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한 세태 반영하며 잘 팔리는 키즈폰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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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자녀 지킴이 IT기기 내놔…가정의 달 달라진 풍토 씁쓸
한 초등학생이 위치추적 기능이 달린 SK텔레콤의 쿠키즈 탑재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이동통신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잇달아 어린이를 위한 정보기술(IT) 기기와 어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있다. 일명 ‘키즈폰’으로 불리는 제품과 서비스는 최근 늘어나는 어린이 대상 범죄 세태를 반영하며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초등학생 스마트폰 전용 앱 ‘쿠키즈’를 내놨다. 이 앱을 자녀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부모는 자녀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자녀가 설정한 지역을 벗어날 경우 알림음을 받을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가 설정한 지역인 놀이터에서 놀다가 설정한 거리 이상으로 이동을 하게 되면 부모 스마트폰에 알림이 뜬다,

KT는 지난달 25일 아이들을 위한 스마트 워치 라인 키즈폰을 출시했다. 아이들의 유해콘텐츠 접속을 제한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지만 주요 기능은 위치확인서비스다. 아이에게 이 스마트워치를 채워놓으면 부모는 아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이동 중인 아이의 경로까지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키즈폰 ‘쥬니버토키’를 공개했다. 스마트워치 형태의 쥬니버토키를 착용한 아이가 SOS버튼을 3초간 누르면 사이렌이 작동되고 부모 연락처로 자동 발신된다. 이와 함께 아이의 위치정보가 전송되며 부모가 쥬니버토키로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수신된다.

이동통신업체들은 향후 아이들 안전을 위한 IT기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4년 7월 출시한 아이들 전용 웨어러블 기기 T키즈폰이 1년 10개월 만에 가입자 32만명을 돌파했다”며 “쿠키즈 앱은 부모들 성원에 힙입어 추가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쥬니버토키 역시 지난 4월 출시 한달 만에 1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부모들 관심을 끌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자녀 안전을 위한 IT기기들이 아이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어린이 안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흉흉해진 사회 풍토를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분석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해당 기기가 부모가 자녀 안전에 신경을 쓸 수 있게끔 해줄 것으로 보이나 완전한 범죄억제 효과를 낼 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범죄 억제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되면 기기를 착용하지 않은 아이들이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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