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긴 ‘양향자표’ 삼성 자동차 광주 유치 공약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4.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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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협의 중이던 사업 공약화 해 되레 사업위기 초래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양향자 후보가 2일 광주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광주 지역에서 국민의당에 사실상 참패를 당함에 따라 지역에서 양향자 후보가 내세웠던 삼성전자 자동차 사업 유치 공약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향자 후보와 관계없이 애초에 윤장현 시장이 추진하던 사업이 선거 패배와 함께 묻혀버리게 될지 걱정스럽단 지적이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삼성의 주력육성사업인 미래차 전장사업이 광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삼성 자동차 사업 유치를 공약한 바 있다.

양향자 후보의 이 같은 갑작스런 공약은 삼성전자를 당혹케 했다. 광주지역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해당 공약이 나온 후 삼성전자 측에서도 당혹감에 더불어민주당 측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 공약에 대해 “전장사업은 이제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이며 구체적 추진방안과 투자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공약이 애초부터 윤장현 광주시장이 삼성 측과 협의하며 진행하던 사안이란 것이다. 윤장현 시장은 올 1월 서병삼 삼성전자 부사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광주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고 서병삼 부사장이 이 같은 뜻을 본사에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장현 시장은 해당 이슈가 선거판으로 나오게 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에선 이같이 애초부터 진행하던 사업을 양향자 후보가 선거 공약으로 내거는 바람에 사업 자체의 운명도 양향자 후보 패배와 함께 사라질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양향자 후보에 승리한 천정배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향자 후보가 해당 사업을 섣불리 공약으로 발표해 버렸는데 지역 입장에선 좋지 않은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광주지역 동구남구을 지역에서 당선된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 역시 “그대로 되기만 하면야 광주에서 반대할 의원이 누가 있겠느냐”며 “(양향자 후보가)삼성 측과 합의도 안 된 상황에서 공약을 남발한 바람에 시민들이 불신을 하게 돼 버렸다”고 말했다.

시민들 역시 걱정이 크다. 양향자 후보 출마지역인 광주 서구을 지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 아무개씨(37)는 “공약을 보고 삼성 측과 협의된 사안인 줄 알았다”며 “원래 시에서 삼성과 이런저런 협상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아는데 양향자 후보가 이렇게 던져놓고 낙선해 버리니 다른 협상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광주시는 1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일부 제품 생산라인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이로 인한 지역경제 위축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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