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먹고 쑥쑥 크는 비트코인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6.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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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우리 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비트코인은 이제 두 가지 경우일 때만 기사로 재등장하고 있다. 가격이 폭락할 경우, 그리고 가격이 급등할 경우다. 그리고 지금 비트코인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가격이 급등해서다. 그리고 이 급등은 우리가 잘 아는 여러 문제들과도 관련돼 있다.


이 기사를 쓰는 시점은 6월20일이다. 가격 등락이 잦은 편인 비트코인의 지금 시세는 살 때 729달러, 팔 때는 727.54달러다. 현재 수준의 가격은 과거를 뒤져봐도 비싼 축에 속한다. 비트코인이 폭등해 1200달러를 돌파했던 2013년 12월을 제외한다면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불과 1년 전 비트코인은 2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이후 급등했다.

모두가 비트코인이 왜 가격이 오르는지, 하필이면 왜 지금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장은 네트워크 안의 가상시장이다. 공개된 상품시장처럼 어떤 명확한 문제 때문에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며 명쾌한 결론을 내기란 어렵다. 대신 수요-공급에 의지해 추정은 가능하다. 글로벌 IT매체인 ‘테크크런치’는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배경을 다음 몇 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반감기

‘반감기’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만약 비트코인과 관련한 뉴스를 찾고 있는데 '반감기'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제는 기억해둬야 한다. 앞으로는 비트코인 관련 뉴스가 이 단어로 넘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세상에 2100만 개만 존재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수가 적어진다. 비트코인은 복잡한 수학문제를 해결해 채굴하는 방식인데 채굴에 따른 보상인 비트코인 공급은 4년에 한번 꼴로 절반으로 줄어든다. 과거 1블록당 50BTC의 보상을 받았지만 이미 2012년 말 1블록당 25BTC으로 감소했다. 그리고 앞으로 3주 정도 후인 7월11일 경에 12.5BTC로 반감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이익이 떨어지고, 그만큼 비트코인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되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가격 상승이라는 게 하나의 추측이다.


비트코인 코어 업데이트
 

'비트코인 코어'는 비트코인의 원동력이 되는 코드다. 신뢰할 수 있는 개발팀의 손에 정비되고 있고 비트코인의 방향성을 결정 짓는 것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개발팀은 현재 중요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은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의 속도와 용량을 향상시키는 게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출시할 새로운 비트코인 코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가능하다.

실물 경제의 불확실성
 

마지막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의 여러 사건들이다. 일단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탈퇴)가 있다.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은 경제를 요동치게 할 수 있다. 미국 대선 결과도 중요하다. 아시아 경제의 침체 가능성 등도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의 경계심을 발동시켰다. 


특히 사람들은 경제가 불안정할 때 안전 자산을 구입하려고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최고가를 달리고 있는 금이 대표적이다. 보통 비트코인은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투자자들처럼 정부의 엄격한 감시망이 닿지 않는 보관 장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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