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바이오밸리 무서운 아이들]③ ‘숨겨진 보석’ 크리스탈지노믹스
  • 윤민화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5.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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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로 성장 동력 확보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이사의 모습. / 사진=크리스탈지노믹스

크리스탈지노믹스(이하 크리스탈)는 기술특례로 2006년 1월 코스닥에 상장한 1세대 신약 연구·개발 기업이다. 코스닥위원회는 매출·순이익 등 실적 지표가 상장 요건을 총족하지 못해도 기술력이 탁월하면 회사의 상장을 예외적으로 승인하는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시행한다.   


크리스탈은 상장 10년 차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98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 벤처 출신 기업치고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긴 생명의 원천은 바로 기술력이다. 

크리스탈 기술력은 국내외 학계가 인정한다. 세계 최고 과학 학술지 네이처지는 2003년 9월 크리스탈을 커버 표지에 실었다. 크리스탈이 비아그라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 밝혀냈기 때문이다. 

조중명 크리스탈 대표는 특유의 강단으로 회사를 16여년동안 끌어왔다. 그는 연구원 출신이다. 연구원 특유의 진득한 뚝심과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회사 내에선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크리스탈 관계자는 “조 대표는 강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다. 목소리, 성격 모두 카랑카랑하다. 당근보다 채찍으로 팀을 자극한다. 일흔에 가까운 나이지만 매우 정정하다. 앞으로 10년은 거뜬할 것”이라며 “그는 회사 전체 업무를 전두지휘한다. 꼼꼼하고 빈틈이 없다. 목표, 기준은 늘 높게 잡는다. 조 대표는 크리스탈의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조중명 대표는 정식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바이오 1세대다. 강원 태백 출신으로 1973년 서울대학교 문리대 동물학과를 졸업한 후 동물학과 석사 과정을 밟았다. 대학 졸업 후 한국원자력연구소 분자생물학 연구소에서 4년간 일하기도 했다. 

그는 교수직에 뜻을 품고 1981년 미국 휴스턴대학교 생화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분자생물학과에서 포스닥(Post-Doc 박사후 과정) 과정을 밟은 뒤 1984년부터 미국 대기업 럭키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1994년 한국으로 돌아와 LG화학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입사 3년만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전무이사까지 올라갔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0년 돌연 회사를 그만뒀다. 신약 개발에 몰두하기 위함이다. 대기업 타이틀보다 연구원의 숙명을 따른 결정이다. 크리스탈 관계자는 “조 대표는 LG화학 근무 당시 대기업 내에선 신약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같이 일하던 연구원들과 신약 개발에 대한 큰 꿈을 안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성호 공동창업주, 바이오텍연구소 인력 등 국내외 전문가 10여명과 함께 2000년 7월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설립했다. 김성호 공동창업주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출신이다.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생명공학계 최고 권위자다. 그는 2001년 설립된 신약 개발 기업 플렉시콘 공동 창업주기도 하다. 

크리스탈 임직원은 64명정도다. 임직원의 77%가 연구직이다.  

크리스탈 주요 제품은 관절염 진통소염제 아셀렉스다. 아셀렉스는 국내 22호 신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5년 2월 아셀렉스에 대한 신약 허가를 승인했다. 크리스탈은 2015년 7월 동아ST와 아셀렉스에 대한 국내 판권 계약을 맺었다. 현재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처방 중이다. 

크리스탈은 지난 1월 터키 신약 연구·개발 기업 TR Pharm과 아셀렉스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대상은 터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내 19개국이다.

이밖에 질환 단백질 구조를 밝혀내는 기반기술 SPS™, 구조과학 단백질 체학 기반기술 SCP™을 바탕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슈퍼박테리아 박멸 항생제(CG400549)는 유럽에서 임상 1상 후기 시험 종료, 미국에서 임상 2b상을 준비 중이다. 분자표적항암제(CG200745)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췌장암에 대한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최성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셀렉스 판매 본격화,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상품화, 글로벌 기술 수출 추진 등 크리스탈은 중장기적 성장 동력이 확보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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