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내 실적” 비행장 이전… 유권자의 판단은?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4.0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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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vs 정미경 리턴매치

이 지역 어디를 가도 “이것만큼은 잘했다”는 말이 들렸다. 수원비행장을 이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칭찬이다. 이 지역 비행장 소음 피해는 대법원이 주변 거주민에게 배상 판결을 내릴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고, 따라서 비행장 이전은 이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당연히 후보들이 서로 자기 치적이라고 내세우기 바쁘다. 현역 의원인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자기가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의 주장을 들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수원비행장 이전은 김 후보가 수원 정(2016년 선거구 조정 이전 기준) 의원이던 2013년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6월 국방부의 최종 승인이 난 것은 보궐선거로 이 지역에서 당선된 정 의원 임기 중이었다.

새누리당 정미경(왼쪽 사진)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 ⓒ 후보자 제공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수원 NC백화점 앞에서 만난 박창선씨(60)는 “수원비행장 이전은 진짜 잘했다. 소음도 너무 크고 환경 문제도 있지 않았나. 김진표 부총리(후보)가 자기가 했다고 홍보하던데?”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권선동 한양아파트 인근에서 만난 한명호씨(65)는 “김진표씨가 인지도는 있는데 정미경 의원이 일 잘했다는 사람도 있더라. 수원비행장 사업이 정 의원 때 된 게 아니냐”라고 했다.

수원에서 3선을 하고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후보는 자신이 수원비행장을 이전하는 데 물꼬를 텄다고 말한다. 김 후보는 “비행장 이전을 위해 제가 17대 국회 때부터 국방부·건설교통부·기획예산처를 설득했고, 19대에 결국 통과됐다”면서 “법적 근거도 19대 국회 임기 때인 2012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에 펄쩍 뛴다. 그는 3월31일 오전 수원 세류역 인근에서 시민에게 인사를 하며 “제가 수원 비상활주로 고도제한을 풀고, 2015년 6월에 마침내 30년 숙원이던 수원비행장 이전에 대한 국방부 장관 승인을 받았다”면서 “수원비행장 해결하듯이 다른 지역의 숙제들을 척척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지지율은 김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다. 경기일보·기호일보와 여론조사 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가 3월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에서 김 후보가 35.5%의 지지를 얻어 정 의원(33.7%)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민의당 김용석 후보는 7.8%, 민중연합당 김식 후보는 1.7%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함에도 다른 지역구에 비해 야권 후보 간 연대 논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김 후보는 굳이 야권연대를 하지 않아도 당선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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