애틀랜타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갑니다.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 기사 등장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스포츠면을 장식하고 있는 뉴스를 보면 올림픽 얘기보다는 국내 프로야구 순위 다툼, 미 메이저리그의 코리안들의 성적 등이 더 앞에 있습니다. 그나마 올림픽 기사로 눈에 띄는 게 ‘골프선수 김경태,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가 올라와 있습니다. 개최지인 브라질에서 창궐하는 지카바이러스 탓에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외국의 유명 선수들도 이런 저런 이유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혹시 이러다가 20년 후에는 ‘올림픽 폐지론’까지 등장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대표가 되는 걸 가문의 영광으로 알았던 예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참, 20년 전 애틀랜타 올림픽의 대한민국 성적은 과연 시사저널에서 보도한 대로 목표를 이뤘을까요? 애석하게도 다소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금메달 7개로 종합 10위였습니다. 그나마 10위권을 유지했다는 데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여자핸드볼은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덴마크에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여자핸드볼의 눈물겨운 투혼은 2008년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그려지면서 ‘우생순’ 신드롬을 낳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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