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4·13 총선 의석 전망’ 개표 결과와 크게 어긋나
  • 시사저널 편집국 (.)
  • 승인 2016.04.21 18:59
  • 호수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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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좀 더 신중하게 민심의 향방을 살폈어야”

“국민은 하늘이다.”

이번 4·13 총선은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권력의 오만방자(傲慢放恣)를 결코 용인하지 않음을 분명히 알렸다.

새삼스러운 게 아님에도 이런 질타를 받는 정치권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텃밭에서, 콘크리트 지지층에게까지 버림받은 여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참회, 반성 어떤 표현도 부족하다. 진정으로 속죄하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저간의 과오를 다 씻어내더라도 허물은 남을 것이다. 국민이 싸움질과 추태를 거듭한 여권을 응징하긴 했지만 민심을 무시당한 데서 비롯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4·13 총선 전망을 다룬 시사저널 제1381호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나 국민의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각기 최다 의석 확보, 전국 득표율 2위라고 환희작약(歡喜雀躍)할 게 아니다. 결과적으론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비치지만 이는 착각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챙긴 결과에 대해서는 ‘별반 더 나을 게 없는’ 세력이 반사이익(反射利益)을 얻은 것으로 보는 게 적확하다. ‘등 돌린 보수(保守)’ ‘20~30대의 반란(反亂)’ ‘중도(中道)의 궐기’ 등 원인 분석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가 나온다. 맞는 얘기다. 하나 틀리지 않다. 그런데 이 모두를 아우르는 말은 아무래도 ‘성난 민심(民心)’이다. 가당찮은 권력놀음에 민심이 철추(鐵鎚)를 가한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행태를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야당이 잘했다는 게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국회를 비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가장 미운 자를 혼내다 보니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그간 잘한 게 별로 없으니 스스로도 이 점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신 못 차리고 우쭐대면 공짜로 얻은 것의 몇 배에 달하는 회초리가 돌아올 게 분명하다. “정쟁만 벌이지 말고 민생을 챙겨라”는 엄중한 교시가 들어 있다. 자만하지 말고, 집안 계파 싸움에나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정치권을 비판해온 국내의 언론들도 자성해야 한다. 물론 시사저널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언론이 정치권의 못된 작태를 꾸짖기만 했지 제대로 고치지는 못했다. 역량의 한계라 하더라도 제구실을 못했으니 언론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다수 언론이 4·13 총선 전에 예상치로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여야 의석수 전망이 크게 빗나갔다. 각당의 자체 조사를 포함, 각 여론조사기관의 발표를 옮겼다고 해도 신중한 검토 없이 보도해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책임은 면탈되지 않는다. 시사저널은 선거 열흘 전 발간한 1381호(2016년 4월5일자) 기사에서 ‘새누리당 158석, 더불어민주당 109석, 국민의당 22석, 정의당 6석이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전문가 15인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었다. 비단 시사저널만이 아니라 모든 언론사가 이와 유사한 추정치를 내놓았다. 물론 전문가들의 의견을 왜곡할 수는 없다 해도, 본지가 좀 더 신중하게 민심의 향방을 살폈더라면 실제 총선 결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보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사저널은 앞으로 더욱 분발해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알리고 국민 권익을 지키는 데 충실한 언론이 되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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