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년 전 오늘] 직장인들의 ‘유리 지갑’ 울분,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6.06.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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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에 앞서>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1997년, 1994년, 그리고 1988년 과거 우리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추억’의 감성을 자극했다. 하지만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단순히 ‘추억팔이’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기자는 시사저널을 통해 ‘20년 전의 오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를 통해 오늘의 교훈을 삼고 내일의 준비를 그려보고자 한다. 
‘20년 전의 오늘’을 주목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경제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20년 주기설’이 이유일 수 있다. 생활경제와 밀접한 트렌드도 20년 주기로 반복된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 사회의 한 세대를 보통 20~30년으로 보기도 한다. 정치 역시 5년마다 반복되는 대선과 4년마다 반복되는 총선, 지방선거로 인해 20년 주기가 정치 일정과 맞아 떨어진다. 그래서 20년 전의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시사저널을 통해서다. 아무래도 기자가 경제 데스크를 맡고 있다 보니, 경제 뉴스가 중심이 될 것임은 물론이다. 

 

 

 

 

정확히 20년 전의 오늘 나온 시사저널 345호(1996년 6월6일자) 가운데 눈에 띄는 칼럼이 있다. 최광 한국조세연구원장의 「‘稅 그물’ 수선해 큰 고기부터 잡자」라는 글이다.

『 근로 소득자 세금에 대해 불만을 갖는 것은 자신들이 내는 세금의 절대액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사업 소득자나 자유직업 소득자, 재산 소득자의 세부담이 자신들의 세부담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데 있다. 근로 소득이 다른 유형 소득보다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높은 이유는, △조세 감면이 근로 소득보다 다른 유형의 소득에 집중되어 있고 △유리 지갑으로 표현되듯이 근로 소득에 대한 과세 포착률이 다른 유형의 소득보다 현격하게 높기 때문이다. 』

세금 징수의 불공정성 문제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흔히 말하는 직장 샐러리맨들의 ‘유리 지갑’ 문제는 아직도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최근 검사장 출신의 한 유명 변호사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받았으면서도 제대로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 ‘탈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다. 의사·변호사 등 고수익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이리저리 법의 허점을 통해 빠져 나가는 뉴스들은 지난 20년 동안 계속 반복되고 있다.

20년 전 오늘, 시사저널의 커버스토리는 「서슬 퍼런 북한 군부, ‘4자회담 절대 불가’」였다. 남북한 간의 경색 국면 역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김영삼 정부 집권 4년차이던 1996년 5월의 남북관계는 5월23일 북한 미그 19기 이철수 조종사의 귀순 사건으로 더욱 경색국면으로 흘렀다. 예민해진 북한 군부는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이른바 ‘통미봉남’을 꾀하기 위해 소규모 무력시위를 계속했다. 5월17일 경기도 연천군 일대 비무장지대에서의 북한군 소규모 병력 남하 사건과 5월23일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벌어진 북한 고속 경비정 남하 사건 등이다.

국내 정치 상황을 보자. 20년 전 당시 박철언 자민련 부총재가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가졌다. 15대 대선을 1년 6개월여 남겨놓은 당시 박 부총재는 “JP(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DJ(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손을 잡는 것이 21세기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DJP연합’이 보다 더 가시화되는 순간이다. 지금도 19대 대선을 1년 6개월여 남겨두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출마 의지 표출로 대선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당시 DJP연합은 1년 6개월 후 성공했다. 반 총장의 도전은 1년 6개월 후 어떤 모습으로 결말이 날지, 이 또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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