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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감염보다 무서운 건 무지와 두려움이다”

‘메르스’에서 ‘지카’까지, <바이러스 쇼크> 펴낸 최강석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원

조철│문화 칼럼니스트 ㅣ . | 승인 2016.04.21(Thu) 19:31:37 | 1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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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 벽두부터 지카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신생아에게 ‘소두증’(두부 및 뇌가 정상보다 이상하게 작은 선천성 기형의 하나로, 대개의 경우 앞이마의 발달이 나쁘고 상하로 두부(頭部)가 작게 보임)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에 걸리면 정상인의 경우 며칠 동안 독감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낫는 게 일반적이고,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알아야 감염되지 않고 감염돼도 쉽게 물리칠 수 있다”며 <바이러스 쇼크>를 펴낸 최강석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원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고, 예방 수칙만 잘 지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 매경출판 제공


“신종 바이러스 출현 경우의 수는 줄어들 것”

“최근에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사례에서 ‘길랭바레증후군’(신경에 염증이 생기면서 근육이 약해지며 빠르게 진행되는 희귀성 난치 질환)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 질병과 연관성이 있는지의 의문도 발생하고 있다. (중략) 지카 바이러스는 숲모기가 전염시킨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두 마리가 날아다닌다고 해서 걸리는 문제가 아니다. 모기가 대량으로 서식해야 가능한 것이다. 국내에는 이집트숲모기가 없고, 흰줄숲모기도 제주 쪽에 약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상 거의 없다. 국내에 환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유행할 전제조건이 안 갖춰진다는 거다.”

4월13일에는 메르스 의심 환자 때문에 국내에서 한바탕 소동도 일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며칠 전 입국한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의 젊은 여성이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여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상에 격리 입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환자는 그 전에 발열과 기침 등으로 강북삼성병원을 찾았는데, 병원 측이 메르스 의심 진단을 내리고도 환자가 머물렀던 호텔로 돌아갈 수 있게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방역 허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최강석 연구원은 “지난해 학습효과로 온 국민이 예방과 대처를 적절히 할 것”이라며 “메르스 탓에 크게 걱정할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늘날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와 같은 치명적인 독감 바이러스가 출현한다 하더라도 인체 치명률은 1918년에 비해 훨씬 줄어들 것이다. 2009년 멕시코로부터 시작된 신종플루 사태를 통해 이미 우리는 경험했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청결한 위생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청결한 위생환경은 세균 감염의 위험을 줄여주고, 2차 세균 폐렴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낮춰준다.”

최 연구원은 오늘날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나 폐렴 치료 의료 장비들도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데 중요한 무기가 된다고 전한다. 감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바이러스 치료제도 나날이 그 성능이 개선되고 있다. 심지어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가 출현해서 전 세계로 유행하게 되면 백신 제조에 수개월 정도는 소요되겠지만, 신형 독감 백신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사스, 메르스, 에볼라, 최근에 지카까지 여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소한 바이러스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인류는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그게 축적되면 상대적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전파 과정을 알고, 대응을 하기 때문이다.”

“손을 자주 씻는 게 예방에 상당히 중요”

이미 경험했던 바이러스에 관한 한 다시 출현하지 못하도록 대응을 하겠지만,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에 미리 대응하는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 최강석 연구원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출현하는 과정을 모두가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과정을 알아야 무엇을 조심하고 일상생활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알 것이라는 얘기다.

최 연구원이 알려주는 바이러스 경로의 핵심은 ‘믹서기 동물’이다. 독감 바이러스를 거꾸로 계속 추적하면 주로 청둥오리 계통인 야생 철새가 나온다. 야생 철새들이 독감 바이러스의 저장고 역할을 하는 셈인데, 야생 조류에 있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직접 넘어오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수용체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바로 넘어온다 하더라도 전염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람에게 전염되는 구조가 되는 것은 사람과 같은 수용체 구조를 가진 동물에게 감염되면서다. 그 동물이 믹서기 역할을 한다는 거다. “독감 바이러스 경우 그 역할을 돼지가 한다. 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버무려져서 잡종 바이러스가 생긴다. 사과와 배를 믹서기에 갈면 전혀 다른 생산물이 나오듯이 조류의 바이러스와 돼지의 바이러스가 섞여 제3의 바이러스가 만들어진다는 거다.

최 연구원은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일은 간단한 습관 개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사스 바이러스 같은 호흡기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는 마스크 착용이 큰 도움이 된다. 메르스 같은 신종 전염병의 병원균은 감염자의 기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다량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비누나 손 세정제로 손을 깨끗이 씻으면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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