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스타마케팅 경쟁 과열 양상
  • 원태영 기자 (won@sisapress.com)
  • 승인 2016.04.01 16:12
  • 호수 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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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보다 마케팅 치중" 비판 커
최근 게임 모델로 발탁된 스타들 왼쪽부터 클레이 모레츠, 올랜드 볼룸, 이병헌 / 사진=각사 제공

최근 톱스타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 광고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톱스타를 전면에 내세워 게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게임 광고 경쟁의 신호탄은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터트렸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국내에서 게임 지상파 광고가 드물었던 2014년 대대적으로 TV 광고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만 300억원을 쏟아붓는 등 전방위적인 통합 마케팅으로 매출 순위 100위권에서 1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게임업계, 스타모시기 열풍

이후 업계는 광고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최고 몸값의 A급 스타 배우들을 모델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모바일 RPG게임 ‘레이븐’을 출시하면서 당시 ‘삼시세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던 차승원을 홍보 모델로 내세웠다. A급 남자배우를 TV 광고 모델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레이븐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차승원 효과를 톡톡히 본 레이븐은 양대 앱마켓(구글플레이·앱스토어)을 석권하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넷마블은 차기작 ‘크로노블레이드’ 모델로 하정우를 내세웠다. ‘이데아’ 모델로는 할리우드 스타로 급부상한 이병헌을 기용했다. 웹젠은 ‘뮤 오리진’ 홍보모델로 영화배우 장동건을 선정했고 에프엘모바일 코리아는 ‘대륙’의 홍보 모델로 배우 김남길을 내세웠다. 로켓모바일은 ‘고스트’에 이정재를, 쿤룬코리아는 ‘난투’에 정우성을 선정했다.

최근에는 남자배우 일색이었던 게임광고에 여배우가 합류했다. 심지어는 헐리우드 배우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손예진은 ‘클래시 오브 킹스’의 모델로 합류했고 하지원은 ‘소울 앤 스톤’ 모델로 나섰다. 황정음은 ‘매직 러쉬: 히어로즈’에, 신세경은 ‘헤븐(Heaven)’의 모델로 발탁됐다.

국내게임 개발사 ‘네시삼십삼분’은 모바일 게임 ‘로스트 킹덤’의 TV 광고 모델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올랜도 블룸을 선정했다. 넥슨은 자사 슈팅게임 ‘서든 어택’의 모델로 미국 유명 영화배우 클로이 모레츠를 기용했다.

게임업체가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이유는 성공 사례가 존재하고 하루에도 수십개씩 출시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용자 관심을 끌기 위함이다. 또 최근 대규모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게임을 마케팅 하지 않을 경우 타 게임에 묻힐 수 있다는 두려움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직장인 김민화(26·가명)씨는 “톱스타를 기용한 티비광고를 보면서 해당 게임에 어느정도 관심 생기는건 사실인 것 같다”고 밝혔다.

◇과도한 출혈성 마케팅에 대한 비판 커져

하지만 지난친 게임마케팅이 오히려 게임업체들의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게임성이지 스타마케팅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아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의 TV 광고(지상파·케이블) 집행금액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450억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2년 모바일 지상파광고 금액이 4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최근 3년간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광고 현황을 공개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8월까지 KBS2TV와 MBC를 통해 송출된 게임방송광고 시간은 총 2772분에 달했다.

전병헌 의원은 “기업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을 활용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나, 너무 과도한 방송광고는 자칫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도리어 확산시킬 수 있다”며 “게임기업들이 보다 다양한 이용자들과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마케팅을 고민하기를 바란다. 또 특정 게임들이 광고시간을 독점하는 것 등을 봤을 때 게임계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어 다소 안타까움도 느낀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형민(26)씨는 “게임광고를 보면서 저런 톱스타를 기용한만큼 게임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는지 다소 의문이 든다”며 “게임회사들이 마케팅보다는 게임개발에 더욱 열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톱모델 선정은 마케팅의 한 방식일뿐,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임성을 구현하는데 최우선을 두고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한다”며 “결국 게임성이 매출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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